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가을무대로 돌아온 독수리 군단의 비상이 시작됐다. 한화가 플레이오프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화 이글스는 18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1차전에서 박진만 감독의 삼성 라이온즈를 9-8로 격파했다.
정규리그에서 2위(83승 4무 57패)에 오르며 플레이오프로 직행한 한화는 이로써 한국시리즈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됐다. 역대 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 확률은 무려 76.5%(26/34) 달한다. 지난 2018년 이후 7년 만에 나선 가을무대였지만, 긴장하지 않고 첫 경기에서 승전보를 써냈다.
반면 삼성은 좋았던 분위기가 한풀 꺾이게 됐다. 정규리그 4위(74승 2무 68패)를 마크한 뒤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플레이오프에서 각각 5위 NC 다이노스(71승 6무 67패), 3위 SSG랜더스(75승 4무 65패)를 눌렀지만,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기회는 한화에게 먼저 다가왔다. 1회말 리베라토의 유격수 방면 내야 안타와 문현빈의 2루수 땅볼, 노시환의 좌전 2루타로 2사 2, 3루가 연결된 것. 단 채은성이 좌익수 파울 플라이로 돌아서며 득점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위기를 넘긴 삼성은 2회초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디아즈의 중전 안타와 김영웅의 우전 2루타로 완성된 무사 2, 3루에서 이재현이 우중월로 향하는 2타점 적시 2루타를 때렸다. 직후 나온 상대 우익수의 송구 실책과 김태훈의 삼진으로 이어진 1사 3루에서는 강민호가 중견수 방면 희생플라이를 쏘아올렸다.
한화도 보고만 있지 않았다. 2회말을 빅이닝으로 장식하며 단숨에 역전했다. 하주석의 우전 안타와 김태연의 좌전 안타, 최재훈의 2루수 땅볼, 심우준의 3루수 땅볼에 이은 3루주자 하주석의 홈 태그 아웃으로 만들어진 2사 2, 3루에서 손아섭이 투수 방면으로 향하는 1타점 적시 내야 안타를 쳐냈다. 삼성 가라비토가 타구를 잡은 뒤 홈으로 송구했지만, 포수 강민호의 태그보다 슬라이딩을 시도한 김태연의 손이 더 빨리 홈 플레이트를 쓸고 지나갔다.
한 번 불 붙은 한화 타선의 화력은 좀처럼 식을 줄 몰랐다. 리베라토의 볼넷으로 계속된 2사 만루에서 문현빈이 우측 몬스터 월 상단을 직격하는 3타점 적시 2루타를 터뜨렸다. 상대 투수의 폭투로 이어진 2사 3루에서는 노시환도 1타점 좌전 적시타를 날렸다.
삼성도 만만치 않았다. 3회초 다시 경기 균형을 맞췄다. 김지찬의 좌중월 안타와 김성윤의 중전 안타로 연결된 무사 1, 3루에서 구자욱이 폰세와 투구 간 인터벌 및 피치클락으로 치열한 신경전을 벌인 끝에 좌익수 방면 희생플라이를 쳤다. 디아즈의 삼진과 김성윤의 2루 도루로 계속된 2사 2루에서는 김영웅도 1타점 우전 적시타를 때렸다.
기세가 오른 삼성은 4회초 리드를 잡았다. 선두타자 김태훈이 비거리 120m의 우월 솔로 아치를 그렸다.
하지만 한화는 이대로 흐름을 내줄 생각이 없었다. 6회말 선두타자 심우준이 우전 2루타로 물꼬를 트자 손아섭이 1타점 중전 적시 2루타를 날렸다. 리베라토의 우전 안타 및 상대 우익수의 송구 실책, 문현빈, 노시환의 삼진으로 완성된 2사 2, 3루에서는 채은성이 2타점 우전 적시타를 작렬시켰다.
여유가 생긴 한화는 8회말 한 점 보탰다. 문현빈의 볼넷과 노시환의 중전 안타로 만들어진 2사 1, 3루에서 채은성이 1타점 좌전 적시타를 터뜨렸다.
다급해진 삼성은 9회초 이재현의 비거리 120m 우중월 솔로포와 이성규의 1타점 좌전 적시타로 2점을 만회했지만, 거기까지였다. 그렇게 한화는 76.5%의 확률을 거머쥐게 됐다.
한화는 선발투수 폰세(승, 6이닝 7피안타 1피홈런 1사사구 8탈삼진 6실점 5자책점)가 주춤했지만, 뒤이은 문동주(홀, 2이닝 무실점)-김서현(0.1이닝 2실점)-김범수(세, 0.2이닝 무실점)가 효과적으로 삼성 타선을 봉쇄했다. 특히 문동주는 최고 구속 161.6km를 찍으며 올 시즌 KBO리그 최고 구속을 기록했다.
타선에서는 단연 결승타의 주인공 채은성(5타수 3안타 3타점)이 빛났다. 이 밖에 손아섭(4타수 2안타 2타점), 문현빈(4타수 2안타 3타점), 노시환(5타수 3안타 1타점)도 뒤를 든든히 받쳤다.
삼성은 믿었던 불펜 자원 배찬승(0이닝 2실점 1자책점)의 부진이 뼈아팠다. 김영웅(3타수 2안타 1타점)과 이재현(4타수 2안타 1홈런 3타점), 김태훈(3타수 1안타 1홈런 1타점)은 분전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대전=이한주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