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가 4연패 수렁에 빠지면서 7위까지 추락했다.
무더위가 시작됐지만 지금 삼성에게서는 과거 왕조 시절 ‘여름성’이라 불렸던 끈질긴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되레 삼성은 이달 10일 마지막으로 3위를 찍은 이후 7위까지 순위가 수직 하락했다.
지난 주 삼성은 한 차례 우천 취소를 포함해 5경기서 1승 4패라는 최악의 성적에 그쳤다. 특히 26일 대구 한화전 패배 이후 떠난 27~29일 고척 키움 3연전서 스윕을 당하며 모두 내준 것이 매우 뼈아팠다. 반대로 3경기서 최하위 키움은 삼성에게 첫 스윕 시리즈를 거뒀다.
특히 삼성은 이번 시리즈 전까지 키움을 상대로만 무려 11연승을 달리며 천적의 모습을 보였다. 그런 와중에 키움에게 시리즈 스윕을 당한 첫 상대라는 굴욕을 당한 것은 물론 최근 기세가 한풀 꺾인 모습이다. 지난 6월 초 10년만의 7연승을 거두는 등 점차 무더워지는 날씨에 더욱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란 기대는 온데간데 없다.
무엇보다 순위 경쟁팀들의 기세가 반대로 뜨거운 반면 삼성은 오히려 힘에 부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게 가장 아쉬운 대목이다.
실제 삼성이 3위까지 치고 올라가면서 뜨거운 순위 경쟁을 펼쳤던 당시 인접한 위치인 2위에서 치열하게 경쟁했던 한화 이글스는 이달 15일 첫 1위로 올라선 이후 꾸준히 선두를 수성 중이다. 거기에 삼성을 끌어내리고 새로운 3위가 된 롯데 자이언츠 또한 꾸준히 2위 LG를 위협 중이다. LG 또한 선두권 경쟁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거기에 KIA 타이거즈 또한 최근 순위를 4위까지 끌어올리며 본격적인 선두권 경쟁에 뛰어들었다. SSG 랜더스와 KT 위즈도 꾸준히 5위 경쟁을 펼치고 있는 이런 형국에서 삼성만 유일하게 오히려 승률이 5할에 가까워지고 있다.
29일 4연패를 당하면서 삼성의 시즌 성적은 39승 1무 39패로 정확하게 승률 5할이 됐다. 여기서 나쁜 흐름을 빨리 끊어내지 못한다면 자칫 시즌 초반 최악의 분위기를 걱정했던 때로 돌아갈 수 있다.
이제는 너무나 멀어 보이는 시기지만 과거 삼성은 2010년대 초중반 왕조시절 여름만 되면 두터운 뎁스와 투지, 뛰어난 경기력을 바탕으로 타 팀이 무력한 사이 압도적인 모습으로 치고 올라가는 강팀의 모습을 수차례 보여준 바 있다.
반면 올해 삼성은 시즌 시작 전부터 수면 위로 불거진 고위 프런트와 코칭스태프간의 불화와 팀 내부의 내홍이 드러나면서 엇박자 속에 출발했다. 시즌 시작 이후에도 삼성은 수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오락가락하는 경기력으로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모습이다.
훌륭한 시즌을 보내고도 수많은 부상자가 발생하면서 힘들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경쟁 팀들의 기세가 삼성보다 훨씬 더 무섭다는 점은 더 큰 고민이 될 수 있다. 삼성은 언제 여름의 포효를 시작할 수 있을까.
[김원익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