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다리 수술이 잘 되기를 바라고 승리를 선물하고 싶었어요. 마지막 3점슛은 어머니 덕분입니다.”
고려대는 14일 고려대 안암캠퍼스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연세대와의 2023 KUSF 대학농구 U리그 결승전에서 혈전 끝 60-57로 승리했다. 이로써 2022년에 이어 2년 연속 통합우승을 해냈다.
에이스이자 캡틴 박무빈(17점 7리바운드 8어시스트 2스틸)의 활약도 대단했으나 승부를 결정지은 건 신입생 문유현(11점 5리바운드 5어시스트 2스틸)이었다. 그는 경기 종료 1.1초 전 위닝 3점포를 터뜨리며 40분 혈전을 고려대의 승리로 마무리했다.
신입생이라기에는 너무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준 문유현이다. 그는 1년 전만 하더라도 동세대 최고 가드로 평가받는 이주영, 이채형에게 밀리는 듯했지만 대학리그에서의 경기력은 그들을 충분히 앞섰다. 더불어 큰 무대에서 특유의 강심장을 발휘, 고려대에 적지 않은 승리를 안겼다. 마치 ‘KBL Goat’ 양동근의 모습을 보는 듯한 파워풀한 플레이는 보는 이들을 설레게 한다.
문유현은 통합우승 후 어머니에게 감사의 인사를 보냈다. 그는 “어머니가 지금 아프시다. 어제(13일) 다리를 다치셔서 수술해야 한다고 하더라. (수술이)꼭 잘 되기를 바라면서 오늘 승리를 선물로 드리려고 했다. 다행히 마지막에 3점슛을 넣은 건 어머니 덕분이다. 너무 감사하다”며 멋진 메시지를 전했다.
연세대를 무너뜨리고 또 고려대를 백투백 챔피언으로 이끈 마지막 3점슛은 하나의 예술 작품이었다. 박무빈이 고려대 수비를 무너뜨린 후 전한 패스를 문유현이 놓치지 않고 마무리했다. 역대 대학리그 파이널 최고의 명장면이다.
문유현은 “볼이 손에서 떠났을 때 ‘들어갔나?’라는 의구심이 있었다. 그리고 림을 통과하자마자 너무 짜릿했다”며 “솔직히 말하면 (박)무빈이 형이 라스트 댄스를 위해 슈팅을 시도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패스를 주더라. 너무 감사했고 그 믿음에 보답하고 싶었다”고 이야기했다.
신입생답지 않은 침착함, 그리고 클러치 상황에서의 안정적인 마무리는 문유현의 강점이다. 그러나 그 역시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문유현은 “예전에는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이었다. 그러다가 실패도 해보고 성공도 하면서 긴장이 되지 않더라. 내가 전보다 더 강해졌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세리머니도 대단했다. 문유현은 3점슛이 림을 통과한 후 유니폼을 벗고 코트를 뛰어다녔다. 이전에도 상대 선수와의 신경전을 마다하지 않았던 그다. 플레이는 바위처럼 단단하지만 감정을 드러낼 줄 안다. 또 한 명의 ‘스타’가 탄생했다.
문유현은 “사실 테크니컬 파울을 받을까 봐 유니폼을 다시 찾았다(웃음). 그런데 없더라. 다행히 심판 선생님들이 테크니컬 파울을 안 주셨다. 그때 그 기분을 마음껏 느끼고 싶었다”고 돌아봤다.
문유현은 앞으로 남은 3년 동안 고려대를 이끌어야 하는 에이스다. 형 문정현은 4년간 안암골을 지키고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과 2023 KBL 신인 드래프트를 앞두고 있다. 문유현은 문정현에게 “프로에서도 꼭 같은 팀이 되어 KBL 씹어 먹자”며 패기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안암(서울)=민준구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