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가 ‘아기호랑이’ 좌완 신인 투수 윤영철의 데뷔 첫 퀄리티 스타트에 활짝 웃었다. 윤영철의 역투와 경기 후반 팀 타선의 집중력으로 승리를 거둔 것이었다. 하지만, 마무리 투수 정해영의 불안한 투구는 여전히 우려를 자아냈다. ‘평균 구속 141km/h’까지 뚝 떨어진 정해영의 반등은 언제 찾아올까.
KIA는 5월 24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4대 2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를 거둔 KIA는 시즌 19승 19패로 승률 5할을 회복했다.
이날 KIA는 한화를 상대로 4회까지 팽팽한 0의 흐름을 유지했다. 1회 초 1사 2루 기회를 놓친 KIA는 4회 초 2사 1, 2루 기회에서 나온 고종욱의 좌전 안타 때 2루 주자 최형우가 홈에서 태그아웃당해 선취 득점 기회를 다시 놓쳤다.
선취 득점은 ‘친정’을 상대한 변우혁의 한 방에서 나왔다. 5회 초 선두 타자로 나온 변우혁은 한화 선발 투수 장민재의 4구째 136km/h 속구를 통타해 비거리 125m짜리 대형 좌월 솔로 홈런을 쏘아 올렸다.
그 사이 KIA 선발 투수 윤영철의 쾌속 질주가 이어졌다. 윤영철은 경기 초반 1회와 3회 병살타 유도로 이닝을 잘 마무리했다. 4회 말 2사 만루 위기에선 김인환을 초구 땅볼로 유도해 또 다시 위기 탈출에 성공했다.
5회 말을 깔끔한 삼자범퇴로 마무리한 윤영철은 6회 말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윤영철은 2아웃 뒤 채은성에게 통한의 동점 솔로 홈런을 맞고 코앞에서 승리 요건을 날렸다. 이후 윤영철은 노시환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최재훈을 땅볼로 잡고 데뷔 첫 퀄리티 스타트 고지에 올랐다.
7회 초 KIA 공격에서 득점이 나오지 않으면서 윤영철의 시즌 3승 달성은 끝내 무산됐다. KIA는 8회 초 소크라테스가 바뀐 투수 강재민을 상대로 초구 135km/h 투심 패스트볼을 통타해 비거리 125m짜리 대형 우중월 2점 홈런을 날렸다. 이는 결승타가 됐다. KIA는 9회 초 2사 1, 2루 기회에서 류지혁의 쐐기 1타점 적시타로 승기를 완전히 잡았다.
9회 말 마운드에 오른 정해영은 선두 타자 채은성을 삼진으로 잡았다. 하지만, 정해영이 후속 타자 노시환에게 던진 4구째 140km/h 속구가 비거리 120m짜리 좌월 솔로 홈런으로 이어졌다.
정해영은 후속 타자 최재훈에게도 7구 승부 끝에 우전 안타를 허용했다. 이어 김인환에게 던진 초구 132km/h 포크볼이 우익수 방향 큼지막한 뜬공이 됐다. 이 타구는 워닝 트랙 앞에서 잡혔다. KIA 벤치와 정해영이 안도의 한숨을 내쉰 순간이었다. 정해영은 대타 오선진을 유격수 땅볼로 잡고 가까스로 시즌 5세이브 고지에 올랐다.
이날 KIA는 ‘아기호랑이’ 윤영철의 데뷔 첫 퀄리티 스타트에 한껏 미소 지을 수 있었다. 이제 한 차례 선발 로테이션 휴식이 돌아가는 가운데 윤영철은 이제 ‘5선발’로서 6이닝까지도 소화 가능한 자원임을 자신의 손으로 증명했다. 이는 향후 시즌 팀 마운드 운영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마무리 정해영의 부진은 팀 승리에도 여전히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올 시즌 정해영의 속구 평균 구속은 141.2km/h까지 뚝 떨어졌다. 2022시즌(속구 평균 구속 144.6km/h)과 2021시즌(속구 평균 구속 144km/h) 때 던진 공을 고려하면 확연한 구속 저하가 드러나는 분위기다.
투구 세부 지표도 분명히 악화됐다. 시즌 WHIP은 1.50으로 지난해(1.29)보다 상승했다. 9이닝당 탈삼진(6.91개→4.11개)과 9이닝당 볼넷(2.89개→3.52개) 지표도 마찬가지다. 승계 주자 실점률(17.7%→50%)도 급상승했다.
그래도 KIA 벤치는 정해영에게 2군에서 재정비 지시보단 굳건한 신뢰를 부여하고 있다. 최근 2년 동안 마무리 자리를 지켰던 정해영을 재신임하겠단 게 김종국 감독의 시선이다.
최근 김 감독은 “확실한 대안이 있으면 모를까 (전)상현이나 (장)현식이 등 경험 많은 투수들도 컨디션이 좋지 않다. (최)지민이에게 맡기기에는 구위는 좋지만, 경험이 부족해 마무리 자리를 맡기는 쉽지 않다. 결국, (정)해영이가 해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바라봤다.
이런 김 감독의 두터운 신임 속에서 정해영은 반등하는 투구로 안정적인 마무리 보직 소화 그림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이미 블론세이브를 두 차례 기록한 정해영은 팀 상승세 분위기를 잘 이어가도록 뒷문 단속에 철저히 나서야 한다. 과연 정해영이 타이거즈 구단 최초이자 최연소 2년 연속 시즌 30세이브를 달성했던 그 기세를 다시 보여줄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김근한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