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외야수 이정후는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계속해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부상으로 많은 시간을 뛰지 못했던 2024년, 첫 풀타임 시즌의 한계를 경험했던 2025년을 넘어 2026년 데뷔 후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같은 팀 투수 로건 웹은 이런 모습을 줄곧 지켜봤던 동료 중 한 명이다.
웹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13일 미국 펜실베니아주 필라델피아의 시티즌스뱅크파크에서 열린 올스타 미디어데이에 참가한 웹은 “해마다 계속 발전하는 거 같다”며 이정후에 대한 인상을 전했다.
그는 “첫 시즌, 첫 달은 정말 대단했다. 안타깝게도 부상을 당했고 그해 남은 기간 활약하는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작년에는 부상에서 복귀했고, 올해 기량이 완전히 만개했다”며 동료 ‘정이(Jungy, 이정후의 애칭)’에 관해 말했다.
이정후는 올스타 후보로 언급되기도 했지만, 아쉽게도 이번 올스타 게임에 함께하지는 못했다.
웹은 “그가 지금 이 자리에 있어야한다고 생각한다”며 이정후의 올스타 불발을 아쉬워했다. “이번 시즌 우리 팀에서 정말 특별한 활약을 보여줬고, 앞으로 계속 성장해 나갈 모습이 기대된다”며 말을 이었다.
‘앞으로 이정후가 올스타에 뽑힐 기회가 있을 거라 생각하는가’라고 묻자 “당연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앞으로 선수 생활이 많이 남은 친구다. 계속 발전할 거라 생각한다. 그러니 앞으로 올스타 무대를 여러 번 밟을 것”이라며 동료의 미래를 낙관했다.
이정후는 평소 필드에서 감정 표현이 많지 않은 선수지만, 토니 바이텔로 감독을 비롯한 주변인들은 ‘이정후의 영어 실력이 많이 늘었다’며 이정후가 미국 생활에 점점 적응해가고 있음을 강조했다.
웹의 생각은 어떨까? 그는 “생각하시는 것만큼 조용하지 않다. 실제로는 꽤 말이 많다”며 웃었다. “동료들에게 마음을 열고 대화도 더 많이 나누는 모습이 보기 좋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선수 중 한 명”이라고 덧붙였다.
웹과 이정후는 좋은 동료로 함께하고 있지만, 영원히 동료로 남지는 않을 것이다. 둘의 이별은 예상보다 빨리 찾아올 수도 있다. 이번 시즌 샌프란시스코가 하위권으로 떨어지면서 이적시장 ‘셀러’로 나설 가능성이 크기 때문. 일각에서는 웹과 이정후, 두 선수의 이름을 언급하기도 하는 모습이다.
웹의 경우 자이언츠 구단이 그를 붙잡으려고 하는 모습이다. 이에 대한 선수 생각은 어떨까?
그는 “팀이 나를 필요로 한다는 것을 알면 당연히 기분 좋은 일”이라며 이에 답했다. “절대로 트레이드되지 않을 선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버스터(버스터 포지 사장)가 그런 말을 하는 것은 진심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자만해서는 안되지만, 기분은 좋다”며 말을 이었다.
이어서 “나는 자이언츠 소속이 아닐 때까지는 자이언츠 선수다. 이 유니폼을 입을 때마다 정말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소속팀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한편, 웹은 이 자리에서 올스타에 함께한 밀워키 브루어스 우완 제이콥 미즈오로스키에 대해 “그 친구가 던지는 걸 보면 정말 대단하다. 애초에 공을 강하게 던지도록 타고난 몸을 가진 거 같다”며 질투심(?)도 드러냈다.
평균 구속 92마일 수준의 싱커와 패스트볼을 구사중인 그는 “매일 (100마일 강속구를 던지는) 꿈을 꾼다. 문제는 공을 던질 때마다 나는 나름대로 최대한 세게 던지려고 노력한다는 것이다. 막상 공은 그렇게 나가지 않는다. 유전적인 요인 때문일 수도 있다”며 허탈하게 웃었다.
이어 “요즘에는 다들 100마일씩 던지는 거 같다. 내가 투수를 하기에는 한 20년쯤 늦게 태어난 기분이다. 타자들 얘기를 들어봐도 다들 100마일은 기본으로 상대하는 모습이다. 5~6회쯤 이닝을 마무리하러 올라오거나 10점차로 벌어진 상황에서 나오는 투수도 98마일 싱커를 던진다. 믿기 힘들 정도다. 옆에 있는 크리스(크리스 세일)를 봐도 ‘잘해야 92마일 정도 던져’라고 하더니 바로 99마일을 던진다. 그런 선수들을 지켜보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한편으로는 싫기도 하다. 나는 그렇게 강하게 던질 수 없기 때문이다. 나도 노력은 하고 있다. 언젠가 그렇게 던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며 바람을 전했다.
[필라델피아(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