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스터 부인’으로 엿볼 새 감독 가이드라인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지난 18일 오전, 넥센 히어로즈가 염경엽 전 감독의 사임 의사에 대한 최종 입장이 밝히기 전이었다. ‘아주 당연하게도’ 후임 감독을 둘러싼 이야기로 시끄러웠다. 이상할 게 없는 풍경이다.

지난 8월 구단에 사퇴의 뜻을 전했던 염 감독이 떠나는 건 기정사실이었다. 때와 장소에 대한 엇갈림이 있었을 뿐, 구단과 염 전 감독은 이미 등을 돌렸다. 그 가운데 유력한 후보라면서 특정 감독의 이름(로이스터)도 알려졌다. 그 기사가 보도된 지 30여분 만에 구단은 “사실과 다르다”라고 반박했다.

넥센의 후임 감독 공식 발표가 있기 전까지는 ‘0% 가능성’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을 터. 앞일은 모른다. 단, 대외적으로는 혼선을 빚었다. 한때 넥센이 외국인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길 것이라는 ‘설’이 돌기도 했다. 이에 딱 맞아떨어지는 게 아니냐는 주장이다.

사진설명
로이스터 전 롯데 감독은 2008년부터 3년간 팀을 이끌어 모두 포스트시즌 진출을 지도했다. 그가 오기 전 롯데는 하위권을 전전하던 팀이었다. ‘실적’은 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6년간 KBO리그의 반복된 감독 교체와 맞물려 그의 이름은 종종 등장했다. 그러나 설이 현실이 된 적은 없다. 그 ‘매력’이 넥센에게 어필했는지는 모른다. 넥센은 외국인감독이나 ‘스타일’이 다른 지도자라고 선을 그었다. 즉, 원하는 스타일에 맞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에둘러 후임 감독에 관한 대략적인 가이드라인을 알 수 있다.

넥센은 다른 구단과 선수단 운영 방식이 다르다. 역할이 세분화돼 있다. 구단은 시스템을 만들고 적극적으로 움직인다. 감독의 역할은 1군 선수단 운용 및 KBO리그 경기 지휘다. ‘옳고 그르다’를 떠나 그들만의 특색이다. 육성 시스템에 메이저리그 팜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외국인지도자 4명을 선임하기도 했다.

이 색깔은 유지한다. 더욱 뚜렷하게 칠하려 한다. 완성형이 아니다. 시행착오 속 완성시켜가는 단계다. 과도기다. 그에 맞는 신임 감독을 물색한다. 전권을 가져야 하는 유형의 지도자와는 절대 맞을 수가 없다.

단, 메이저리그 시스템 야구라는 게 한 가지 스타일만 있는 건 아니다. 메이저리그의 30개 팀도 저마다 개성이 있다. 단순히 외국인감독이면 오케이가 아니다. 지금은 추구하는 스타일이 맞지 않다. 넥센이 로이스터 전 감독과 연결을 부인하는 이유 중 하나다.

또한, KBO리그의 ‘오늘날’을 통찰하는 지도자를 선호한다고 엿볼 수 있다. 로이스터 전 감독은 2010년을 끝으로 한국을 떠났다. KBO리그를 ‘밖에서’ 지켜봤을 뿐, 지도자든 해설위원이든 두 발로 그 현장을 누비진 않았다. 현장을 벗어나지 않고 빠르게 바뀌는 트렌드를 이해하며 대처할 수 있는 지도자를 희망하는 셈이다.

넥센과 염 전 감독의 이별은 예고된 수순이었다. 구단도 그 다음을 준비했다. 신임 감독으로 여러 가지 이야기가 오간다. 내부인사 승격, 외부인사 영입, 그리고 국내외 구분 없이 후보를 총망라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원점에서 논의하고 진행하겠다. ‘원론적인’ 공식 입장이다. ‘공식적으로’ 염 전 감독과 관계를 정리한 구단은 본격적으로 신임 감독 선임 작업에 나선다.

지난 17일 준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한 넥센 선수단은 현재 휴식 중이다. 오는 11월 초 일본 가고시마로 건너가 마무리훈련을 할 예정이다. 감독 선임 과정에 따라 일정은 조정될 수 있다. 마무리훈련은 신임 감독과 함께 간다는 게 구단의 기본 방침이다.

신임 감독이 지휘봉을 잡는 동시에 코칭스태프도 개편해야 한다. 누가 맡느냐에 따라 변화의 폭이 달라진다. 선수단을 안정시키고 일정에 차질을 빚지 않도록 최대한 빨리 후임 감독을 찾겠다는 계획이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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