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균 홈런에 놀란 美 기자 "저 선수는 왜 WBC 안나갔지?"

[매경닷컴 MK스포츠(美 글렌데일) 김재호 특파원] 한국 대표팀의 WBC 탈락 위기가 화제가 된 8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 황재균의 홈런이 다시 한 번 주목받았다.

황재균은 이날 캐멀백 랜치에서 열린 LA다저스와의 원정경기에서 5회 상대 투수 스티브 겔츠를 상대로 좌측 담장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때렸다. 시범경기 2호 홈런. 높게 들어온 변화구를 놓치지 않고 공략해 좌측 담장을 넘겼다.

황재균이 이 홈런을 쳤을 당시, 기자는 이날 다저스 선발로 나온 클레이튼 커쇼를 인터뷰하기 위해 다저스 클럽하우스에 있으면서 클럽하우스 안에 설치된 TV로 황재균의 홈런을 지켜봤다.

한국이 WBC에서 2연패를 당한 날, 황재균은 시범경기 2호 홈런을 때렸다. 사진= MK스포츠 DB
한국이 WBC에서 2연패를 당한 날, 황재균은 시범경기 2호 홈런을 때렸다. 사진= MK스포츠 DB
커쇼 인터뷰를 기다리던 다른 취재진도 이 홈런을 함께 지켜봤다. 그러던 도중 현지 기자 한 명이 기자를 보더니 "저 선수는 왜 WBC에 나가지 않았느냐?"고 물어왔다. 2경기에서 19이닝을 치르며 1점을 내는데 그친 한국대표팀의 공격력을 꼬집으면서 동시에 황재균의 장타력을 칭찬한 뼈있는 농담이었다. "초청선수 신분이라 대표팀 참가가 힘들었다"는 설명을 들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경기를 마친 황재균은 이 얘기를 듣더니 "나는 애초에 뽑히지도 않았었다"며 웃었다. "다른 선수들은 뽑혀도 자리를 잡아야 해서 안갔고, 나는 못간 것"이라고 스스로를 낮췄다. 황재균은 이번 대회 예비 명단에는 포함됐지만, 28인의 최종 명단에는 부름을 받지 못했다.

그리고 대표팀은 첫 경기였던 이스라엘과의 경기에서 1-2로 패한데 이어 두 번째 상대 네덜란드에게도 0-5로 지면서 조별예선 탈락이 사실상 확정됐다. 2006년 4강, 2009년 준우승 경력에 빛나는 이 대회 강호 한국이었기에 모두가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날 다저스 클럽하우스에서도 한국의 패배는 화젯거리였다. 퀴라소 출신으로 4년전 네덜란드 대표로 참가한 경험이 있는 켄리 잰슨은 류현진을 놀리기 위해 그를 애타게 찾았다. 류현진은 "그렇지않아도 아침에 만났는데 그 얘기를 했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황재균에게도 대표팀의 패배는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경기 시간이 새벽이라 보지는 못하고 일어나서 결과를 확인했다. 안타깝고 아쉽다. 팀에서도 동료들이 계속해서 어떻게 된거냐고 물었다. 나도 잘 모르겠다. 원래 저런 선수들이 아니고 잘하는 선수들이라고 답했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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