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어서 120m, 박병호 몰아치기 시동인가…홈런왕 판도 아직 모른다

몰아치기의 시동이 걸리는 것일까.

‘국민 거포’ 박병호(37. kt)가 모처럼 홈런을 쳤다.

박병호는 9일 kt위즈 파크에서 열린 키움과 경기서 4회 우월 솔로 홈런을 쳤다. 시즌 4호 홈런. 지난 5월18일 LG전 이후 20여일 만에 나온 홈런이었다.

박병호가 홈런포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        사진=김영구 기자
박병호가 홈런포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 사진=김영구 기자

박병호의 올 시즌 홈런 페이스는 대단히 느리다.

4월에 2개를 쳤고 5월에는 1개에 그쳤다. 그리고 6월 들어 첫 홈런이 나왔다.

다시 한번 몰아치기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하는 홈런이었다.

일단 타구를 밀어서 멀리 보냈다. 박병호의 약점 코스를 제대로 공략해 홈런을 만들어냈다. 스윙이 정상 궤도로 올라오고 있음을 보여주는 한 방이었다.

박병호는 원래 몰아 치기에 능한 선수다.

홈런왕을 차지한 지난 시즌에도 5월과 6월에 각각 11개와 10개의 홈런을 쓸어 담으며 단박에 홈런 선두권으로 치고 올라간 경험이 있다. 나머지 달은 5개를 넘기기도 어려웠다.

올 시즌 홈런 순위는 전형적인 홈런 타자들이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LG 박동원이 14개로 1위를 달리고 있다. 허나 박동원은 전형적인 홈런 타자라 보기는 어렵다. 장거리포를 갖고는 있지만 홈런왕이 될 수준의 폭발력은 아직 보여준 적이 없다.

올 시즌에는 상당히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지만 홈런 레이스는 좀 더 지켜봐야 답을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홈런 5위 안에 들어 있는 선수 중 전형적인 홈런 타자형 선수는 최정(11개. 2위)이 유일하다고 할 수 있다.

박병호에게 아직 기회가 남아 있는 이유다.

박동원은 구장 규모가 가장 큰 잠실 구장을 쓰는 그것도 체력 소모가 많은 포수다. 지금 페이스가 끝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박병호의 몰아 치기가 시작된다면 홈런왕 판도는 언제든 뒤집힐 수 있다. 모든 것은 박병호 하기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타격에 일가견이 있는 한 해설 위원은 “박병호는 컨디션의 기복이 다소 있는 편이다. 좋을 때와 안 좋을 때의 차이가 좀 있다. 좋을 때는 약점인 하이 패스트볼에 잘 손이 나오지 않으며 자신의 코스 공을 기다렸다 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준다. 안 좋을 때는 높은 하이 패스트볼에 손이 많이 나올 때다. 그런 의미에서 9일 경기 홈런은 의미가 있었다고 본다. 슬라이더가 연속 3개가 들어왔는데 2-0의 유리한 상황에서 3구째 슬라이더를 가볍게 밀어쳐 무려 120m를 날려 버렸다. 빅뱡호 특유의 노려 치기가 제대로 들어맞은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제부터 박병호를 좀 더 유심히 지켜봐야 한다. 이날의 홈런이 기폭제가 될 수 있다. 밀어 쳐서 홈런이 나왔다는 건 박병호가 타석에서 흔들림을 잡아냈다는 뜻이 된다. 공을 따라다니지 않고 몸에 붙여놓고 쳤다. 팀도 승리했고 최근 분위기도 나쁘지 않다. 마음의 짐도 내려놓을 수 있게 됐을 것이다. 앞으로 박병호의 홈런이 좀 더 많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의 지적처럼 박병호가 약점에 손을 대지 않고 장기를 살려낼 수만 있다면 언제든 몰아 치기가 가능해 질 수 있다.

박병호의 몰아 치기가 시작되면 홈런왕 판도는 다시 쓰일 수 있다. 시동이 다소 늦게 걸린 감은 없지 않지만 아직 많은 경기가 남아 있다.

9일 홈런이 박병호에게 기폭제가 될 수 있을까. 앞으로 박병호의 타석을 좀 더 유심히 살펴야 하는 이유가 생겼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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