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무대에 도전한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아름답다.
지난 17일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미국 NCAA 농구 명문 곤자가대 공식 홈페이지에 여준석의 얼굴과 이름이 올라간 것이다. 곤자가대는 2023년부터 여준석이 로스터에 합류한다고 밝혔다.
여준석은 한국농구가 배출한 초특급 유망주다. 200cm가 넘는 신장에 엄청난 탄력, 여기에 정확한 슈팅까지 갖춰 탈아시안으로 평가받기에 충분했다. 한국에서 보낸 중, 고교 시절에는 적수가 없었다.
이현중의 뒤를 이어 호주 유학을 떠난 후 자신보다 더 뛰어난 선수들이 세계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또 한계를 깨기 위해 노력한 여준석이다. 언어 장벽, 그리고 농구만큼 학업 역시 중요한 미국 대학 농구에 선뜻 도전하지 못했던 그는 돌고 돌아 다시 세계로 향했고 곤자가대라는 명문 대학에 정착했다.
어려운 선택이었을 것이다. 미국으로 향한 것이 어렵지는 않았을 것이다. 여준석은 꾸준히 도전을 원했고 또 쉬운 길을 가지 않으려 했다. 한국에 남아 편히 성공의 길을 걷기를 바란 가족, 그리고 주변 사람들의 입장을 꺾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시간은 걸렸으나 그는 끝내 자신의 길을 걷게 됐다.
비슷한 시기 이현중도 발등 부상을 극복한 후 다시 미국으로 향했다. 2022 NBA 신인 드래프트서 지명되지 않으며 처음으로 좌절을 맛봤으나 포기하지 않았다. 그 역시 쉬운 선택을 할 수 있었다. KBL 행을 결정했다면 전체 1순위 지명이라는 스포트라이트의 중심에 섰을 것이다. 그러나 이현중은 또다시 NBA의 문을 노크하기 위해 바다를 건넜다. 그에게 도전이란 당연한 일이었다.
누군가는 이야기한다. 이현중과 여준석의 도전은 무모하다고 말이다. 여러 아시아 선수들이 NBA에 도전했고 그들 중 성공한 사례는 절반도 채 안 된다. 이러한 평가가 지금은 당연해 보인다. 또 축구, 야구, 심지어 배구보다 폐쇄적인 한국농구인 만큼 해외 진출이란 그저 꿈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그러나 축구와 야구도 세계의 문을 두드리기 시작할 때 모두 무모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나, 둘씩 존재감을 드러냈고 결국 세계적인 선수들이 등장했다. 도전이란 항상 아름다운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언젠가는 꿈이 현실이 되는 것을 우리는 지켜봤다. 거액 연봉을 받는 코리안 메이저리거, 한국인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등 그저 꿈이라고 생각한 일들은 이제 자랑거리가 됐다.
이현중과 여준석의 꿈, 그리고 도전 역시 성공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그러나 한국에서 누를 수 있는 편한 삶을 포기하고 세계 무대를 향해 나아가는 그들의 모습은 한국농구의 역사다. 그 자체만으로도 아름답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