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1라운드에서 탈락이 확정된 한국이 중국을 상대로 20점 차 5회 콜드게임승으로 한풀이를 했다.이날 한국이 올린 22득점은 WBC 역대 1경기 최다 득점 신기록이다.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이 13일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본선 조별리그 최종 중국전에서 선발 전원안타로 폭발하면서 22-2, 5회 콜드게임승을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중국전 대승으로 2023 WBC를 2승 2패로 마무리했다. 하지만 2라운드 8강행은 좌절됐다. 앞서 같은 날 낮 진행된 경기서 호주가 체코에 승리해 3승 1패로 4승의 일본(1위)에 이어 B조 2위로 8강에 진출하면서 한국은 WBC에서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앞선 3경기서 도합 17점을 득점했던 한국은 중국전에서만 이를 뛰어넘는 22득점을 쓸어담아 5회만에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로써 5회까지 15점 차 이상의 차이를 벌린 한국은 5회 말 종료 직후 콜드게임승을 거뒀다. 22득점은 WBC 역대 1경기 최다 18득점을 단숨에 뛰어넘는 득점 신기록이었다.
이번 대회 3호 콜드게임승리다. 이전까지 호주가 중국을 상대로 12-2, 캐나다가 영국에 18-8 콜드게임승을 거둔 바 있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7회 콜드게임승으로 5회 콜드게임승은 한국이 중국에게 거둔 것이 최초다.
경기에 앞서 호주가 체코에 승리하면서 2라운드 8강행이 무산된 한국은 이날 기존 주전 5명을 빼고, 그간 선발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선수들을 위주로 출전했다. 그리고 타자들은 선발전원안타로 만루홈런 2방 포함 장단 19안타와 6개의 볼넷을 얻어내며 중국 마운드를 맹폭했다.
박건우가 만루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2득점 5타점, 김하성이 만루홈런 포함 4타수 1안타 1득점 4타점, 이정후가 2타수 2안타 1득점 3타점, 박해민이 3타수 3안타 1볼넷 3득점, 김혜성이 2타수 1안타 1볼넷 2득점 3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박해민(1루수)-김혜성(2루수)-이정후(중견수)-김하성(3루수)-강백호(지명타자)-박건우(우익수)-오지환(유격수)-이지영(포수)-최지훈(좌익수)까지 선발 라인업 전원이 모두 득점이나 타점 등을 올리며 충실히 제 몫을 했다.
한국이 1회부터 2점을 냈다. 1회 초 박해민의 볼넷에 이은 도루로 만든 무사 2루 기회서 김혜성이 삼진, 그러나 폭투로 주자가 3루로 진루한 이후 이정후의 1타점 적시타가 나왔다. 이어 이정후의 2루 도루와 상대 2번째 폭투 등으로 다시 3루에 주자를 보낸 이후 강백호의 1타점 적시타로 2점째를 냈다.
이어진 1회 말 한국은 일주일 간 4번째 등판하는 원태인이 동점을 허용했다.
원태인은 첫 타자 리앙 페이와 후속 타자 양 진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다. 제구가 가운데로 몰리거나 높은 코스로 뜨는 등 평소 같지 않은 모습. 하지만 원태인은 무사 1,2루 위기서 투구 패턴을 바꿔 변화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마사고 유스케와 첸첸을 연속 삼진으로 아웃시켰다.
하지만 창 레이에게 볼넷을 내줘 만루를 허용한 이후 차오 졔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고 말았다. 2-2 동점을 허용한 한 방. 하지만 원태인은 후속 타자 커우융캉을 다시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추가 실점은 막았다.
그러나 한국은 이어진 2회 초 1사 후 최지훈의 볼넷, 이지영과 박해민의 연속 안타로 만든 기회서 김혜성의 희생플라이, 상대 폭투 등을 묶어 2점을 내고 다시 4-2로 앞서갔다.
이어 한국은 마운드에선 2번째 투수 소형준이 깔끔한 투구를 이어갔고, 3회 초 8득점을 뽑고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강백호를 시작으로 타자 일순한 이후 다시 오지환의 타석까지 쉴새 없이 중국 마운드를 두들겼다. 1,2회 크게 벗어나는 공들로 폭투와 볼넷등을 헌납했던 중국 투수진은 3회부터 한국 타선을 전혀 제어하지 못하고 무너졌다. 무려 8점을 뽑고 나서야 한국의 맹폭이 끝났다.
4회 초에도 마찬가지였다. 이지영과 최지훈의 연속 안타로 다시 공격을 시작한 한국은 중국의 4번째 투수 썬 하이롱을 상대로도 박해민과 김혜성의 적시타, 박병호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스코어를 14-2까지 벌렸다. 이후 2명의 타자가 뜬공과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빅이닝이 이뤄지지 않을 듯 보였다.
하지만 대회 내내 뜨거운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는 박건우가 썬의 3구째 체인지업을 걷어올려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그랜드슬램을 터뜨렸다. 이로써 18-2까지 단숨에 점수차를 벌린 한국은 5회까지 15점차 이상의 콜드게임승 조건을 일찌감치 채웠다.
한국의 공격은 자비가 없었다. 소형준이 4회말을 삼자범퇴 처리하자 중국 벤치는 수비진을 대거 교체했다. 콜드게임패가 임박하면서 백업 선수들에게 경기에 뛸 수 있는 경험을 주기 위한 조치. 하지만 한국 타선은 최지훈의 볼넷, 김혜성의 볼넷과 폭투, 박병호의 볼넷 등으로 다시 1사 만루를 만들었다.
그리고 이날 선발 타자 중에서 유일하게 무안타였던 김하성이 중국의 투수 수 창롱에게 그랜드슬램을 뽑아내면서 22-2, 20점 차로 점수차를 벌렸다. 김하성 개인으로는 지난 체코전 멀티홈런에 이은 대회 3호 홈런포였다.
이어진 5회 말 등판한 구창모가 1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고, 5회 종료 시 20점 차 이상이 나면서 대회 규정상 한국의 콜드게임승이 선언됐다.
[도쿄(일본)=김원익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