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는 (팀이) 더 높은 순위에 있는 상황에서 11번째 골든글러브에 도전하도록 하겠다.”
양의지(두산 베어스)의 시선은 벌써 2026시즌으로 향해 있었다.
지난 2006년 2차 8라운드 전체 59번으로 두산의 부름을 받은 양의지는 2019~2022시즌 NC 다이노스를 거친 뒤 2023시즌부터 다시 두산에서 활약 중인 우투우타 베테랑 포수 자원이다. 통산 1963경기에서 타율 0.310(6358타수 1968안타) 282홈런 1195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92를 적어냈다.
올해에도 존재감은 컸다. 130경기에 나서 타율 0.337(454타수 153안타) 20홈런 89타점 OPS 0.939를 기록, 9위(61승 6무 77패)에 머문 두산의 자존심을 지켜줬다. 그 결과 양의지는 9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 볼룸에서 열린 2025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포수 부문 황금장갑을 낄 수 있었다.
양의지가 골든글러브를 받은 것은 이번이 개인 10번째다. 2014년 첫 수상을 시작으로 2015, 2016, 2018, 2019, 2020, 2022, 2023년에 포수 부문에서 수상했으며, 2021년에는 지명타자 부문에서 황금장갑을 수상했다.
2023년 포수 부문에서 통산 8번째 포수 부문 수상을 기록하며 이미 역대 포수 최다 골든글러브 기록을 경신한 양의지는 이번 시상식에서 또 하나의 트로피를 추가, 이승엽(전 삼성 라이온즈) 전 두산 감독이 보유한 역대 최다 10회 수상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시상식이 끝난 뒤 만난 양의지는 “올해는 팀이 9등에 머문 상황에서 10번째 골든글러브를 받았다. 내년에는 높은 순위에서 11번째 골든글러브에 도전하도록 하겠다”고 밝은 미소를 지었다.
이어 “제가 (NC에 있던 시기) 창원에서는 집이 좀 커서 (골든글러브 및 트로피들을) 전시했는데, 서울은 좀 힘들다. 창고에 넣어놨었는데, 최근에 이사를 했다. 예쁘게 전시를 했다. 집에 손님들 오시면 구경도 시켜드리려고 예쁘게 꾸밀 것”이라고 배시시 웃었다.
개인적으로 좋은 한 해를 보냈지만, 팀 성적에 대한 아쉬움은 크다. 그 때문인지 그는 상을 받은 직후 “새로 오신 김원형 감독님과 내년 이 자리에서 11번째 골든글러브와 감독상을 함께 받았으면 좋겠다. 9등이 아닌 더 좋은 성적으로 찾아뵙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양의지는 “이번에 시상식 다니면서 김원형 감독님 오셨는데 한 마디도 못했다. (2022년 SSG랜더스 시절)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 하신 감독님이 오셨다. 내년 성적이 기대가 된다. 잘하실 거라 믿는다. 감독님 따라 저도 동생들 잘 이끌어 내년에는 좀 반등하려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말했듯이 이번 수상으로 역대 포수 최다 골든글러브 수상 기록을 경신한 양의지다. 그는 “(새 기록 쓴 것을) 알고 있었다. 오늘 정말 기분 좋다. 저 혼자 받는 상이 아니라 열심히 제 옆에서 뒷바라지 해준 가족들이 만들어줬다 생각한다. 너무 고맙다. 저도 마흔인데 최형우(삼성 라이온즈) 선배님처럼 나이와 싸우면서, 형우 선배보다 더 오래 야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두 눈을 반짝였다.
그러면서 “골든글러브 처음 받았을 때나 10번째인 지금이나 똑같은 것 같다. 시상식 오면 긴장된다. 감사한 분들이 너무 많이 생각나고 한 해를 되돌아보게 된다. 야구 선수로서는 최고의 상, 받고 싶은 상을 마지막에 받을 수 있다는 것이 매우 뿌듯하다. 내년 한 해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 지 마음가짐도 가지게 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양의지는 “(선수 초반을) 돌아보면 진짜 사건, 사고 안 치고 잘 자라준 것 같다”며 “좋은 감독님, 코치님, 동료들을 만났기 때문에 이 자리에 있는 것 같다. 그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진심을 표했다.
[잠실(서울)=이한주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