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1부 역사 이름 새겼다! ‘기다림의 미학’ 황병근의 메시지…“포기하지 말 것, 항상 최선을 다할 것” [MK안양]

축구에서 가장 많은 기다림이 필요한 포지션은 골키퍼다. FC안양의 황병근은 기다림 끝에 잡은 기회에서 팀의 1부 리그 역사 첫 홈경기 승리를 써내렸다.

안양은 지난 6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강원FC와 하나은행 K리그1 2025 7라운드 홈경기에서 최규현, 토마스의 연속골로 2-0 완승을 거뒀다. 감격스러운 안양의 시즌 첫 홈경기 승리이자, 1부리그 첫 홈경기 승리였다. 앞서 김천상무(1-3), 전북현대(0-1)에게 패하며 아쉬운 경기를 맞았지만, 시즌 3번째 승리와 함께 홈에서 승전고를 울리며 포효했다.

이번 경기 승리로 한숨을 돌린 안양이다. 안양은 3승 4패(승점 9)로 8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경기 전까지 11위로 꼴등 추락 위기에 놓였지만, 직전 패배를 빠르게 끊어내며 곧바로 반등 기회를 잡았다. 순위 반등으로 중위권으로 오르며, 타 팀들의 추격을 피하고 상위권 진입 기회까지 잡았다.

황병근. 사진=김영훈 기자
황병근. 사진=김영훈 기자

안양의 역사적인 순간에는 최규현, 토마스가 골망을 흔들며 주인공이 됐지만, 묵묵히 자신의 할 일을 이어가며 버팀목이 된 선수가 있었다. 바로 골키퍼 황병근이다. 황병근은 올해 안양으로 합류했다. 2015년 전북현대 입단해 2016년 프로 데뷔 후 상주상무(현 김천상무), 부산아이파크에서 활약한 11년 차 베테랑이다. 대체로 그는 서브 골키퍼에 머물렀다. 현재까지 황병근은 프로 통산(K리그1, 2) 43경기에 출전해 16번의 클린시트를 기록했다.

황병근은 이번 경기 안양 이적 후에 첫 경기 출전이었다. 직전 전북전에서 주전 골키퍼 김다솔이 다이렉트 퇴장을 당하며 2경기 나설 수 없게 됐다. 유병훈 감독은 골키퍼 자리에 고민 끝에 황병근은 선택했다. 황병근은 오랜만에 출전에도 불안함 없이 안정된 모습을 보여줬고, 심지어 강원의 날카로운 슈팅을 몇 차례 막아내는 선방쇼까지 보여주며 팀 승리에 크게 힘을 보탰다.

경기 후 황병근은 “안양 데뷔전이었다. 다들 축하해줬고, 고생했다고 말해줬다. 팀원들이 많이 도와줬기에 이길 수 있었다. 진짜 감사하다”라고 인사를 건넸다.

황병근은 지난해 9월 부산 소속으로 경남FC전을 치른 뒤 약 7개월 만에 경기에 나섰다. 오랜만에 출전에 긴장감이 컸을 것. 황병근은 “긴장보다는 부담이 있었다. 홈에서 이기지 못하고 있었다. 경기 전까지 2승이었는데, 모두 원정승이었다. 팬들께서 이렇게 홈 경기에 많이 찾아주시는데, 못 이기고 있어서 부담감이 컸다. 아마 모든 선수들이 같은 생각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저도 많은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 오늘 그런 부분이 잘 나온 것 같아서 다행이다. 동료들 덕분에 긴장을 풀고 잘 이겨냈다”라고 말했다.

주전 골키퍼 김다솔을 대신해 안양 1부 리그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쓴 황병근이다. 황병근은 “(승리) 저 혼자한 것이 아니다. 우리 팀이 가져간 것이다. (김)다솔이 형은 워낙 오래 전부터 알고 지냈던 사이다. 형이 있어서 좋은 부분이 있다. 저도 동생이지만, 언제나 경쟁자라는 마음으로 훈련한다. 그러면서 팀 내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가려고 하는 것 같다. 그러면서도 다솔이 형으로부터 배우려고 하고 있다. 항상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 중이다”라고 답했다.

오랜만에 뛴 만큼 많은 이들의 축하를 받은 황병근이다. K리그1 무대는 약 4년 만에 밟았다. 황병근은 “앞서 사전 인터뷰에서 세어보니 4년 전이라더라. 시간이 그렇게 흘러갔구나 생각했다”라며 “여전히 전북 선수들과 친하게 지낸다. 어제 전북이 대전을 꺾었더라. (홍)정호 형한테 축하한다고 메시지 보냈더니 형이 ‘이제 안양 차례야’라고 해주셨다. 큰 힘이 됐던 것 같다. 잘 돼서 다행이다”라고 했다.

이어 “오늘 승리했지만, 이제 리그가 시작됐다. 여전히 많은 경기가 남아있다. 시즌 전 우리 팀이 생각했던 목표와 제 개인적인 목표를 이룰 수 있게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라고 각오했다.

끝으로 황병근은 오랜 기간 서브 골키퍼로 있던 만큼 모든 골키퍼에게 귀감이 될 말을 전했다. 황병근은 “꼭 전하고 싶은 말들이 많다. 저뿐만 아니라 프로 선수를 하면서도 많은 고민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골키퍼는 ‘기다림의 미학’이라고 생각한다. 힘들고, 지치지만 해오던 것을 계속해서 해간다면 분명히 좋은 기회들이 올 것이다. 그러니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계속 버티면 분명히 기회를 받고, 주전 자리를 차지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니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제가 말할 위치는 아니지만, 그래도 많은 시간을 서브 골키퍼로 있기에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다. 꼭 다 잘됐으면 좋겠다”라고 응원했다.

그러면서 “저 역시 이 한 경기 이겼다고 제가 주전이 되는 것을 아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한다. 다솔이 형뿐만 아니라 함께하는 골키퍼 4명이 모두 항상 경쟁할 것이다. 경쟁에서 지지 않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경기에 나서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라며 “(2연승에 대한 질문에) 궁금하면 포항 원정에 오셨으면 좋겠다. 좋은 모습 다시 보여드리겠다”라고 덧붙였다.

[안양=김영훈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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