서남원 전 IBK기업은행 감독이 김사니 감독 대행의 폭언 피해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항간에 제기됐던 선수들의 태업 의혹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고 바로잡았지만 자신은 '입에 담지 못할 말'을 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서 감독은 24일 ‘MK스포츠’와의 전화통화에서 “김사니 코치에게 조송화 문제를 책임지고 나가라고 말한 적도, 입에 담지 못할 폭언을 한 적도 없다”며 “폭언이라는 것은 듣는 사람의 입장에 따라 폭언일 수도, 아닐 수도 있지만 과연 내가 얘기했던 게 폭언이라고 할 수 있는지 의심할 부분이 많다”고 밝혔다.
서 감독은 지난 21일 구단으로부터 경질 통보를 받았다. IBK는 개막 후 성적 부진과 최근 주장 조송화, 김사니 코치의 이탈로 팀이 논란에 휩싸였던 가운데 책임을 사령탑에게만 전가했다. 이후 징계 대상인 김 코치에게 감독 대행을 맡겼고 조송화만 여론에 못 이겨 임의해지로 급히 방향을 틀었다.
지난 21일 경질된 서남원 전 IBK기업은행 감독. 사진=김영구 기자
김 코치는 감독 대행으로서의 첫 경기였던 지난 23일 흥국생명전을 앞두고 “조송화가 팀을 이탈한 뒤 서 감독이 화가 많이 났고 모든 선수, 스태프가 보는 가운데 나에게 모든 책임을 지고 나가라고 하셨다”며 “모욕적인 말들과 입에 담지 못할 폭언들이 있었다. 나는 어쨌든 선수들 선배인데 다시 선수들을 보면서 지도할 생각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서 감독은 김사니 코치의 이런 주장에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김 코치를 질책한 것은 사실이지만 폭언 등은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음은 서 전 감독과의 일문일답.
- 김사니 코치에게 폭언을 한 적이 있는가.
▲ "폭언의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내가 입에 담지 못할 말을 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한 적이 없다고 분명히 말할 수 있다. 김 코치에게 조송화 (이탈) 문제에 대한 책임을 지고 나가라고 얘기하지도 않았다. 나는 이 부분을 강조하고 싶다. 듣는 사람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서 폭언이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내가 얘기했던 게 폭언이었나 의심할 부분이 많다."
- 김사니 코치는 이탈했던 이유를 감독의 폭언 때문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 "야단을 쳤던 건 사실이다. 조송화가 저런 행동을 하는 부분에 있어서 김사니 세터 코치에게 얘기를 했다. 나는 감독의 입장에서 코치가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느냐고 질책했다. 이 부분을 김 코치가 지도자가 아닌 선수의 마인드로 들었다면 속상했을 수는 있다. 하지만 선수와 지도자는 달라야 하는 거 아닌가. 여러 선수들이 보는 앞에서 자신을 혼냈다고 선수들을 볼 면목이 없다고 말하는 자체도 조금 그렇다."
- 김사니 코치는 자신의 업적 등을 언급하며 욱해서 나간 건 아니라고 하는데.
▲ "김 코치도 자존심은 있을 수 있다. 그런데 과연 어떤 말이 문제였느냐다. 김 코치가 얘기하는 폭언이 뭐고 어떤 게 입에 담지 못할 폭언이었는지 먼저 밝히고 내게 와서 그런 말을 했는지 물어보면 나도 속 시원히 답하겠지만 (김 코치가) 뭉뚱그려서 던져 놓으면 말하기 힘들다. 뭘 말하는지도 모르겠다."
- 김사니 코치가 복귀했을 때 사과를 받은 사실이 있나.
▲ "나에게는 죄송하다는 말을 한 적이 없다. 김 코치는 현대건설전 전날이었던 지난 19일 화성체육관에서 훈련이 종료된 뒤 구단 사무실에서 단장님과 함께 있을 때 돌아왔다. 당당하게 들어와서 ‘복귀했습니다’ 얘기한 게 다였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던가 죄송하다고 말한 게 아니었다."
- 김사니 코치 복귀 설득은 구단이 했나.
▲ "김 코치가 복귀하던 날 사무실에서 단장님께 얘기를 들었다. 구단에서 복귀시키라고 했으면 저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만 저렇게 나갔다 다시 들어오면 최소한 죄송하다는 말 한 마디는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단장님께 말씀드렸다. 그런데 단장님이 통화를 해보시더니 김 코치가 그런 얘기를 할 것 같지 않다고 언질을 주셨다. 어쨌든 김 코치는 돌아와서 그냥 인사만 하고 나갔다."
- 선수들은 일각에서 제기된 태업은 없었다고 하는데.
▲ "그건 맞다. 태업이나 이런 건 없었다. 올 시즌 얘기는 아니다. 선수들이 태업을 했다는 건 없었다고 본다. 지난 시즌 얘기지 올 시즌은 그런 게 없었다."
- 이번 논란 전까지는 선수들과 큰 문제는 없었는지.
▲ "부임 후 이번 일 전까지는 괜찮았다. 선수들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아쉬웠던 건 없다. 구단에서도 저를 믿어줬고 내가 스케줄 관리, 훈련 등을 꼼꼼하게 일처리를 잘해서 그런지 나름대로 좋아했다. 선수들과도 별 탈 없이 잘 지냈다. 단지 시즌 개막 후 연패가 길어지고 스트레스가 쌓이면서 이걸 표출하는 과정에 적절치 않은 행동이 나오지 않았나 생각한다. 선수들과 지내면서 다른 큰 문제는 없었다."
김사니 IBK기업은행 감독 대행. 사진=김영구 기자
- 김수지는 조송화의 무단이탈 때부터 문제가 커졌다고 했는데.
▲ "그런 쪽이었다. 조송화가 개인적으로 감독에 대한 어떤 불만이 있는지 내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얘기를 안 해줬고 구단하고만 얘기를 하겠다고 했다. 뭐 때문에 이렇게까지 됐는지 지금도 정확히 모르고 있다. 구단이 선수에게 들은 얘기를 나에게 공유해 준 부분도 없었다."
- 최악까지 가지 않고 매끄러운 봉합도 가능했을 것 같은데.
▲ "맞다. 지난 시즌에도 이런 문제가 발생됐던 것 같은데 그때도 구단이 선수 편에서 일을 처리하는 바람에 김우재 전 감독도 힘들어했었다. 어떤 얘기를 듣긴 했지만 그렇다고 편견을 가지고 선수들을 지도하지는 않았다. 다만 구단이 문제가 생기면 선수들을 대변하고 더 무게를 실어주고 진행한다는 점은 아쉬웠다."
- 선수들과 마지막 인사는 나눴는지.
▲ "나에게 섭섭하거나 오해가 있었다면 잘 풀었으면 좋겠고 다들 건강하라는 말만 하고 나왔다."
- 팀을 떠났지만 IBK 배구단이 잘 되길 바랄 텐데 개선해야 할 점이 있다면.
▲ "내가 얘기해서 고쳐질 것은 아니겠지만 배구단을 운영하는 구단의 대처 방법이 잘못되지 않았나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