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도 계속 재미있게 던지자는 마음으로.”
롯데 자이언츠에는 특이한 이력을 가진 선수가 있다. 바로 정태승(35) 코치다. 정태승 코치는 현재 선수와 코치직을 겸하고 있다.
정태승 코치는 성균관대 졸업 후 2012년 육성선수로 롯데에 입단했다. 2019-20시즌에는 호주리그 질롱코리아 소속으로 20경기 평균자책 3.22를 기록하기도 했고, 2020시즌 스프링캠프 MVP로 뽑혔다.
그렇지만 프로 무대는 녹록지 않았다. 8경기 출전이 전부였다. 퓨처스리그에서 최선을 다하며 기회를 옅봤지만, 쉽지 않았다.
결국 정태승 코치는 2021년에 은퇴를 택했다. 1군 통산 8경기 평균자책 12.91, 퓨처스 통산 280경기 8승 10패 42홀드 17세이브 평균자책 4.78의 기록을 남기고 마운드를 떠났다. 지난 시즌에는 잔류군 재활코치로 후배들에게 힘을 더했다.
그렇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배영수 투수코치가 정태승 코치에게 현역 연장을 제안했고, 큰 고민을 했던 정태승 코치는 마지막 불꽃을 태우기로 결정했다. 정태승 코치는 괌 스프링캠프에는 가지 못했지만, 국내에서 착실하게 몸을 만들었고 그 덕분에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에 합류할 수 있었다.
그리고 2월 28일, 일본 오키나와현 온나손 아카마 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경기에 마운드에 섰다. 팀이 2-3으로 뒤진 5회말 등판이었다. 정성종, 서준원에 이어 팀의 세 번째 투수도 나왔다.
정태승 코치는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선두타자 이해승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았다. 이후 김현준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견제사로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바로 구자욱에게 볼넷을 허용했으나, 김동엽을 2루 땅볼로 처리했다. 최고 구속은 142km까지 나왔다.
정태승 코치가 내려간 이후, 롯데는 6회초 허윤동을 상대로 4점을 뽑으며 빅이닝을 만들었다. 이후 올라온 이민석, 김진욱, 구승민, 진승현이 4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고, 정태승 코치는 승리투수가 되었다. 공식 경기가 아닌, 연습 경기 승리 투수지만 그래도 정태승 코치에게는 값진 승리였다.
경기 후 정태승 코치는 “재미있게 던지고 오자고 마음먹었는데,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재미있게 던진 것 같다. 승리투수는 신경 쓰지 않았다”라며 “거의 2년 만에 실전 경기여서 경기 준비를 하는데 긴장이 되더라. 몸 풀 때부터 루틴도 꼬이고 떨리는 마음이었다”라고 이야기했다.
마지막 불꽃을 태우기 위해 다시 돌아왔지만, 팀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다. 은퇴한 자신이 후배들의 자리를 뺏는듯한 마음이 들기 때문이다.
그는 “솔직한 마음으로 내가 던지긴 했지만 아직 자리를 잡은 것이 아니다. 팀의 이닝을 소화하는 것 같아 코치님들, 후배들한테 미안한 마음이 크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태승 코치는 “앞으로도 계속 재미있게 던지자는 마음으로 준비 잘 해보도록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오키나와(일본)=이정원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