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은 트리플 (플레이)죠.”
류중일 감독이 ‘혼돈의 3회말’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류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은 1일 중국 항저우 사오싱 야구·소프트볼 포츠센터 제1구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B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홍콩에 8회 10-0 콜드(Called)승을 거뒀다.
쉽지 않은 경기였다. 당초 양 팀의 전력차가 커 손쉬운 낙승이 예상됐으나, 한국은 타선의 부진이 길어지며 쉽사리 점수를 뽑지 못했다.
다행히 한국에게는 ‘약속의 8회말’이 있었다. 해당 이닝에만 총 7득점에 성공하며 8회 10-0 콜드승을 완성할 수 있었다. 이번 대회는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규정을 따르며 5회 이후 15점 이상, 7회 이후 10점 이상 벌어지면 콜드게임(Called Game)이 선언된다.
이로써 대표팀은 1승을 안은 채 대회를 시작하게 됐다. 홍콩을 비롯해 대만, 태국과 B조에 속한 한국은 2일과 3일 차례로 대만, 태국과 격돌한다.
이날 경기에서는 또한 수준 이하의 심판진이 어리숙한 판정으로 경기를 30여분간 지연시키는 상황이 벌어져 많은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상황은 한국이 공격권을 잡고 있던 3회말이었다. 이 시기 1-0으로 앞서던 한국은 최지훈의 번트 안타와 상대 투수의 송구 실책, 노시환의 볼넷으로 무사 1, 2루를 연결했다. 이때 타석에 들어선 강백호는 우익수 방면으로 잘 맞은 안타성 타구를 날렸다.
하지만 볼은 슬라이딩 캐치를 시도한 홍콩 우익수의 글러브로 빨려 들어갔다. 당시 1루주자 노시환은 2루주자 최지훈을 추월해 3루 부근에 있었고, 최지훈은 상황을 보다 급히 2루로 귀루했다. 홍콩 야수진은 차례로 2루와 1루로 송구했고, 트리플 플레이(삼중살) 판정이 나왔다. 규정상 이때 노시환은 선행 주자를 앞섰기 때문에 공보다 먼저 귀루했냐는 여부와는 관계없이 아웃이 되야 한다.
그러자 대표팀 벤치는 2루주자 최지훈은 공보다 먼저 들어왔다며 항의했고, 심판진은 2사 2루로 정정했다.
이에 홍콩 벤치도 트리플 플레이가 왜 아니냐고 항의했고, 심판진은 다시 고심에 빠졌다. 마치 야구 규칙을 모르는 듯 했다. 갑자기 2루에 있던 최지훈을 1루로 돌아오라고 했다. 홍콩 벤치는 다시 주자를 바꿔야 한다고 어필했고, 이미 선행 주자 추월로 아웃됐어야 할 노시환이 1루에 서는 촌극이 빛어졌다.
이에 대해 경기 후 만난 류중일 대표팀 감독은 “글쎄, 비디오 판독이 없으니 강백호의 타구가 숏바운드인지 아웃인지 알 수 없지만, 사실 트리플 플레이가 맞다”며 “(강백호가 아웃된) 원아웃에서 2루심이 최지훈의 포스 아웃을 선언했다면, 노시환이 (추월했기 때문에) 트리플 플레이가 맞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류 감독은 “저 쪽(심판진)에서는 (노시환이) 지나가는 것을 못 본것 같다. 정확하게 판단했을 때는 트리플 플레이가 맞다”고 덧붙였다.
종합하자면 국제대회에서 흔치 않게 오심이 한국에 유리하게 적용된 상황이었다. 다만 주루사는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 아시안게임 같은 단기전에서 주루사는 치명적일 수 있다.
류중일 감독은 “(노시환의) 판단이 빨랐다. 안타가 되는 것을 보고 출발했으면 그런 일이 안 생기는데, 당연히 안타라고 생각하니 이런 미스 플레이가 나온다. 내일은 이런 실수가 안 나오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추월했지만 심판의 도움으로 ‘부활’에 성공한 노시환은 “경기가 초반 계속 안 풀리겠다 보니 어떻게든 가야겠다는 생각이 강했다. 미안했다. (최)지훈이 형 입장에서는 제가 앞만 보고 달려 버리니까 본인도 당황해서 기다려달라고 하다가, 자기도 좀 추후 대처가 늦었다고 했다”며 심판 판정에 대해서는 “1루로 나가는 것에 대해 저도 의아했고, 이유를 잘 몰랐다”고 전했다.
사오싱(중국)=이한주 MK스포츠 기자
[사오싱(중국)=이한주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