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가 7만 4000km를 오가며 대한민국 대표팀과 바이에른 뮌헨에서 혹사 당하는 사이 당한 부상으로 점프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몸 상태를 주장이 제기됐다.
독일 언론 빌트는 17일(이하 한국시간) ‘김민재는 바이에른 뮌헨의 아킬레스건’이라는 제하의 뉴스 보도를 통해 김민재가 현재 점프를 제대로 하지 못할 정도의 몸 상태라는 의혹을 주장했다.
빌트는 우선 앞서 김민재가 지난 17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의 주세페 메아차에서 열린 인터밀란과의 2024-25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2-2 무승부를 기록한 경기에서 헤딩 경합을 구체적으로 문제 삼았다.
빌트는 “김민재는 이 경기서 2차례의 치명적인 실수를 범했다. 해당 경기에서 김민재는 헤딩 경합에서 두 차례 졌다. 먼저 1-1인 상황에서 패했고, 그 다음은 벤자민 파바르를 상대로 1-2였던 상황 경합에서도 패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날 김민재는 최근 이어진 부상과 컨디션 저하 등의 어려움 속에 선발 출전했지만 실점에 빌미가 된 치명적인 실책 등을 범하면서 65분만에 교체됐다. 이런 김민재에게 빌트가 평점 6점을 매긴 것은 물론 독일 언론은 최하점을 매겼다. 통합 스코어에서 뒤지면서 챔피언스리그 8강에 탈락한 것의 원흉을 김민재의 탓으로 삼는 보도 또한 쏟아졌다.
빌트는 나아가 2023-24시즌 뮌헨이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1차전 2-2 무승부에 그쳤을 당시 실책도 꼬집었다. 그 당시 김민재는 상대 공격수의 뒷공간 돌파를 허용해 실점을 내줬고, 페널티킥 반칙을 범하기도 했다.
이 기억을 다시 되살린 빌트는 “특히 씁쓸한 점은 김민재가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1차전 레알과의 경기에서도 두 번의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러 바이에른 뮌헨의 결승 진출을 좌절 시켰다는 점”이라며 “당시 토마스 투헬 감독이 원하던 선수이자 나폴리에서 5000만 유로의 이적료로 넘어왔던 수비수는 감독의 공개 질책을 받기도 했다”고 꼬집었다.
당시 투헬 감독은 “김민재가 두 번이나 욕심을 부렸다. 특히 두 번째 실수에선 그렇게 공격적으로 수비할 필요가 없다. 김민재는 자신의 행동에 너무 많은 것을 원한다”고 김민재를 공개 질책한 바 있다. 빌트는 이런 투헬 감독의 저격을 다시 언급하기도 했다.
또한 빌트는 “‘수비 괴물’(이탈리아에서 이렇게 별명이 붙음)은 항상 최선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는 도르트문트와의 분데스리가 더비서도 실수를 했고, 최고 경기서 또 다른 실수가 발생했다”며 거듭 김민재의 빅경기 치명적인 실수들을 짚어나갔다.
무엇보다 빌트는 “김민재가 때때로 실제 가능한 점프 높이만큼 점프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그것이 현재 문제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빌트는 그 문제가 기량 탓이 아닌 부상 문제라고 설명했다. 해당 매체는 “2024년 10월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와의 3-3 무승부 이후로 한때 세리에 A 최고의 수비수의 모습이었던 김민재가 아킬레스건에 지속적인 문제를 안고 제대로 된 컨디션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면서 “김민재는 팀을 돕기 위해 몇 달 동안 이를 악물었다. 김민재는 이미 이번 시즌 42경기에 출전했다. 휴식은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단 4경기만 결장할 수 있었다. 2350만 유로를 받은 이토 히로키(3차례 중족골 골절)와 다요 우파메카노(왼 무릎 수술 이탈)의 부상 시즌 아웃으로 항상 경기에 뛰어야 했다”며 김민재의 고난을 문제로 삼았다.
실제 이런 상황을 두고 홍명보 국가대표팀 감독이 뮌헨에 공개적인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약 한 달전인 지난 3월 A매치 당시 홍명보 감독은 김민재를 아킬레스건 부상 회복 사유로 소집하지 않으며 “뮌헨 구단이 충분히 부상을 예상할 수 있었음에도 선수의 부상을 막기 위해 충분하게 보호하지 않았다”며 비판했다.
빌트 역시 이런 홍명보 감독의 인터뷰를 다시 전하며 “김민재가 클럽과 국가대표팀의 핵심 선수이지만 바이에른 뮌헨이 그 경고신호를 무시했다”며 구단 보드진의 혹사가 현재 김민재의 부상과 컨디션 저하로 이어졌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빌트는 “한가지 확실한 것은 뮌헨의 스포츠디렉터인 크리스토퍼 프로인트는 최근 여름 이적 시장에서 ‘중앙 수비수 영입 계획이 없다’고 밝혔지만 이젠 그 어느때보다 김민재가 뮌헨에 적합한 선수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며 거듭 김민재의 잔류 가능성에 대한 불만을 제기했다.
문제는 이같은 노골적인 의혹 제기에도 김민재가 좀처럼 남은 시즌 기량을 회복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휴식을 갖기 어려운 상황이란 점이다.
앞서 국제프로축구선수협회(FIFPRO) 역시 이런 김민재의 혹사 상황을 지적하기도 했다. FIFPRO는 16일(현지 시간) SNS를 통해 “김민재가 아킬레스건 염증에도 올 시즌 대부분의 경기를 뛰고 있다. 아킬레스건염증은 너무 많은 경기를 뛴 것과 관련이 있다”면서 “김민재는 소속팀과 국가대표팀을 오가며 2024-25시즌 55경기에 출전했다. 그는 앞으로 70경기 내외를 뛸 것으로 보인다”면서 구체적으로 김민재의 현재 부상 원인을 혹사로 못박았다.
그러면서 FIFPRO는 “김민재가 국경을 넘어 이동한 것만 20차례로 7만4000㎞를 이동했다. 김민재는 올 여름에도 국제축구연맹(FIFA) 2026 북중미월드컵 예선과 클럽월드컵에 참여해야 하기에 다음 시즌을 앞두고 휴식할 시간이 매우 부족하다. 그에게 안전장치가 없다면 앞으로 부상에 대한 부담과 우려는 계속해서 더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처럼 김민재가 혹사 속에서 소속팀과 대표팀을 위해 희생하면 할수록 개인에게는 더 큰 고난과 어려움이 예고된 상황이다. 그런데도 2년 연속 바이에른 뮌헨의 가장 중요한 일정인 챔피언스리그 경기서 결정적인 실수를 범하면서 소속팀 서포터들이나 현지 언론에게서 지지를 받기 어려워졌기에 더욱 안타깝기만 한 김민재의 현 상황이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