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것은 없었다 [시즌 결산- 필라델피아 필리스]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도 결과를 내지 못하는 팀을 고르라면 단연 이 팀을 꼽을 수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다섯 번째로 높은 1억 7740만 달러의 연봉 총액으로 시즌에 임했지만, 또 다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2020년 시즌 최종전에서 패하며 허무하게 탈락했던 이들은 이번에도 시즌 막판에 미끄러졌다. 지구 선두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에 2.5게임차까지 접근한 상황에서 9월 29일부터 3일간 애틀란타와 운명의 3연전을 치렀고, 여기서 거짓말처럼 스윕을 당했다. 잭 윌러, 애런 놀라, 카일 깁슨을 연달아 선발로 냈지만 모두 패전을 안았다. 이들의 가을야구 희망이 사실상 물거품으로 돌아가는 순간이었다. 이렇게 10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존 미들턴 구단주 입장에서는 속이 뒤틀릴 수밖에 없는 결과다. 그는 지난 2018년 11월 "멍청해보일지 몰라도, 돈 쓰겠다"는 말을 남기며 공격적인 투자를 약속했고 실제로 행동에 옮겼다. 2020시즌이 끝난 뒤에는 맷 클렌탁 단장을 경질하고 '우승 청부사'로 널리 알려진 데이브 돔브로우스키를 사장으로 데려왔다. 재계약 가능성이 희박해보였던 포수 J.T. 리얼무토를 5년 1억 1550만 달러 계약에 붙잡기도했다. 그럼에도 달라진 것은 없었다.

브라이스 하퍼는 MVP를 수상했다. 사진= MK스포츠 DB
브라이스 하퍼는 MVP를 수상했다. 사진= MK스포츠 DB
시즌 훑어보기 82승 80패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2위, 734득점 745실점

WAR TOP5(베이스볼 레퍼런스 기준)

잭 윌러 7.7

브라이스 하퍼 5.9

레인저 수아레즈 5.8

진 세구라 3.7

J.T. 리얼무토 3.5
잭 윌러는 사이영상급 시즌을 보냈다. 사진= MK스포츠 DB
잭 윌러는 사이영상급 시즌을 보냈다. 사진= MK스포츠 DB
좋았던 일 브라이스 하퍼가 MVP를 받았다. 필리스에서 MVP가 나온 것은 2007년 지미 롤린스 이후 처음. 13년 3억 3000만 달러 계약의 세 번째 시즌을 맞이한 하퍼는 141경기에서 타율 0.309 출루율 0.429 장타율 0.615 35홈런 84타점을 기록하며 자기 역할을 했다. 42개의 2루타는 메이저리그에서 제일 많은 기록이었다. 타격을 잘하려면 선구안이 있어야한다. 134개의 삼진을 당하는 사이 100개의 볼넷을 얻었다.

리스 호스킨스는 부상으로 107경기 출전에 그쳤으나 27개의 홈런과 함께 OPS 0.864를 찍으며 자기 역할을 했다. 앤드류 맥커친도 OPS는 0.778로 살짝 떨어졌지만, 2017년 이후 가장 많은 27개의 아치를 그리며 건재를 과시했다.

마운드에서는 잭 윌러가 있었다. 5년 1억 1800만 달러 계약의 두 번째 해를 보낸 그는 32경기에서 213 1/3이닝 소화하며 14승 10패 평균자책점 2.78을 기록했다. 247개의 탈삼진으로 내셔널리그 1위를 기록했다. 세 번의 완투와 두 번의 완봉 모두 리그 최다 기록이다. 사이영상 투표에서는 코빈 번즈(밀워키)와 같은 12개의 1위표를 받았으나 총점에서 10점이 밀려 아쉽게 2위로 마무리했다.

레인저 수아레즈의 성장도 두드러졌다. 39경기에서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106이닝 소화, 평균자책점 1.36으로 호투했다. 특히 8월 이후 선발로 변신, 한 차례 완봉을 비롯해 1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51로 호투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불펜은 필라델피아의 최대 고민중 하나였다. 사진= MK스포츠 DB
불펜은 필라델피아의 최대 고민중 하나였다. 사진= MK스포츠 DB
나빴던 일 막판에 애틀란타에게 밀렸고, 와일드카드 경쟁에서도 운이 없었다고 하지만 결과적으로 82승에 그쳤다. '가을야구'를 외치기에는 뭔가 민망한 성적이었다. 아쉬운 점들이 많았다. 가장 큰 문제는 불펜이었다. 내셔널리그에서 다섯 번째로 나쁜 4.60의 불펜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불펜 평균자책점이 무조건 성적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하지만 이들은 필요할 때마다 불펜이 발목을 잡았다. 70번의 세이브 기회가 있었는데 이중 절반에 가까운 34차례를 날렸다. 7회 이후 평균자책점은 4.96으로 내셔널리그에서 애리조나(5.44) 다음으로 안좋았다.

선발도 윌러를 제외하면 믿을만한 카드가 별로 없었다. 애런 놀라가 32경기에서 180 2/3이닝을 소화해줬지만 평균자책점 4.63을 기록했다. 잭 에플린, 빈스 벨라스케스, 맷 무어 등이 기회를 잡았지만 실망스러웠다. 시즌 중반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선발 카일 깁슨, 마무리 이안 케네디를 동시에 영입하며 반전을 노렸지만, 이들도 큰 힘이 되지는 못했다.

타석에서도 아쉬운 이들이 있었다. 지난 시즌 60경기에서 OPS 0.827로 불타올랐던 디디 그레고리우스는 다시 평범한 유격수가 됐다(103경기 OPS 0.639). 2020년 올해의 신인 투표에서 2위에 올랐던 알렉 봄도 115경기에서 타율 0.247 OPS 0.647에 그치며 '2년차 슬럼프'를 제대로 경험했다.



앞으로 할 일 FA: 캠 베드로시안, 아치 브래들리, 프레디 갈비스, 이안 케네디, 앤드류 맥커친, 브래들리 밀러, 맷 무어, 헥터 네리스, 트래비스 얀코스키, 오두벨 에레라, 앤드류 냅

연봉조정: 잭 에플린, 호세 알바라도, 리스 호스킨스, 세란토니 도밍게즈

이미 많은 돈을 써서일까? 역대급 영입 경쟁이 벌어진 11월말에도 이들은 조용했다. 그렇다고 할 일이 없는 것은 아니다. 케네디, 네리스, 브래들리가 모두 떠난 불펜은 완전히 재구성해야한다. 코리 크네블 한 명 영입으로 끝내지는 않을 것이다. 일단 믿을 만한 마무리가 있어야한다. 하퍼를 제외한 나머지 외야 두 자리도 채워야한다. 봄은 믿을만한 3루수로 성장할 수 있을까? 최악의 해를 보낸 그레고리우스는 주전 유격수를 맡을 자격이 있을까? 해결해야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

[김재호 MK스포츠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세청, 지창욱 특별조사 후 세금 수십억 추징
최여진, 7년 연상 사업가와 결혼 1주년 자축
허니제이, 시선 집중되는 글래머 비키니 자태
바다, 탄력 넘치는 몸매&돋보이는 볼륨감 노출
이정후 김혜성 김하성 메이저리그 올스타 후보

[ⓒ MK스포츠,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