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축구대표팀이 칼을 빼 들었다. 한때 한국 축구대표팀의 후보로 언급됐던 헤수스 카사스 감독을 경질했다.
이라크축구협회(IFA)는 15일(한국시간) 카사스 감독과 코칭스태프진의 경질을 발표했다.
이리크축구협회는 공식 성명을 통해 “협회는 스페인 출신 카사스 감독과 그의 코치진을 경질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국제축구연맹(FIFA)의 선수 상황과 이적에 관한 조항 14조에 따른 결정이다. FIFA에 이를 보고 했고, 적법한 절차에 따라 보장받고 있다”라고 전했다.
카사스 감독은 이라크를 아시아축구의 새로운 복병으로 떠오르게 만든 지도자다. 그는 2003년 현역 은퇴 후 지도자의 길을 밟았다. 스페인 카디스, 에이바르 등을 거쳐 2010년에는 명문 바르셀로나의 경기 분석관, 스카우터 등으로 활동했다. 2018년에는 스페인 대표팀 수석코치로 현재 이강인의 스승인 루이스 엔리케 감독을 보좌하기도 했다.
이후 지난 2022년 이라크의 지휘봉을 잡았다. 카사스 감독은 부임 후 2023 아라비안 걸프컵 우승, 2023 카타르 아시안컵 16강 등의 성적을 남기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한국 차기 국가대표팀 감독 후보로고 거론된 바 있다. 아시아축구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경험 등 적합한 후보군 중 한 명으로 자주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이라크와의 계약 기간이 남아 있어 위험 부담이 컸다. 막대한 위약금을 지불해야 할 수 있기에 큰 진전 없이 후보로만 남게 됐다.
이후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에서 한국과 함께 B조에 편성됐다. 이라크는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의 가장 큰 난적으로 평가받았다. 예상대로 이라크는 한국에 이어 2위 자리로 바짝 추격해 왔다. 이라크는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열린 오만~쿠웨이트~팔레스타인~한국~요르단~오만전에서 3승 2무 1패를 기록헀다. 유일한 패배는 홍명보호와의 맞대결이었다.
하지만 2025년 들어서 부진하기 시작했다. 2025 걸프컵에서 1승 2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고, 지난 3월 A매치에서는 쿠웨이트와 2-2로 비기고, 팔레스타인에게 1-2로 패했다. 202년 들어 치른 5경기에서 1승 1무 3패를 기록했다.
월드컵 직행 티켓 또한 장담하지 못하게 됐다. 2026 북중미 월드컵은 참가국이 기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증가하며 아시아 3차 예선 조 1~2위에게 직행 티켓이 주어지고, 3~4위는 4차 예선을 치러야 한다. 이라크가 2위 자리를 굳힐 것으로 예상됐지만, 3월 A매치 부진과 3위 요르단의 상승세로 이라크는 선두 한국(승점 16), 2위 요르단(승점 13)에 밀려 3위(승점 12)에 머물게 됐다.
결국, 이라크축구협회는 카사스 감독과 경질을 선택했다. 오는 6월 A매치를 앞두고 변화를 통해 반등을 노리겠다는 심산이다.
이라크에게 6월 일정을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9차전 홈에서 홍명보호와 맞대결을 펼친 후 요르단 원정길에 오른다. 조 1, 2위와 연달아 맞붙는 일정이다. 두 팀을 직접 꺾고 월드컵 직행 티켓 희망을 잡고자 한다.
한편, 홍명보호 또한 오는 6월 이라크전이 중요하다. 당초 3월 A매치에서 2연승을 통해 월드컵 진출 조기 확정을 노렸지만, 실패했다. 다행히 이라크가 팔레스타인에게 덜미를 잡히며 운이 따랐다. 다가오는 이라크전에서 무승부 이상의 기록만 거둔다면 월드컵 진출을 확정한다.
[김영훈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