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타점왕 킬러가 등장했다.
박진만 감독이 이끄는 삼성 라이온즈는 1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LG 트윈스와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2차전에서 10-5 승리를 거두며 시리즈 2승을 기록, 2015년 이후 9년 만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단 1승 만을 남겨두게 됐다.
삼성 선발 원태인은 6.2이닝 7피안타 2사사구 3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치며 데뷔 첫 포스트시즌 승리를 가져왔다. 또한 타선에서는 김헌곤과 르윈 디아즈의 활약이 빛났다. 20년 만에 동일 팀 두 명의 타자, 연타석 홈런이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김헌곤은 4타수 3안타 2홈런 4타점 2득점, 디아즈는 4타수 4안타 2홈런 3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구자욱이 부상으로 2회초 수비에 들어가기 앞서 교체됐음에도 불구하고 1차전에 이어 2차전도 매서운 타격과 데니 레예스-원태인 원투펀치의 안정적인 호투로 기선제압에 성공한 삼성이다.
위기가 없었던 건 아니다. 삼성에도 분명 위기가 있었고, LG에는 기회가 있었다. LG는 1회 선취점 그리고 9회 박해민과 김현수의 홈런이 나오기 전까지 2회부터 8회까지 무득점에 그쳤다.
7회가 두고두고 아쉬울 터. 선두타자 박동원이 중전안타로 출루했다. 박해민과 이영빈이 각각 삼진, 유격수 라인드라이브로 물러났지만 홍창기와 신민재의 연속 안타로 2사 만루를 만들었다. 원태인을 끌어내리는데 성공했다.
타석에는 오스틴 딘. 지난 시즌부터 LG 타선을 이끌고 있는 핵심 타자. 지난 시즌 139경기 타율 0.313 163안타 23홈런 95타점 87득점으로 맹활약한 오스틴은 올 시즌에는 140경기 타율 0.319 168안타 32홈런 132타점 99득점으로 더 좋은 기록을 보였다. LG 선수 최초로 3할-30홈런-100타점 기록을 완성했다. 또한 구단 역사상 최초로 타점왕에 자리했다.
오스틴을 상대하기 위해 삼성 벤치가 올린 투수는 김윤수. 삼성 팬들은 분명 기대감이 컸을 터. 이유가 있다. 지난 13일 열린 1차전. 당시 삼성은 7회초에 7-1로 앞서다가 3점을 내줬다. 4-7 추격 허용, 2사 1, 2루에서 좌완 이승현을 대신해 김윤수를 보냈다. 김윤수는 김태훈에게 멱살을 잡히며 나와 화제를 모았다.
김윤수는 다소 어수선한 상황에서도 자신의 공을 힘 있게 뿌렸다. 그 결과 오스틴을 3구 삼진 처리하며 위기를 모면했다.
이번에도 김윤수의 승리로 끝났다. 초구 시속 151km 직구를 스트라이크 존안에 정확하게 넣었다. 127km 커브 2구는 볼로 연결됐지만, 152km 직구로 오스틴을 유격수 땅볼 처리하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더그아웃에서 김윤수의 투구를 지켜보던 원태인은 김윤수와 격한 포옹을 했다.
박진만 감독은 “경기 들어가기 전 볼넷 부담이 없을 때 들어갈 준비를 했다. 점수 차가 있었고 1차전에서의 모습을 믿고 내보냈는데, 본인의 역할을 잘해줬다. 점수 차가 있었기 때문에 김윤수의 구위를 믿고 내보내 좋은 결과를 얻었다”라고 미소 지었다.
원태인도 “만루 후 오스틴 타석이라 ‘윤수 형이 올라오겠네’라고 생각했다. 막을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거기서 상대방의 흐름을 끊어 이길 수 있었다. 내려와 고맙다고 인사했다”라고 감사함을 전했다.
김윤수는 7월 중순 상무 전역 후 1군에 합류했지만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전역 직전에는 상무에서 14경기 74이닝 8승 3패 평균자책 2.43으로 호투했다. 그러나 1군 4경기 평균자책 10.13으로 부진했다.
하지만 중요한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자신의 강점인 강속구로 오스틴과 두 번의 승부를 모두 이겼다. 그는 1차전이 끝난 후 “민호 형의 사인대로 던졌는데 생각한 대로 공이 들어갔다. 그래서 좋은 결과가 있었다. 변화구도 운 좋게 존에 걸쳤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별생각 없이 올라갔지만, 잡아야겠다고만 생각했다”라고 말했었다.
김윤수는 입단할 때부터 150km가 넘는 강속구를 뿌리는 파이어볼러로 주목을 받았다. 오승환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제구가 발목을 잡았다. 2020시즌 61경기 12홀드로 커리어하이를 기록했지만 평균자책점은 4.66이었고, 볼넷도 31개로 많았다.
지금은 다르다. 시원시원한 강속구로 삼성 팬들의 야구 보는 맛에 소스를 첨가하고 있다. 김윤수의 활약을 기대해 보자.
[대구=이정원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