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더 한 수술도 이겨냈으니까” 토미 존 이후 첫 풀시즌 준비하는 원종현의 각오 [MK인터뷰]

프로야구에 사연 없는 선수가 어딨겠냐만, 키움히어로즈 우완 원종현(37)은 누구보다 굴곡 많은 커리어를 가진 선수다.

지난 2년은 팔꿈치 인대를 재건하는 토미 존 수술 이후 재활과의 오랜 싸움을 벌였다. 최근 토미 존 수술은 야구계에서 흔한 수술이 됐지만, 결코 가벼운 수술은 아니다. 살과 근육을 찢는 큰 수술이다.

“투수에게는 이보다 더 큰 수술은 없다고 생각한다.” 지난 15일(한국시간) 키움 스프링캠프가 진행중인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의 애리조나 애슬레틱 그라운드에서 만난 원종현은 수술 후 재활과 싸워야 했던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이같이 말했다.

원종현은 토미 존 수술 이후 첫 풀타임을 준비하고 있다. 그의 오른 팔꿈치에 수술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다. 사진(美 메사)= 김재호 특파원
원종현은 토미 존 수술 이후 첫 풀타임을 준비하고 있다. 그의 오른 팔꿈치에 수술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다. 사진(美 메사)= 김재호 특파원

신인 시절 한 차례 토미 존 수술을 받았던 그는 이번이 두 번째 수술이다.

그는 두 팔을 번갈아 보면서 “처음에는 이쪽(왼쪽) 인대를 뗐다. 그다음에 오른쪽 손목 인대를 쓰려고 했는데 인대가 너무 얇아서 쓰지를 못했다. 그래서 햄스트링에 있는 인대를 뗐다”며 수술 내용에 관해 설명했다.

무덤덤하게 말을 이어갔지만, 일반인은 상상조차 하기 힘든 수술 내용이다. 그는 “시간을 견디는 것도 힘들었지만, 수술 자체도 정말 힘들었다. 두 번째 수술이라는 것도 힘들었고, 다리에서 인대를 떼서 다시 재활해야 한다는 것, 그것 자체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돌이켜보면, 그의 커리어는 시련과 극복의 연속이었다. LG트윈스에서 프로 선수 생활을 시작했지만, 팔꿈치 부상으로 많은 기여를 하지 못하고 경찰청에 입대했다.

군 복무를 마친 뒤에는 신고선수로 NC다이노스에 입단, 팀의 간판 불펜으로 거듭났지만 2015년 캠프 도중 대장암 판정을 받았다.

수술 이후 다시 마운드에 복귀, 다시 팀의 필승조 위치에 오른 그는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2019년 프리미어12에서 국가대표로도 출전했고 2020년에는 NC의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에도 힘을 보탰다.

원종현은 지난 2020년 NC의 창단 첫 우승에 기여했다. 그러나 그의 커리어에는 늘 빛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사진= MK스포츠 DB
원종현은 지난 2020년 NC의 창단 첫 우승에 기여했다. 그러나 그의 커리어에는 늘 빛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사진= MK스포츠 DB

2022년 11월에는 키움과 4년 25억에 FA 계약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그러나 또다시 시련이 찾아왔다. 2023시즌 팔꿈치 부상이 다시 찾아왔고 그해 8월 커리어 두 번째 토미 존 수술을 받았다.

그는 “시련이 계속해서 오는 거 같다”고 말하면서도 “그때마다 또 잘 이겨냈다. 그래서 여기까지 온 거 같다”며 자신의 커리어를 돌아봤다.

이전에는 더 큰 시련도 이겨냈던 그는 “팔꿈치 수술이야 투수에게 힘든 수술이지만, 지금까지 내가 야구를 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내게는 고마운 일이다. 그렇기에 잘 견딜 수 있을 거라 생각하며 버텼던 거 같다. 한때는 야구를 그만둘 생각까지 했었다. 내가 그만둔다기보다 기회가 없어서 못 할 뻔했다. 그런 일까지 다 겪어봤었다”며 이전의 시련들을 생각하며 지금을 이겨내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 가지 위안이 있다면 지난해 시즌 후반 마운드에 복귀, 몇 차례 등판을 소화했다는 것이다. 현재 연습 경기에 맞춰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는 그는 “작년에 몇 경기 출전한 덕분에 심리적으로, 육체적으로 준비하는데 더 수월한 거 같다”며 지난 시즌 실전 경험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토미 존 수술 이후 첫 번째 풀타임 시즌을 준비중인 그는 “개인적인 목표는 5~60경기 정도 등판하는 것”이라며 건강한 모습으로 꾸준히 활약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원종현은 키움 투수진 최고참으로서 책임감을 드러냈다. 사진= MK스포츠 DB
원종현은 키움 투수진 최고참으로서 책임감을 드러냈다. 사진= MK스포츠 DB

어느덧 키움 투수진에서 가장 베테랑의 위치에 오른 그는 “어린 선수들이 다들 열심히 한다. 열정이 있어서 나도 덩달아 열심히 하게 된다”며 젊은 선수들의 에너지를 받으며 시즌을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2년간 많은 것을 보여주지 못했던 그는 “그동안 쉬었으니까 이제 역할을 해야 한다. 그만큼 또 열심히 준비를 잘했다”며 2025시즌에 대한 각오를 드러냈다.

키움은 이번 시즌 주전들의 이탈로 약체로 평가받고 있지만, 그의 생각은 달랐다. “남들이 하는 얘기는 잘 듣지 않는다”며 말을 이은 그는 “우리끼리는 분위기가 좋다. 하다 보면 팀이 잘 뭉칠 것이다. 시즌을 치르면 또 모르는 것”이라며 다가오는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의 목소리에는 강한 자신감과 의지가 묻어났다.

[메사(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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