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이 만만치 않다. 우리보다 뒤진다고 할 수 없다. 선수들 개개인의 능력이 뛰어나다. 스윙이 간결하며 힘이 있다. 쉽게 볼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전력 분석을 위해 일본으로 떠났던 심재학 KBO 기술 위원이 호주의 훈련을 보고 했던 말이다.
호주의 공격력이 결코 만만히 볼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고 했다. 마이너리거 위주의 팀 구성이지만 선수 한 명 한 명의 능력이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고 했었다.
그리고 하루 뒤, 심재학 위원은 다시 한번 놀라야 했다.
절대 쉽지 않아 보이던 호주 타선을 상대로 일본 투수들이 영봉승을 거둔 것이다.
일본 대표팀은 호주와 친선 경기 2차전서 9-0으로 완승을 거뒀다.
선발 사사키의 힘이 가장 컸다. 위기는 있었지만 4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제 몫을 다해냈다.
이후 나온 투수들도 호주 타선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일본에서 특급이라고 평가하기 어려운 투수들이었음에도 호주에 거의 틈을 보여주지 않았다.
일본의 투수력이 얼마나 강한지를 간접 경험한 계기가 됐다고 할 수 있다. 당장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예선 리그서 일본을 만나야 하는 한국 입장에선 경계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안 그래도 한국 대표팀의 공격력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30홈런 이상을 칠 수 있는 타자들이 크게 줄어든 상황. 게다가 박병호까지 대표팀에 나설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확실하게 한 방을 기대할 수 있는 거포의 존재가 크게 줄어든 것이 현실이다.
이정후가 버티고 있다고는 하지만 이정후도 전형적인 거포 스타일과는 거리가 멀다. 한 방으로 승부의 향방을 가를 수 있는 타자의 존재가 너무 미미하다.
짧게 끊어칠 수 있는 선수들은 제법 보유하고 있지만 경기의 흐름을 바꿔줄 만한 중심 타자들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만만치 않을 것”이라던 호주 타선을 넉아웃 시킨 일본 마운드다. 더 큰 걱정은 지금이 베스트가 아니라는 점이다.
거포 부재에 시달리고 있는 한국 야구가 그런 일본을 상대로 해법을 찾아낼 수 있을까. 망신당하지 않기 위해선 보다 특별한 정신력이 필요한 상황이라 하겠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