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김근한 기자] 단순한 불운일까. 아니면 잠시 찾아온 하락세일까. 두산 투수 마이클 보우덴(29)이 시즌 최악의 투구 내용으로 시즌 2패(6승)째를 당했다. 2회부터 LG의 집중타를 연이어 허용했다. 팀 외야진의 아쉬운 수비로 시작된 위기를 끝내 버티지 못한 것. 특히 위기 상황에서 평정심을 찾지 못하는 모양새다.
보우덴은 2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KBO리그 LG와의 홈경기서 선발 등판해 2⅔이닝 9피안타 2탈삼진 1볼넷 7실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 최다 실점(종전 5실점)에다 시즌 최소 이닝(종전 5이닝)까지. 지난 5일 LG전(5이닝 4실점)에 이어 또 다시 잠실 라이벌을 상대로 웃지 못했다.
1회를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출발하면서 분위기는 좋았다. 팀 타선도 1회 5득점으로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하지만 보우덴은 2회부터 귀신에 홀린 듯 집중타를 맞았다. 2회 선두타자 루이스 히메네스를 시작으로 유강남까지 5타자 연속 안타를 맞고 4실점한 것.
사실 좌익수 김재환이 히메네스의 타구에 대한 판단을 빨리 못한 점이 아쉬웠다. 잘 맞은 타구긴 했지만 김재환의 정면 방향으로 향한 타구였다. 하지만 잠시 주춤한 김재환의 뒤로 넘어가는 2루타로 연결됐다.
이후 두산은 김재환을 뺀 뒤 정수빈을 투입하는 강수를 던졌다. 박건우를 좌익수, 민병헌을 우익수로 재조정했다. 하지만 교체 투입된 중견수 정수빈마저 김용의 타구를 잡지 못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2회 4실점한 보우덴은 3회에도 흔들렸다. 3회 2사 후 또 다시 집중타를 맞은 것. 2회에 이어 3회에도 유강남에게 또 다시 2타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결국 보우덴은 7실점 후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투수 코치가 마운드에 올라오자 격한 감정 표현을 하기도 했다. 올 시즌 보우덴이 부진했던 경기를 살펴보면 팀 수비의 아쉬움이 컸다. 이날을 포함해 최근 등판인 지난 24일 잠실 kt전에서도 보우덴은 5⅔이닝 9피안타 5실점으로 부진했다. 당시 6회 오재원의 악송구가 동점으로 연결돼 무너지기 시작했다. 시즌 첫 패를 기록한 지난달 29일 광주 KIA전(6이닝 6피안타 4실점)에서도 오재원의 실책 두 개가 결정적인 장면이 됐다.
이렇게 불운이라고 볼 수 있지만 보우덴 스스로 평점심을 찾지 못한 점도 있다. 공격적인 투구를 펼치면서 볼넷은 적게 허용했지만 그만큼 피안타는 많았다. 위기 상황에서 집중타 허용 후 그대로 무너지는 상황이 최근 2경기서 연달아 보였다.
불운과 일시적인 하락세가 겹치는 모양새다. 하지만 그동안 기대 이상으로 너무 잘 던졌던 보우덴이다. 한 번 쯤 흔들릴 시기가 찾아왔을 수도 있다. 데뷔 후 두 달 정도가 흘렀기에 투구 패턴이 상대 타자들에게 어느 정도 노출됐을 가능성도 있다. 무엇보다 마운드 위에서의 평정심을 찾아야 할 필요성이 있는 보우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