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가 후반기를 시작했음에도 여전히 주전 유격수 자리에 등극한 주인공을 찾지 못했다. 두산 이승엽 감독도 이례적인 일침과 함께 20대 유격수 세 명의 분발을 요구했다.
두산은 최근 선발 유격수 자리에 변화를 주고 있다. 박준영이 꾸준히 출전 기회를 받았지만, 타격 침체를 거듭하자 전민재와 이유찬에게도 선발 출전 기회가 주어지는 분위기다. 이유찬은 7월 16일 울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1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하지만, 이유찬은 3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무기력한 결과를 냈다.
결국, 이승엽 감독은 17일 울산 롯데전에선 전민재를 9번 타자 선발 유격수로 내세웠다. 매일 선발 유격수 자리가 바뀌는 게 두산의 현실이 됐다.
이승엽 감독도 17일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을 만나 이례적인 일침 메시지를 날렸다. 이 감독은 “주전 유격수 자리를 고정하는 게 좋은 건 사실이다. 전반기 때는 누가 나가더라도 잘해서 경쟁이 잘 이뤄졌는데 후반기 때는 나가는 선수마다 기대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라며 “실망스럽기도 하다. 30대가 아니라 20대 어린 선수들이기에 조금 더 투지를 보여주고 죽고 살기로 하지 않으면 지금으로는 턱도 없다. 결과로 보여줘서 주전 자리를 차지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 감독은 조금 더 구체적인 지적도 건넸다. 이 감독은 타석에서 조금 더 끈질긴 자세를 요구했다.
이 감독은 “공격과 수비를 떠나서 타석에서 투수와 싸울 때 조금 더 끈질기게 늘어질 필요가 있다. 실수와 실패를 하더라도 그런 싸움이 돼야 하는데 전혀 싸움이 안 된다. 그런 부분에서는 성이 차지 않는 게 사실”이라고 바라봤다.
20대 유격수 세 명의 성적 모두 누군가 확연히 튀는 숫자가 아니다. 이유찬은 타율 0.275/ 28안타/ 1홈런/ 7타점, 전민재는 타율 0.271/ 38안타/ 2홈런/ 18타점, 박준영은 타율 0.232/ 36안타/ 5홈런/ 21타점을 기록 중이다.
두산 이영수 타격코치는 각자 다른 세 유격수의 장점이 고루 섞이길 바라는 마음도 내비쳤다. 이 코치는 “각자 장점이 다 다르다. 이유찬 선수는 스피드, 전민재 선수는 콘택트, 박준영 선수는 파워에 강점이 있다. 세 선수의 장점이 모두 합쳐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라며 “어린 선수들이라 멘탈을 관리하는 것도 중요할 수밖에 없다. 최대한 대화를 많이 하면서 선수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려고 한다”라며 고갤 끄덕였다.
이처럼 이승엽 감독이 기대한 그림은 17일 경기에서 나왔다. 이날 선발 유격수로 출전한 전민재는 4회 초 2사 2, 3루 기회에서 상대 선발 투수 윌커슨과 6구 승부 끝에 131km/h 슬라이더를 맞혀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2타점 적시타를 때렸다. 바가지성 안타였지만, 이 감독이 말한 끈질긴 세 차례 연속 파울 끝에 나온 결과물이라 빛났다. 전민재는 10회 초 타석에서도 상대 마무리 투수 김원중을 맞아 좌익수 왼쪽 2루타로 득점 기회를 창출했다.
비록 팀은 10회 말 끝내기 만루 홈런 허용으로 패했지만, 이날 전민재는 이승엽 감독이 원하는 활약상을 선보였다. 과연 주전 유격수 경쟁 3파전에서 어떤 선수가 앞서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울산=김근한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