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샌디에이고) 김재호 특파원] 현재는 일본 독립리그에서 뛰고 있는 이학주가 마이너리그에 있을 당시, 추신수가 그에게 해준 조언이 '컨디션이 정말 좋지 않다면 초구는 치지마라'였다. 그정도로 추신수는 초구를 잘 건드리지 않는 타자다.
그러나 10일(한국시간)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의 원정경기는 달랐다. 텍사스 레인저스 1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한 그는 2타수 1안타 2볼넷 1사구 2득점을 올리며 팀의 11-0 대승을 이끌었는데, 4회 2루타 때 바뀐 투수 크레이그 스탐멘의 초구를 노려쳤다. 다섯 차례 타석 중 세 차례 초구에 방망이가 나갔다.
추신수는 경기 후 만난 자리에서 "기다리는 것도 기다리는 것이지만, 치기 좋은 공이 오면 적극적으로 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바뀐 투수의 초구를 노린다기보다는, 상대를 해본 투수였기에 적극적으로 나섰다"고 설명했다.
추신수는 1회에도 너무나도 익숙한 투수 제러드 위버를 상대로 풀카운트 승부 끝에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했다. "오랜만에 맞아서 그런지 아프다"며 말을 이은 그는 "상대가 컨디션이 안좋았던 거 같다. 내가 상대했던 위버는 더 좋은 투수였다. 스트라이크를 던지는데 어려움이 있어보였고, 볼카운트가 몰리면서 스트라이크를 던져야 하고 그런 것이 반복된 거 같다"며 이날 상대 선발이 평소같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오랜만에 1번 타자로 출전한 그는 기다릴 때는 기다리고, 적극적으로 쳐야 할 때는 적극적으로 나서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제프 배니스터 감독은 "추신수가 리드오프로서 계속 출루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고 호평했다.
추신수는 "공도 잘 봤고, 네번이나 살아나간 것도 좋았다. 무엇보다 이겨서 좋았다"며 이날 경기에 대해 말했다. "경기를 치르다 보면 이런 경기도 있고 저런 경기도 있는 법이다. 안좋을 때는 선수든 팀이든 빨리 (좋은 모습으로) 돌아오는 것이 중요한 거 같다"며 전날 패배의 아쉬움을 빠른 속도로 만회한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오랜만에 내셔널리그에서 1번 타자로 나선 그는 "신시내티 시절이 많이 생각났다. 솔직히 재미가 없었다"고 말했다.
아무래도 앞타석이 투수 타석이다보니 이닝 선두타자로 나설 일이 많았던 그였다. 이날 다섯 차례 타석 중 네 차례나 선두타자로 나선 그는 "선두타자로 나서면 수비 마치고 들어와서 바로 준비하느라 바쁘기도 하고, 아무래도 주자가 앞에 있어야 더 하기가 편하고 득점을 내는 재미도 있다"며 재미가 없다고 말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