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현(KIA 타이거즈)이 웃지 못했다.
이범호 감독이 이끄는 KIA는 4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6 프로야구 KBO리그 정규시즌 홈 경기에서 이호준 감독의 NC 다이노스에 4-5로 무릎을 꿇었다. 이로써 2연패에 빠짐과 동시에 루징시리즈가 확정된 KIA는 37패(44승 2무)째를 떠안았다.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1회말 박상준의 우전 안타와 나성범의 1타점 우중월 적시 2루타로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3회초에는 권희동, 블레인 크림에게 1타점 중전 적시타, 우익수 방면 희생플라이를 허용하며 리드를 뺏겼지만, 3회말 김도영의 좌익수 방면 희생플라이로 경기 균형을 맞췄다.
NC의 반격도 거셌다. 4회초 천재환의 2타점 좌중월 적시타로 다시 앞서갔다. 6회말에는 해럴드 카스트로의 좌익수 방면 희생플라이로 한 점 헌납했으나, 8회초 박건우의 1타점 우중월 적시 2루타로 승기를 굳히는 듯 했다.
하지만 KIA는 포기하지 않았다. 8회말 김도영의 볼넷과 나성범의 중전 안타로 연결된 2사 1, 2루에서 한준수가 1타점 중전 적시타를 쳤다.
박재현은 그렇게 4-5의 스코어가 이어지던 9회말 선두타자로 등장했다. 마운드에는 빠르고 묵직한 패스트볼이 강점인 NC 우완 불펜투수 임지민이 있었다. 박재현은 치열한 승부를 벌인 끝에 임지민의 5구 135km 슬라이더를 받아쳐 좌측 방면으로 빗맞은 타구를 날렸다.
공은 좌익선상 안쪽에 떨어졌다. 스핀이 걸린 탓에 NC 좌익수 권희동은 한 번에 포구하지 못했고, 그 사이 박재현은 3루에 도달했다. 공식 기록은 3루타였으며, 희생플라이 하나만 나올 경우 동점을 만들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이어 후속타자 김규성은 임지민의 6구 153km 패스트볼을 노렸지만, 짧은 좌익수 플라이에 그쳤다. 박재현이 홈으로 들어오기엔 쉽지 않은 타구였다. 다행히 한 번의 기회가 더 오는 듯 했다. 김호령이 임지민의 5구 137km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좌익수 플라이를 생산한 것. 권희동이 송구하기 유리하게 앞으로 나오면서 잡긴 했으나, 박재현의 주루 능력을 감안하면 충분히 승부를 걸어볼 만한 순간이었다.
그러나 박재현은 리터치를 하지 않은 채 이미 홈으로 질주 중이었다. 뒤늦게 상황을 파악한 뒤 3루로 돌아가 더블 아웃은 피했지만, 소득없이 아웃카운트 한 개가 더 올라갔다. 정황상 투아웃으로 착각한 것으로 보인 상황이었다. 이후 박상준이 타석에 나섰으나, 임지민에게 삼구 삼진(낫아웃)을 당하며 KIA는 뼈아픈 패전과 마주하게 됐다. 치명적이었던 박재현의 본헤드플레이가 두고두고 아쉬울 수 밖에 없었다.
2025년 3라운드 전체 25번으로 KIA의 부름을 받은 박재현은 날카로운 컨택 능력을 지닌 우투좌타 외야수다. 특히 올해 활약이 좋았다. 이번 NC전 포함 79경기에서 타율 0.284(292타수 83안타) 8홈런 39타점 15도루를 기록, 핵심 자원으로 발돋움했다. 단 이날에는 웃지 못했다. 통한의 판단 미스로 동점 기회를 놓치며 팀 패배를 막지 못했다. 과연 박재현은 추후 경기에서 맹활약하며 이번 실수를 만회할 수 있을까.
[이한주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