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지는 않고 그냥 말로만 표현하는 것 같은데요.”
삼성 라이온즈 베테랑 좌완 투수 백정현(36)은 지난 3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경기에 선발로 나서 5.2이닝 7피안타 1사사구 2탈삼진 2실점 호투를 펼치며 팀의 10-6 대승 견인과 함께 시즌 5승을 챙겼다.
백정현은 지난달 23일 인천 SSG 랜더스전 이후 왼 팔꿈치 통증을 느껴 1군에서 말소됐다. 이후 퓨처스팀에서 재활에 매진했고, 37일 만에 1군 복귀전을 치렀다. 최고 구속은 140km에 불과했지만 허를 찌르는 제구력과 함께 야수들의 호수비로 성공적인 후반기 첫 경기를 마쳤다.
경기 후 만난 백정현은 “경기 시작부터 타선이 많은 점수를 냈다. 다른 건 생각 안 하고 스트라이크 많이 던져 빨리 경기를 끝내야겠다는 생각이 컸다”라며 “야수들의 호수비가 없었으면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덕분에 실점 없이 초반을 잘 넘겼다”라고 말했다.
이어 팔꿈치 상태에 대해 묻자 그는 “다행히 큰 이상은 없다. 당시 갑자기 힘을 쓰려고 하다 무리가 온 것 같았다. 검사해 보니 염증, 약간의 손상 정도였다. 예전에 똑같은 부위 부상으로 시즌을 빨리 접은 적이 있어 조심스럽게 접근했다. 그래도 부상 정도가 적다 보니 빠르게 돌아올 수 있었다”라고 이야기했다.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점 이하)에 대한 아쉬움은 없을까. 백정현은 아웃카운트 하나를 채우지 못해 시즌 6번째 QS 달성 기회를 놓쳤다.
백정현은 “아쉬움은 전혀 없었다. 힘든 상황이 올 수 있었는데 호수비 덕분에 이겨낼 수 있었다. 앞에 줄 점수를 뒤에 줬다고 생각한다. 또 뒤에 올라온 투수들이 잘 막아줘서 고맙다고 생각한다”라고 미소 지었다.
삼성은 전반기와는 다르게 후반기 들어 확실히 페이스를 찾았다. 후반기 5승 1무 3패를 기록 중이다. 또 7월 승률은 0.529(9승 8패 1무)로 리그 4위였다.
백정현은 “팀이 아무래도 하위권에 있다 보니 책임감을 많이 느낀다. 부상당했을 때도 확실하게 준비를 해서 올라가 팀에 도움이 되자는 느낌이었다. 야수들의 도움을 많이 받아 이길 수 있었다. 앞으로도 준비를 잘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확실히 초반 분위기보다는 팀에 활력이 생겼다. 부상 선수들이 대부분 복귀하다 보니 그 영향이 큰 것 같다. 그 분위기를 이어가겠다”라고 덧붙였다.
백정현은 4년 총액 38억 FA 계약 첫 시즌이었던 지난 시즌, 24경기 4승 13패 평균자책 5.27로 아쉬움을 남겼다. 올 시즌에는 부상으로 로테이션을 거른 순간도 있었지만 14경기 5승 5패 평균자책 3.89로 준수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백정현은 “시즌 준비를 좀 일찍 했다. 쉴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잔부상이 있었기에 재활 훈련을 하며 회복에 매진했다. 계속 훈련하면서 감을 찾았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백정현은 늘 포커페이스를 유지한다. 실점을 해도, 동료들이 호수비를 해도 늘 한결같은 표정을 보인다. 그는 “웃지는 않는 것 같다. 그저 ‘수고했다, 고맙다’라고 말로만 표현하는 것 같다”라고 옅은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 안에는 말로는 다 설명 못하는 진심이 담겨 있어 보였다.
[고척(서울)=이정원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