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체육 명수가 대한민국 구성원으로서 자격을 얻는다. 체육 명수는 인민체육인, 공훈체육인 다음으로 훌륭한 북한 스포츠 선수한테 주는 칭호다.
서울특별시 강남구 섬유센터 이벤트홀 특설링에서는 4월26일 더원 프로모션(대표 신홍균)과 일본 오하시 프로모션이 공동 주최하고 사단법인 한국복싱커미션(KBM)이 주관 및 인정하는 대회가 열린다.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나 2022년까지 북한 국가대표로 활동한 한량호(27)는 국제복싱연맹(IBF) 슈퍼플라이급(52.2㎏) 인터내셔널 챔피언 결정전(3분×10라운드)을 치른다. KBM 황현철 대표는 “한 선수가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다. 조만간 여권이 나오면 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동양태평양복싱연맹(OPBF)은 2025년 1월 한량호를 슈퍼플라이급 11위로 평가했다. 아마추어 시절 일본 무대에서 ▲도쿄농업대학교 권투부 주장 ▲관동대학리그 54㎏ 최우수선수상 ▲사회인선수권대회 57㎏ 2년 연속 우승 등 주목받았다.
북한 국적으로는 대만 타이베이컵을 제패했지만, 2023년 제19회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 본선 및 2024년 제33회 프랑스 파리올림픽 예선 국가대표팀에 잇달아 뽑히지 못하자 프로 전향을 선택했다.
한량호는 246일 만에 3연승 및 2KO로 동양태평양복싱연맹 TOP15에 들었다. 데뷔 371일 및 4경기 만의 첫 챔피언 매치를 한국에서 한다. 국제복싱연맹 슈퍼플라이급 인터내셔널 챔피언 결정전 상대는 라밀 로다(25·필리핀)다.
‘산케이스포츠’ 등 유명 신문이 IBF 슈퍼플라이급 인터내셔널 타이틀매치 오사카 기자회견에 취재진을 보내는 등 일본 관심도 상당하다. 한량호는 “확실히 챔피언 벨트를 가져와 앞을 내다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인터내셔널 타이틀을 획득하면 국제복싱연맹 슈퍼플라이급 15위 안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승리는 물론이고, KO로 이겨 세계랭킹 입성 자격을 보여주겠다는 한량호의 각오다.
라밀 로다는 7승 2무 1패 및 KO 4승 무패를 기록 중이다. 필리핀복싱연맹 슈퍼플라이급 챔피언 등극 137일 만에 커리어 가장 중요한 시합을 하게 됐다.
북한국가대표로 아마추어 국제대회 경험이 있는 한량호와 달리 라밀 로다는 이번 한국 경기가 첫 해외 출전이다. 승부에 있어 실력 못지않은 변수가 될 수 있다.
한량호는 “나 또한 프로복싱 입문 후 일본에서만 뛰다가 이번은 대한민국이지만, 아마추어 국제대회에 참가했던 만큼 (라밀 로다가 아닌) 나에게는 불안 요소가 아니다”고 밝혔다.
“조국에서 프로 4번째 시합이 결정됐다. 첫 챔피언 벨트를 따기에 적합한 장소”라며 서울 대회 의미를 밝힌 개인 SNS 게시물을 통해 더 솔직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 한국은 한량호한테 ‘원정경기’가 아니라는 얘기다.
한량호는 “요즘 왼손 감각이 좋다. 레프트 펀치로 라밀 로다를 때려눕히고 싶다”며 국제복싱연맹 슈퍼플라이급 인터내셔널 챔피언 결정전 KO승을 다짐했다.
[강대호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