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성과를 낼 때다. 더 이상 기회만 주고 있지 않을 것이다,”
한화는 27일 투수 박준영과 김규연, 포수 이성원, 외야수 유상빈 등 4명은 일본 고치로 이동해 퓨처스(2군) 캠프에 합류한다고 밝혔다.
스프링캠프를 1,2차로 구분하며 2군으로 내려가는 선수가 발생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 그러나 이번 한화의 결정은 이전과는 결이 조금 다르다.
수베로 한화 감독은 올 스프링캠프를 시작하며 “이제 가능성만 놓고 선수를 기용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성과를 내야 한다. 그런 라인업을 짜겠다”고 선언했다.
단순한 엄포가 아니었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올라 온 선수들로 시즌을 치르겠다는 의지를 계속해서 보이고 있다.
박준영과 김규연은 모두 150km에 육박하는 강송구를 뿌릴 수 있는 선수들이다. 팀 내에서 손꼽히는 유망주라 할 수 있다.
하지만 팀 내 투수 뎁스가 강화되며 확실한 자리를 잡지 못했다.
아직 완성품이 아니다. 제구력과 변화구 구사 능력을 더 가다듬어야 한다는 것이 수베로 감독의 판단인 것으로 보인다.
분명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이지만 이제는 진짜 실전을 통해 옥석을 가려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2군 캠프로 이동시킨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이전 같으면 귀한 150km 광속구 듀오를 쉽게 2군으로 보내지 못했을 것이다. 어떻게든 1군에서 활용하기 위해 애를 썼을 가능성이 크다.
150km를 넘겨 던질 수 있는 투수들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1군에서 키워 보려 애쓰던 것이 이전 한화의 모습이다.
하지만 이제 팀 내에 150km를 넘길 수 있는 자원이 충분히 생겼다.
문동주 김서현처럼 신인 드래프트서 꼴찌를 한 것이 도움이 되기도 했고 한승혁처럼 트레이드를 통해 광속구 자원을 확보하기도 했다.
이제 한화는 150km 군단이라고 불려도 좋은 정도의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150이라는 숫자에만 연연할 필요가 없어진 셈이다.
그만큼 팀 내 경쟁이 치열해지고 뎁스도 강화가 됐다고 할 수 있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일본 캠프는 실전위주로 이뤄지다 보니 선수단 규모를 줄일 필요가 있었고, 오키나와보다 더 많은 플레잉타임을 보장받을 수 있는 퓨처스캠프에서 남은 기간을 보내고 시범경기 때 다시 합류할 수 있다”고 박준영과 김규연의 2군행을 설명했다.
하지만 150km 자원에 대한 자신감이 없었다면 쉽게 내릴 수 없는 결정이었다. 팀 내 경쟁력 강화와 뎁스 충원이 충분히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한화의 출발이 분명 이전과는 다르다. 팀에 힘이 붙었고 싸울 수 있는 전력도 많이 충원됐다. 경쟁은 치열해지고 자리는 한정돼 있다. 더 이상 가능성만 있으면 경기를 나설 수 있는 팀이 아니다.
조금씩 발톱이 자라고 있는 독수리 군단이다. 큰 날개 짓으로 어디까지 날아오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