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개막 코앞인데...LA 경기장 노동조합 파업 결의

북중미 월드컵 개막이 다음주로 다가온 가운데, 개최 도시 중 한곳인 로스앤젤레스가 난관에 봉착했다.

‘디 애슬레틱’은 현지시간으로 5일 로스앤젤레스 월드컵 경기가 열리는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파업을 결의했다고 전했다.

이곳에서 일하는 식음료 판매원, 요리사, 식기 세척원, 서빙 및 바텐더 등 2000명 이상의 노동자들을 대표하는 노동조합 ‘유나이티드 히어 로컬11’은 현지시간으로 금요일 밤 발표한 보도자료를 통해 “찬성률 96%로 파업을 가결했다”고 발표했다.

북중미 월드컵 경기가 열릴 소파이 스타디움. 사진= AP= 연합뉴스 제공
북중미 월드컵 경기가 열릴 소파이 스타디움. 사진= AP= 연합뉴스 제공

파업이 가결됐다고 해서 바로 파업에 돌입하는 것은 아니다. 노조는 “요구 사항이 충족되지 않을 경우 노동자들이 언제든 업무를 중단하고 파업에 돌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의 파업은 지난 4월부터 가능성이 제기되어 왔다. 그동안 이들 노조는 경기장 운영 회사인 ‘레전드 글로벌’과 수 차례 협상을 진행했으나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

커트 피터슨 노조 대표는 앞서 디 애슬레틱과 가진 인터뷰에서 사측이 “우리의 우려와 요구 사항을 전혀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로스앤젤레스 지역을 연고로 하는 NFL 구단 램스와 차저스의 홈구장이기도 한 이곳에서는 현지시간으로 오는 6월 12일 열릴 예정인 미국 대 파라과이의 경기를 시작으로 여덟 개의 월드컵 경기가 열릴 예정이다.

월드컵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경기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파업을 결의하면서 대회 운영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이 우려된다. 대체 인력을 투입하려고 해도 대회를 주관하는 국제축구연맹(FIFA)의 사전 신원 조회 절차로 인해 즉각적인 인력 충원이 어렵기 때문. 노조는 일단 다음주 협상을 다시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파업 결의에는 여러 가지 문제가 얽혀 있다.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노조는 FIFA에 대회 개최 기간 동안 경기장에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의 출입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공개 답변을 요구했으나 FIFA가 아직 이에 대해 확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들 노조는 “연방 이민 단속 요원이 경기장에 진입해 노동자들에게 안전에 대한 합리적인 두려움을 유발할 경우, 노동자에게는 즉시 업무를 중단하고 현장을 떠날 권리가 보장되어야 한다. 그 어떤 노동자도 자신의 일자리와 자유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강요받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노조는 경기장에서 활동하는 하청 업체 운영에 대한 제한과 함께 일자리를 없앨 수 있는 인공지능(AI)이나 자동화 기술의 도입을 금지할 것을 FIFA에 요청했었다.

노조는 이러한 우려 사항들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으며, 특히 사측이 FIFA의 서비스 제공 업체와 체결한 계약서조차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처우 개선도 문제다. 노조는 “로스앤젤레스의 실제 생활비를 반영한 임금”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피터슨은 디 애슬레틱과 인터뷰에서 “사측은 달러 단위의 실질적인 인상 대신 고작 25센트를 더 얹어주는 식의 제안을 하고 있다. 이는 2026년이 아닌 2005년으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준다. 이곳은 로스앤젤레스 지역에서 가장 수익성이 높은 경기장이다. 사측은 방문객들에게 멋진 경험을 선사하는 데 기여한 노동자들과 수익 배분을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애틀란타(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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