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日도쿄) 황석조 기자] 선동열호가 첫 출항을 마쳤다. 시련을 통해 얻어낸 새로운 국가대표팀. 첫 시작은 희망이 더 기억에 남을 듯하다.
선동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이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APBC 2017 대회를 마쳤다. 최종성적은 1승2패. 개막전서 일본에 패했으나 대만을 꺾고 결승전에 올랐다. 다만 결승서도 일본을 넘지 못하며 이번 대회 우승, 혹은 그 이상의 환희를 느끼는 데는 실패했다.
이번 대회는 액면 그대로를 살펴보면 아쉬운 점이 많다. 실제로 일본을 한 번도 넘어서지 못했고 대만에도 진땀승을 거뒀다. 하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호평 받을 구석도 분명 존재한다.
선동열호가 일본에서 나흘 간 열린 APBC 2017 대회서 일본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 사진(日도쿄)=천정환 기자
우선 해묵은 문제였던 대표팀 세대교체의 올바른 예를 발견했다. 그간 국가대표 팀 구성은 구단은 물론 KBO 모두에게 애매하고 또 어려운 과제였다. 실력을 기준으로 뽑아야 하지만 이런 저런 사정이 많기에 고민 또 고민의 연속이 된다. 결국 성적을 위해 베테랑들을 중용해야 하지만 이 경우에는 또 발전적 미래를 위해서 합리적이지 않다고 혼이 나기도 한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던 끝에 마침 규정 상 24세 이하만 참여가 가능한 대회가 열렸고 좋은 명분과 실리를 통해 대표팀을 꾸려 준비한 게 이번 대회. 박민우부터 이정후, 장현식과 임기영 등. 이번 대회 이들 영건들의 활약은 진정한 의미의 세대교체가 무엇인지를 증명하기 충분했다. 선 감독은 “이들 멤버가 잘한다면 아시안게임에서도 우선적으로 발탁하겠다”고까지 했다. 물론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지만 일부 선수들은 향후 꾸준히 국가대표에 이름을 올릴 능력을 뽐냈다. 이들에게 도쿄돔 등 중압감 높은 경기장 경험도 키우고 국제대회 감도 기르게 만들었다.
그간 국가대표 팀에서 사라져가던 투혼과 열정, 의지가 되살아나기도 했다. 직접 보는 야구팬들이 실감할 정도. 개막전부터 결승전까지. 선수들은 기대 이상의 뜨겁고 정열적으로 경기에 임했다. 분위기가 밝으나 승부에 있어서는 장난스럽지 않았다. 몸을 날리는 허슬플레이는 물론 상대 허를 찌르는 플레이, 끈질기고 지독한 눈 야구까지. 대표팀은 대만과 일본 모두에게 몇 차례나 기회를 내줬으나 결승전 이전까지 막상 홈을 쉽게 내주거나 하지는 않았다. 우려됐던 대량실점 등의 불상사는 생기지 않았다. 진짜 제대로 된 진지한 야구를 펼친 것.
대표팀은 이번 대회 적지 않은 성과로 팬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사진(日도쿄)=천정환 기자
앞으로 중용될 국제용 스타들의 발견이기도 했다. 2017시즌 신인왕 이정후는 물론 박민우, 류지혁 등이 타자로서 상대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고 장현식, 임기영, 장필준 등이 마운드를 이끌 재목으로 거듭났다.
사령탑 선 감독은 향후 운용에 있어 탄력을 받게 될 전망. 스스로 준우승 뒤 “보완할 것이 많다. 앞으로 더 공부해야한다”고 밝힌 것처럼 아쉬운 부분도 노출했지만 전반적으로 기대를 훨씬 뛰어 넘는 안정적 모습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정규 현장은 몇 년간 떨어지지만 믿음과 냉정함이 번갈아 노출되는 등 도깨비 같은 스타일을 선보였다. 콕 찍은 선발투수들은 일제히 호투를 펼쳤고 타순도 가장 잘할 수 있는 역할을 믿어주고 키우는 방향으로 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