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아스크렌의 ‘키다리 아저씨’는 데이나 화이트 UFC 대표였다.
아스크렌은 지난 6월, 중증 폐렴 증세로 병원에 입원했다. 상태는 생각보다 심각했다. 양쪽 폐 이식 수술을 해야 했을 정도. 불행 중 다행히 아스크렌은 의식을 되찾았고 건강을 회복하는 모습을 팬들 앞에 드러냈다.
아스크렌은 “기억이 하나도 없다. 완전히 백지 상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혀 몰랐다. 아내의 일기를 읽었는데 영화 같더라. 말도 안 될 정도였다. 무려 4번이나 심정지를 겪었다고 하더라. 약 20초 정도 멈췄다고 한다”고 이야기했다.
이후 “나는 스스로 연민을 느꼈다. 담배 한 번 한 적 없고 마리화나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왜 내 폐가 이렇게 됐는지…. 매일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일이 없고 내게 생긴 건지 말이다”라며 “하지만 이제 알게 됐다. 이런 일이 일어난 건 결국 일어난 것이다. 화를 내고 불평할 수 있지만 그건 아무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금 내 상황을 바꿀 수 없고 이제는 앞으로 나아가는 수밖에 없다. 나는 더 이상 스스로 불쌍하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곧 병원을 나갈 예정이다. 모두 좋은 하루가 되기를”이라고 말했다.
아스크렌은 건강을 되찾고 있지만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바로 막대한 병원비가 걸려 있었다는 것. 그가 중증 폐렴 문제를 안고 있을 때 보험사는 수술비 지급을 거부했다. 결국 개인 비용으로 치료를 했어야 할 아스크렌이다.
양쪽 폐 이식 수술 비용은 약 230만 달러로 알려져 있다. 미국 의료계에 있어 가장 고가의 수술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아스크렌에게는 엄청나게 부담이 되는 비용. 이때 복싱 매치를 함께했던 제이크 폴이 50만 달러를 기부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으나 공식적으로 밝혀진 바는 없다.
하나, 아스크렌을 몰래 도운 ‘키다리 아저씨’가 있었다. 바로 화이트 대표였다. 과거 아스크렌과 불편한 관계였던 그가 치료를 위해 막대한 병원비를 지불했다는 사실은 놀라웠다.
화이트 대표는 지난 13일(한국시간)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이후 “나는 원래 이런 이야기를 잘 안 하려고 한다. 그래도 맞다. 내가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아스크렌의 소식을 듣자마자 그의 아내에게 연락해 ‘필요한 게 있으면 언제든지 말해달라’고 했다. 그리고 나는 실제로 도왔다. 근데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이건 우리 사이의 문제다. 하지만 맞다. 내가 했다”고 덧붙였다.
사실 화이트 대표는 MMA 커뮤니티에서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조용히 지원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주에는 PFL 직원의 유가족에게 조용히 기부한 적도 있다.
한편 아스크렌의 라이벌이었던 호르헤 마스비달은 SNS를 통해 진심 어린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그는 “이건 단 하나뿐인 아스크렌에게 보내는 메시지다. 잘 지내고 있나, 형제여. 우리는 옥타곤 안에서 라이벌이었으나 신의 축복이 함께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미국에 돌아가면 직접 가서 악수하고 함께 기도하고 싶다. 넌 틀림없는 전사야, 형제여. 지금 네가 겪고 있는 일은 진짜 영감을 주는 이야기야. 꼭 회복해서 손을 맞잡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더했다.
이외에도 다니엘 코미어는 “우리는 널 사랑한다! 넌 진짜 파이터다. 지금도 싸우고 있다. 너를 아직 곁에 둘 수 있기에 신에게 감사하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마이클 챈들러는 “사랑한다. 넌 내가 만난 사람 중 가장 강인한 남자였다. 넌 항상 날 믿어줬고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있는 것도 모두 네 덕분이다. 정말 자랑스러운 친구야”라고 언급했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