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린이’ 울린 LG의 미스테리한 판단, 무너진 켈리 왜 고집했나 [MK잠실]

케이시 켈리(33)의 투구 내용은 최악이었고 ‘엘린이’는 울고 말았다.

LG 트윈스는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정규시즌 두산 베어스와의 ‘어린이날 더비’에서 4-9로 완패했다. 선발 로테이션에서 가장 믿고 맡길 수 있었던 에이스 켈리를 등판시켰지만 최악의 결과로 이어졌다.

켈리는 이날 5이닝 동안 11피안타(1홈런) 2사사구(1사구 1볼넷) 4탈삼진 8실점(6자책)을 기록하며 시즌 첫 패전 투수가 됐다. 3연승 역시 마감. 8실점은 켈리의 KBO리그 데뷔 최다 실점 타이 기록이다. 결과도 좋지 않았지만 무엇보다 과정이 이상했다. 켈리는 경기 초반부터 문제를 보였지만 LG 벤치는 움직이지 않았다.

LG 투수 켈리(33)가 5일 두산전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이며 패전 투수가 됐다. 사진(서울 잠실)=천정환 기자
LG 투수 켈리(33)가 5일 두산전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이며 패전 투수가 됐다. 사진(서울 잠실)=천정환 기자
켈리는 1회초부터 두산 타자들에게 얻어맞았다. 선두 타자 안권수에게 안타를 허용했고 조수행에게 볼넷, 그리고 허경민에게는 2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곧바로 강승호에게까지 2루타를 내준 켈리는 시작하자마자 3실점했다. 2회와 3회를 무실점으로 잘 처리하며 잠깐의 흔들림이라고 생각했지만 4회에 다시 무너지고 말았다. 허경민에게 내야 안타, 강승호에게 몸에 맞는 볼을 허용하며 무사 1, 2루 위기에 빠졌다. 여기에 수비 실책이 이어졌고 박세혁에게 2타점 적시타까지 맞으며 완전히 무너지고 말았다.

4회까지 6실점한 켈리였지만 LG 벤치는 크게 움직이지 않았다. 불펜에서 몸을 푸는 투수들이 있긴 했지만 교체할 것처럼 적극적인 모습은 아니었다. 끝내 켈리는 5회초에도 등판했고 김재환에게 비거리 125m짜리 솔로 홈런, 강승호와 박세혁에게 안타 및 실점하며 8실점까지 내주고 말았다.

5이닝을 간신히 채우기는 했다. 그러나 5회초 2사 1, 3루 상황에서 안권수의 안타성 타구를 박해민이 잡아내지 못했다면 KBO리그 데뷔 후 첫 두 자릿수 실점까지도 기록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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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체 타이밍은 많았다. 하지만 LG 벤치는 교체보다는 켈리를 신뢰하는 방향을 선택했다. 무엇 때문이었을까. 지난 4일 두산과의 5차전에서 이민호의 부진으로 김대유, 이정용, 이우찬, 함덕주, 허준혁 등 불펜 투수들을 많이 투입해 부담이 있었을까. 아니면 켈리의 62경기 연속 선발 5이닝 투구 기록을 위해서였을까. 현시점에선 류지현 감독과 벤치의 정확한 마음을 알 수 없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LG는 선발 투수들의 부진과 달리 불펜진은 매우 막강한 팀이라는 것이다. 이번 시즌 LG는 구원 투수들의 평균 방어율이 1.69로 1위다. 2위 키움의 2.85와는 생각보다 큰 차이가 있다. KBO리그 최고의 불펜 투수들을 보유하고도 적절한 타이밍에 쓰지 않았다는 건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물론 포스트시즌이 아닌 만큼 일반적인 경기로 본다면 에이스를 끝까지 밀어붙이는 판단이 굳이 옳지 않다고 볼 수는 없다. 다만 ‘어린이날 더비’였고 무려 2만4012명의 팬들이 잠실구장을 찾은 날이었다. 류 감독은 경기 전 “잠실구장을 찾은 ‘엘린이’들에게 기쁨을 주고 싶다”고도 말했다. 그만큼 중요한 경기였지만 아쉬운 판단으로 인해 승리를 잃었고 어렵게 잠실구장을 찾은 ‘엘린이’도 울렸다.

[잠실(서울)=민준구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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