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라스베가스에 들어서는 메이저리그 팀, 기뻐야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필라델피아 필리스 외야수 브라이스 하퍼의 기분은 그렇지 않다.
하퍼는 15일 보도된 ‘USA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오클랜드팬들에게 미안함을 느낀다”며 어슬레틱스의 연고 이전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지난 1968년 오클랜드로 연고를 이전한 어슬레틱스는 미국 네바다주 중심 도시 라스베가스로 연고 이전을 추진중이다. 현재 신축 구장 건설을 위한 공적 자금 투입을 승인하는 법안이 주 의회를 통과한 상태다. 주지사가 여기에 서명하고 메이저리그 구단주들이 연고 이전을 승인하면 어슬레틱스의 라스베가스 연고 이전은 공식화된다.
라스베가스에서 태어나서 자란 하퍼에게는 기쁜 일이 돼야한다. 어슬레틱스에서 뛰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고향에서 경기를 치를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일이기 때문.
그럼에도 그는 이를 반기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USA투데이에 따르면 “의심스럽고, 심지어 냉소적인” 반응이었다.
하퍼는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어슬레틱스는 오클랜드에서 많은 역사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그 팀을 도시에서 뺏으려고 하고 있다. 이 모든 역사와 위대함을 뺏긴다고 생각하니 슬퍼진다”며 연고 이전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어 “나는 어슬레틱스는 오클랜드에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라스베가스에 어울리는 팀은 아니다”라며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어슬레틱스는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적은 5800만 달러의 연봉 총액을 기록중이며 성적은 캔자스시티 로열즈와 리그 최하위를 다투고 있다. 초라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팀이 연고지를 옮긴다고 환영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
하퍼는 이같은 이유를 거론하며 “라스베가스에는 어슬레틱스가 아니라 신생팀이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라스베가스를 연고로 새롭게 창단한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구단 골든나이츠를 예로 들었다. “그들은 신생팀으로 들어와 우승을 차지했다. 사람들 말처럼 그들은 라스베가스에서 태어난 팀이다. 라스베가스에 들어온 첫 번째 프로팀이다. 그 명성을 따라가지는 못할 것”이라며 연고이전팀은 신생팀의 인기를 따라잡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새로운 도시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팬층을 만들어야한다. 5~6살 짜리 아이들이 나중에 성장해 팬이 되는 것”이라며 “라스베가스는 승자를 사랑하는 도시다. 그들도 이기기 위해서는 돈을 써야할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하퍼의 팀 동료이자 동향 출신인 브라이슨 스탓도 하퍼의 의견에 동의했다. 그는 같은 매체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연고이전팀보다는 신생팀을 보고 싶다. 사람들이 골든나이츠에 열광하는 이유는 그 팀이 라스베가스의 첫 번째 프로팀이기 때문이다. ‘우리 팀’이라는 인식이 있다. 그러나 야구와 관련해서는 다저팬 에인절스팬 파드레스팬 다이아몬드백스팬 등 다양한 팬층이 있다. 진정한 팬층을 형성하려면 몇 세대가 필요할 것이다. 내 생각에 그들은 주로 원정팬들에게 티켓을 팔게될 것이다. 그리고 마아도 그것만 신경 쓸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그는 역시 오클랜드에서 라스베가스로 이전한 NFL팀 레이더스 홈경기를 방문한 경험도 덧붙였다. “가장 좋았을 때 (홈 원정 관중 비율이) 50대 50 정도였다. 표는 팔 수 있겠지만, 경기장을 자신들의 팬으로 채울 필요가 있다”며 팬층을 형성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볼티모어(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