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도시공사의 파죽지세 11연승 뒤에는 화려한 골잡이들의 득점만큼이나 값진 ‘악착같은 수비’가 있었다. 그 중심에 선 전진수가 하남시청을 꺾고 팀의 대기록을 이어간 뒤, 공격보다 더 뜨거웠던 수비의 가치를 증명하며 경기 MVP에 이름을 올렸다.
인천도시공사는 지난 1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신한 SOL Bank 2025-26 핸드볼 H리그 남자부 3라운드 제2매치에서 하남시청을 26-23으로 제압했다.
전진수는 이날 2골과 도움 1개, 스틸 1개를 기록하며 수치 이상의 존재감을 과시, 수비수로서 드문 MVP 영예를 안았다. 하남시청 공격이 번번이 패시브에 막혀 슛 기회조차 제대로 잡지 못할 때마다 그 앞을 가로 막은 게 전진수였다.
경기 후 만난 전진수는 MVP 수상에 대해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사실 이날 인천 선수단은 빡빡한 일정과 추운 날씨 탓에 단체로 감기 몸살을 앓고 있었다. 전진수 역시 최상의 컨디션이 아니었지만, 그는 “팀원들에게 피해를 주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며 더 악착같이 상대 공격수를 밀어붙였던 이유를 설명했다.
전진수의 수비는 이른바 ‘찰거머리 수비’로 통한다. 상대적으로 호리호리한 체구 때문에 힘에서 밀릴 것 같지만, 한번 잡으면 절대 놓지 않는 강인한 쥐어짜기 힘으로 하남시청의 공격 흐름을 끊어냈다. 그는 “팀원들도 겉보기와 달리 힘이 생각보다 세다고 말한다”며 미소 지었다.
공격에 대한 욕심은 없을까. 전진수는 단호하게 “없다”고 답했다. 그는 “아직 수비에서도 아쉬운 부분이 많아 이를 보완하는 게 우선”이라며, “핸드볼을 잘 아시는 분들이나 동료들은 수비의 중요성을 다 안다. 내가 뒤에서 궂은일을 해야 동료들이 앞에서 빛날 수 있다”고 말하며 성숙한 ‘원팀’ 정신을 내비쳤다.
장인익 감독 부임 이후 더 빠르고 단합된 핸드볼을 추구하는 인천도시공사에서 전진수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수비 비중을 100% 가까이 쏟아부으며 역공의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 그의 임무다. 전진수는 “공격과 수비의 역할 분담이 확실히 되어 있다. 수비적인 면에서 제 이름을 확실히 각인시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전진수는 연승이 길어질수록 선수들이 느끼는 중압감도 상당하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매 경기 역사를 써 내려간다는 생각에 부담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다 같이 노력해서 만드는 기록이라 기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경기장을 찾은 팬들을 향해 “항상 응원해 주셔서 감사하다. 남은 리그 경기에서도 꾸준히 승리를 쌓아 23연승까지 도전해 보겠다”며 팬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응원을 부탁했다.
화려한 골 세리머니보다 상대의 공을 가로채고 몸싸움에서 이겨낸 뒤 주먹을 불끈 쥐는 전진수. 그의 헌신적인 수비가 계속되는 한, 인천도시공사의 연승 행진은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 제공=한국핸드볼연맹>
[김용필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