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사 만루도 막아낸 강심장이다. 그러나 국제무대는 달랐나 보다.
한국 야구대표팀은 9일(한국시간) 일본 도쿄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호주와의 첫 경기에서 7-8로 패배, 2라운드 진출에 적신호가 켜졌다.
2013, 2017년에 이어 또 한 번 첫판부터 패배, 야구 인기가 대단한 한국에서 이러한 졸전 끝 패배는 비판과 비난을 피하기 힘들다. 기대가 큰 만큼 돌아오는 화살도 클 수밖에 없을 터. 이 과정에서 ‘장발 클로저’ 김원중은 너무도 힘든 하루를 보내고 말았다.
김원중은 30대에 이르러 간신히 태극마크를 가슴에 품었다. 철저히 준비했고 각오도 남달랐다. 그리고 기대감도 컸다. 지난 한신 타이거즈와의 평가전 8회 무사 만루 상황을 잘 막아냈기 때문이다. 전날 열린 오릭스 버팔로스전에서도 멋진 투구를 선보이며 ‘국대’ 김원중을 더욱 기대케 했다.
이강철 대표팀 감독은 김원중에 대해 큰 신뢰감을 드러냈다. 7회 소형준이 사구와 안타, 희생 번트로 1사 2, 3루 위기에 빠지자 곧바로 김원중 카드를 꺼냈다. 위기에 강했던 그의 본능을 기대한 것이다.
김원중은 알렉스 홀을 5구 승부 끝에 스트라이크 낫 아웃으로 잡아내며 첫 타자 승부를 잘 해냈다. 그러나 다음 타자였던 로비 글렌디닝에게 비거리 115m짜리 스리런 홈런을 맞으며 무너졌다. 4-2로 앞서고 있었던 상황이 순식간에 4-5가 됐다. 좋은 흐름이 그대로 사라졌다.
더욱 안타까운 건 로비 퍼킨스가 8회 양현종을 상대로 다시 스리런 홈런을 치며 크게 달아난 것. 한국이 ‘약속의 8회’를 꿈구며 3점을 따라갔지만 결국 역전을 이루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이날 패전 투수는 김원중이 된 셈이다.
시작이 좋았던 김원중의 국가대표 데뷔 경기. 아쉽게도 통한의 역전패 경기의 패전 투수가 되며 결코 잊을 수 없는 하루가 되고 말았다.
한국은 호주전 패배로 인해 2라운드 진출 가능성이 크게 줄어들었다. 다가오는 일본전을 승리하지 못하면 현실적으로 1라운드 ‘광탈’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김원중의 국가대표 데뷔 대회가 최악의 결과로 끝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지금부터 중요한 건 멘탈 관리다. 김원중은 앞으로 남은 경기에도 등판해야 한다. 여기서 무너지면 2023시즌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불행 중 다행인 건 스리런 홈런 이후 다음 타자 대릴 조지, 그리고 8회 첫 타자였던 애런 화이트필드를 잘 잡아냈다는 것이다.
이제 첫 경기를 했을 뿐이다. 2라운드, 그리고 4강을 목표로 달려온 상황이기에 현실은 암울할 수밖에 없지만 아직 경기는 듬뿍 남아 있다. 김원중이 첫 경기의 아쉬움을 털고 멋진 투구를 펼쳐야 한다. 통한의 역전 스리런 홈런은 빨리 잊을수록 좋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