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짜릿한 역전 드라마를 완성하며 주중 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가져갔다.
염경엽 감독이 이끄는 LG 트윈스는 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KBO리그 정규시즌 홈 경기에서 강인권 감독의 NC 다이노스를 8-7로 눌렀다.
2일 첫 경기에서 5-7로 패했으나, 전날(3일) 5-0 완승에 이어 이날도 NC를 격파한 LG는 이로써 주중 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마치게 됐다. 시즌 성적은 6승 1무 4패. 반면 2연패에 빠진 NC는 상승세가 한풀 꺾이며 4패(6승)째를 떠안게 됐다.
LG는 투수 디트릭 엔스와 더불어 박해민(중견수)-홍창기(우익수)-김현수(지명타자)-오스틴 딘(1루수)-문보경(3루수)-오지환(유격수)-박동원(포수)-문성주(좌익수)-신민재(2루수)가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이에 맞서 NC는 최정원(2루수)-권희동(좌익수)-손아섭(지명타자)-맷 데이비슨(1루수)-박건우(우익수)-서호철(3루수)-김성욱(중견수)-김형준(포수)-김주원(유격수)으로 타선을 구축했다. 선발투수는 김시훈.
기선제압은 NC의 몫이었다. 1회초 1사 후 권희동이 중전 안타를 치며 포문을 열었다. 이어 손아섭도 중전 안타를 때려낸 뒤 상대 중견수가 3루로 쇄도하던 권희동을 막기 위해 공을 뿌린 틈을 타 2루에 안착했다. 그렇게 연결된 1사 2, 3루에서 데이비슨이 2루수 땅볼을 날렸고, 그 사이 권희동은 홈을 밟았다.
LG도 보고만 있지 않았다. 1회말 박해민의 볼넷과 홍창기의 중전 안타, 김현수의 볼넷으로 만들어진 무사 만루에서 오스틴과 김현수가 각각 2타점 적시타, 중견수 방면 희생플라이를 쏘아올렸다. 단 오지환의 좌익수 플라이로 계속된 2사 1루에서는 박동원이 좌익수 왼쪽에 떨어지는 2루타를 쳤으나, 홈으로 파고들던 오스틴이 아웃되며 아쉬움을 삼켰다.
더 이상의 격차가 벌어지는 것을 막은 NC는 2회초를 빅이닝으로 이끌며 단숨에 역전했다. 서호철과 김성욱, 김형준이 각각 좌월 2루타, 중전 안타, 볼넷으로 무사 만루를 연결했다. 그러자 김주원이 1타점 좌전 적시타를 때려냈고, 상대 투수의 폭투를 틈타 김성욱마저 홈을 밟았다.
한 번 불 붙은 NC 타선의 화력은 좀처럼 식을 줄 몰랐다. 이어진 무사 2, 3루에서 최정원의 2루수 땅볼로 3루주자 김형준이 득점에 성공했다. 계속된 1사 2루에서는 권희동이 좌중간을 가르는 1타점 적시 2루타를 쳐냈으며, 손아섭의 투수 땅볼로 만들어진 2사 2루에서도 데이비슨이 1타점 좌전 적시타를 작렬시켰다.
기세가 오른 NC는 3회초 한 발 더 달아났다. 선두타자 김성욱이 우중월에 떨어지는 안타로 물꼬를 텄다. 이어 김형준이 삼진으로 돌아섰지만, 김성욱은 2루 도루를 성공시키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이후 연거푸 3루마저 훔친 그는 김주원의 3루수 땅볼에 결국 홈을 밟았다.
연달아 일격을 당한 LG는 3회말 추격에 시동을 걸었다. 문보경, 오지환의 연속 안타로 연결된 1사 1, 3루에서 박동원이 1타점 중전 적시타를 터뜨렸다. 이어진 1사 1, 3루에서는 문성주도 1타점 좌전 적시타를 때려냈다.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던 LG는 6회말 마침내 경기 균형을 맞췄다. 1사 후 홍창기가 볼넷을 골라 나갔다. 후속타자 김현수는 우익수 플라이에 그쳤지만, 오스틴이 좌측 폴대를 직격하는 비거리 116.6m의 투런 아치를 쏘아올렸다. 오스틴의 시즌 3호포가 나온 순간이었다.
그렇게 동점을 허용한 NC는 7회초 다시 앞서 나갈 기회를 놓쳤다. 데이비슨, 박건우의 연속 안타로 무사 1, 2루가 만들어졌다. 이어 서호철이 번트를 대는 듯 했지만, 방망이를 뺐고, 그 사이 데이비슨의 대주자로 2루에 나가 있던 박민우가 3루에서 아웃됐다. 정황상 사인 미스가 나온 듯 보이는 장면. 서호철의 진루타와 김성욱의 사구로 이어진 2사 1, 3루에서는 김형준이 중견수 플라이로 돌아섰다.
NC는 9회초 찬스도 살리지 못했다. 박민우가 우전 안타를 친 뒤 박건우가 평범한 유격수 땅볼에 그쳤지만, 상대 유격수 오지환이 이를 완벽하게 포구하지 못하며 무사 1, 2루가 연결됐다. 이후 서호철의 번트 시도가 포수 파울 플라이에 그치며 분위기가 꺾이는 듯 했지만, 김성욱의 사구로 1사 만루가 연결됐다. 그러나 김형준과 김주원이 모두 삼진으로 침묵하며 득점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하지만 기회를 놓친 것은 LG도 마찬가지였다. 9회말 문보경의 볼넷과 오지환의 희생번트로 1사 2루가 이어졌지만, 박동원이 3루수 땅볼에 그쳤고, 뒤늦게 3루로 쇄도하던 대주자 최승민마저 아웃됐다. 그렇게 경기는 연장으로 향했다.
연장 들어 찬스는 NC에게 먼저 찾아왔다. 11회초 박민우의 우전 안타와 박건우의 볼넷으로 무사 1, 2루가 연결된 것. 그러나 서호철이 4-6-3 병살타로 돌아서며 흐름이 끊겼다. 김성욱의 볼넷으로 계속된 2사 1, 3루에서는 김형준이 2루수 땅볼로 침묵했다.
승리의 여신은 연장 11회말 들어 LG에 미소지었다. 홍창기, 김현수의 볼넷과 오스틴의 큼지막한 중견수 플라이로 만들어진 1사 2, 3루에서 구본혁이 우익수 방면에 빗맞은 끝내기 안타를 때리며 LG에 승리를 안겼다.
LG 선발투수 엔스는 4이닝 9피안타 2사사구 2탈삼진 7실점으로 부진했다. 대신 뒤이은 최동환(2이닝 무실점)-윤호솔(0.1이닝 무실점)-김진성(1.2이닝 무실점)-유영찬(1이닝 무실점)-김유영(승, 2이닝 무실점)이 쾌투하며 실점을 억제했다. 타선에서는 단연 끝내기 안타의 주인공 구본혁(1타수 1안타 1타점)이 빛났다. 이 밖에 오스틴(5타수 2안타 1홈런 4타점), 문성주(4타수 2안타 1타점), 박동원(5이닝 2안타 1타점)도 뒤를 든든히 받쳤다.
NC 선발투수 김시훈도 2.1이닝 6피안타 4사사구 1탈삼진 5실점으로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이어 최성영(2.2이닝 무실점)-김재열(1이닝 2실점)-류진욱(1이닝 무실점)-임정호(1.1이닝 무실점)-이용찬(1.2이닝 무실점)-이준호(패, 0.1이닝 1실점)가 등판했다. 권희동(6타수 3안타 1타점)과 데이비슨(4타수 2안타 2타점), 김성욱(3타수 2안타)은 분전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경기 후 염경엽 LG 감독은 “초반 엔스가 전체적으로 피칭이 가운데로 몰리면서 어려운 경기가 됐는데, 그 상황에서 불펜들이 7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주며 승리의 발판을 만들어 줬다. 따라가야 될 점수가 필요한 상황에서 오스틴의 투런 홈런으로 경기 흐름을 우리 쪽으로 유리하게 가져올 수 있었다”면서 “11회 찬스가 만들어진 상황에서는 구본혁이 행운의 안타로 올 시즌 첫 연장승을 만들며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그러면서 염 감독은 “야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집중력을 보여준 것을 칭찬하고 싶다”며 “늦은 시간까지 귀가하지 않고 응원해 주신 팬들 덕분에 연장 승부에서 역전승을 할 수 있었다. 감사드린다”고 말한 채 그라운드를 떠났다.
승리의 일등 공신 구본혁은 “(끝내기 안타가) 꿈에 그리던 장면이었다. 예전에는 이런 기회에 절대 나가지 못하는 선수였다. 나가서 기쁘고, 좀 더 멋있게 치고 싶었는데, 행운의 안타가 돼 사실 기분은 별로 안 좋다(웃음). 멋있게 치고 싶었는데, 결과만 좋았던 것 같다“고 밝은 미소를 지었다.
이어 그는 “옛날에는 행운의 안타만 나와도 좋아했었는데, 지금은 자신감이 붙다 보니 좋은 타구를 날리고 싶다”며 “멋있게 그냥 시원하게 날리려 했는데, 먹힌 타구가 나왔다. 결과가 좋아 다행이었다”고 덧붙였다.
잠실(서울)=이한주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