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타선이 터지면, 마운드가 무너진다. 마운드가 잘 버티면, 타선이 침묵한다. 마운드와 타선이 제 몫을 하면 수비 실책이 발목을 잡는다. 2017시즌 롯데 자이언츠의 민낯이다.
롯데는 8일 현재 15승17패로 승패 마진이 –2다. 시즌 초반 연승으로 신바람을 냈던 롯데지만, 어느덧 쌓아놨던 승수를 다 까먹었다. 5월 초반 롯데의 페이스는 하락세로 바뀐 지 오래다. 올 시즌도 롯데의 문제는 고질적인 엇박자다. 타선과 마운드의 부조화, 상위타선과 하위타선의 엇박자, 선발진과 불펜의 기복 등 팀 전체의 밸런스가 고르지 못한 장면을 자주 관찰할 수 있다.
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타이거즈와의 팀간 시즌 3차전도 엇박자가 원망스러운 경기였다. 물론 이날 반가운 장면도 있었다. 이 경기 전까지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0.200 3타점으로 다소 부진했던 이대호가 2007년 5월 10일 문학 SK전 이후 3650일만에 3번타자로 출전해, 5타수 4안타(1홈런 포함) 맹타를 휘두른 것이다. 1회 첫 타석부터 중전안타로 타격감을 조율한 이대호는 3회 좌전 적시타로 0의 균형을 깨뜨리는 타점을 만들었다. 또 1-1로 맞선 5회에는 솔로홈런을 쏘아 올렸고, 6회 중전안타로 4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그러나 이대호의 고군분투에도 불구하고 최근 들어 롯데의 답답했던 득점권 장면은 그대로였다. 롯데는 이날 무려 13안타에 3사사구를 얻고도 3득점에 그쳤다. 1회 2사 1, 3루서 강민호가 2루 땅볼로 침묵했고, 3회 2사 만루서는 김문호가 삼진으로 물러났으며, 4회 2사 1, 3루에서 나경민이 우익수 뜬공에 그쳤다.
특히 5회와 6회는 고구마 같은 장면이 여럿 나왔다. 5회 선두타자 이대호의 솔로홈런 이후 최준석-강민호가 연속 안타, 김문호가 사구로 무사 만루를 만들었으나 문규현이 3루수 앞 병살타, 김동한이 중견수 뜬공으로 찬물을 끼얹었다. 6회 손아섭의 솔로홈런 다음에는 나경민-이대호의 연속 안타 이후 최준석의 병살로 찬스가 무산됐다. 결국 롯데는 8회 서동욱에게 투런 결승홈런을 내주고 말았다. 하지만 이 장면도 엇박자의 법칙을 벗어나지 못했다. 서동욱에 투런홈런을 허용해 패전투수가 된 장시환의 자책점은 0이다. 바로 수비 실책이 빌미가 된 실점이었기에 더욱 아쉬운 패배였다. 롯데는 안방에서 KIA에게 스윕을 당하는 수모를 겪고야 말았다. 찬스를 만들고, 득점을 못하는 모습에 이어 수비 실책이 겹쳤다.
롯데 팀 타율은 0.281로 10개 구단 중 4위지만, 득점권 타율은 0.251로 10개 구단 중 최하위다. 병살은 35개로 10개 구단 중 1위, 잔루가 255개로 3위다. 롯데 타선이 얼마나 답답한 장면을 연출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들이다. 롯데의 팀 평균자책점은 3.87로 LG트윈스에 이어 2위로 안정감을 자랑한다. 특히 선발진의 평균자책점이 3.56으로 3위에 올라있다. 초반 불안했던 구원진도 트레이드로 영입한 장시환의 호투속에 전체적으로 안정을 찾아 5위(4.34)까지 순위가 상승했다. 그러나 안정된 마운드와 달리 답답한 타선이라는 엇박자 속에 롯데는 승률 5할로 내려가고 말았다. 타선에서의 불균형, 투타의 엇박자를 해소해야 롯데는 반등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