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위원회(KBO)가 16일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성적 부진에 대해 사과했다.
진정성을 담았다고는 하지만 아직 수박 겉핥기식 접근에 불과하다는 비판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문장 하나하나가 새로움 없이 복사와 붙여넣기를 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문제가 하나둘이 아닌 것처럼 해법도 무 자르듯 단칼에 나올 수 없는 상황이다. 사과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문제의 핵심을 꿰뚫고 진심을 담아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KBO는 16일 “야구대표팀이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과 경기력을 보인 점에 대해 응원해주신 국민 여러분과 야구 팬들께 진심으로 사과 드립니다. KBO와 10개 구단은 이번 WBC 대회 결과에 큰 책임을 통감하며, 여러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이겠습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KBO는 16일(목) 2023년 제 2차 실행위원회를 개최하고 이 사안을 깊이 있게 논의했으며 리그 경기력과 국가대표팀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중장기적인 대책을 조속한 시일 내에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또한 각 단체와 협력하고 외부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해 KBO 리그의 경기력을 강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가대표팀이 국제대회에서 더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겠습니다”라고 설명했다.
팬들도 하루아침에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워낙 복잡하게 사안이 얽혀 있어 단번에 해결책이 나올 수는 없는 노릇이다.
지금 팬들이 원하는 건 진심 어린 반성이다. 각 주체별로 자신들의 책임을 통감하고 좋은 결과물을 얻기 위한 진심 어린 반성을 하느냐가 가장 큰 요구 사항이라 할 수 있다.
한국 야구도 영광의 시절이 있었다. 2006 WBC 4강을 시작으로 2008 베이징 올림픽 9전전승 금메달, 2009 WBC 준우승 2015 프리미어 12 우승 등 빛나는 역사를 갖고 있다.
그러나 한국 야구는 당시의 성과에 도취해 있었을 뿐 일찌감치 들어 온 빨간 불에는 전혀 대응하지 않았다.
한국 야구는 내부부터 썩어가고 있는데 외형적 성장에 만족하며 개혁하려 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지금 추진하고 있는 KBO리그 개막전 미국 개최 등의 화려한 장식이 무슨 도움이 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KBO는 심도 있는 논의와 각계각층의 조언을 듣겠다고 했지만 자신이 빠진 반성과 겉도는 조언만으로는 실체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 어렵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뼈저리게 느꼈다.
시간도 촉박했곘지만 KBO의 사과문에는 아무런 알맹이도 들어있지 않았다.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핵심이 빠져 있었다.
이제 그 빠진 부분을 메우는 작업을 시작해야 할 때다. 시간은 많지 않다. 또 다른 참사를 막기 위한 노력은 지금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그래야 앞으로 다가올 아시안게임과 APBC에서 좋은 성적으로 만회를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지금 KBO에 중요한 것은 사과문 한 장이 아니라 진심이 담긴 반성과 내일을 위한 비전을 공유하는 것일 것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