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한화 이글스의 2018년 FA시장이 막을 내렸다. 말도 많고 소요된 시간도 길었지만 확실한 방향을 추구했다는 평가. 다만 시행착오를 피하지는 못했다.
한화가 28일 우완투수 안영명(33)과 계약하며 비시즌 FA시장을 마감했다. 계약기간 2년에 총액 12억원. 앞서 박정진(42)에 이어 정근우(35), 이번에 안영명까지 계약한 한화는 내부 FA 3명을 전부 붙잡는데 성공했다. 박정진과는 2년 총액 7억5000만원, 정근우와는 2+1년 35억원, 안영명과는 2년 12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최대치로 54억5000만원을 쓰게 됐다. 단순 수치로만 보면 지난 몇 년간 중 가장 지출이 적은 FA시장이 됐다.
한화의 이번 FA시장은 특별했다. 임하는 마음가짐 자체가 완전히 달라졌다. 지난 몇 년 거액을 들여 노장 FA들을 영입했던 한화는 2018년에 들어서는 아예 노선을 확실히 정하고 이를 따랐다. 외부 FA는 개장도 전에 관심 없음을 강조했고 내부 FA 3명과도 합리적 계약을 공언했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취임한 박종훈 단장이 중심이 된 한화의 이와 같은 행보는 한용덕 감독이 부임한 뒤에도 변함없었다. 주변 팀들이 전력을 강화하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하는데 비해 원래 설정한 목표를 초지일관 지키려 했다. 외인선수 영입, 연봉협상 등 전체적으로 이뤄진 작업인데 그중 외부 FA시장은 정말 소위 거들떠도 보지 않았다.
문제는 내부 FA, 즉 집토끼들이었다. 사실 한화 입장에서 곤란한 상황이기에 충분했다. 팀은 젊은 색깔로 변모하기 위해 강도 높은 체질개선을 벌이는 중인데 내부 FA들은 전부가 베테랑 요원들이었다. 정근우는 최고의 2루수인만큼 실력은 확실하지만 몸값이 비싸고 무릎 부상 후유증이 염려됐다. 박정진은 KBO리그 최고령 투수다. 안영명은 앞서 둘에 비해 비교적 젊지만 지난 몇 년 부상이 잦았고 성적도 좋지 못했다. 한화로서 붙잡자니 팀 노선과 정반대 행보고 붙잡지 않자니 전력약화 및 원 소속팀으로서 냉정함에 따른 팬들 여론을 신경 쓰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나마 이용규가 FA를 1년 유예해 다소 고민이 덜어지긴 했다.
그러다보니 기간을 길어졌고 구단과 선수 측 모두에게 부담이 더해졌다. 장기간 답보상태는 팀 방향에 대한 자연스러운 물음으로 연결됐다. 선수 측의 무리한 요구, 혹은 박 단장과 구단 측의 유연성 없는 일방통행 등이 화두가 됐다. 한파가 몰아친 리그 전체 베테랑 FA시장이기에 타 구단 이적 등 다른 옵션은 애당초 거론도 되지 않았다. 양 측은 동행을 해야 했고 결국 12월말(박정진)부터 1월 중순(정근우), 말일(안영명·28일)에 이르러 모든 계약이 마무리 될 수 있었다.
한화는 리그 최고령투수 박정진(사진)과도 2년 계약을 맺었다. 사진=MK스포츠 DB
대부분 구단요구가 관철됐다. 한화는 2년 계약을 원칙으로 삼았다. 당장 올해 뿐 아니라 내년에도 쏟아질 베테랑 FA들을 생각했을 때 확고한 기준을 세우고자로 풀이됐다. 다만 정근우만 플러스 1년을 옵션으로 추가하며 예외를 뒀다.
결론적으로 한화는 비시즌 확실한 FA노선을 지켜냈다는 평가다. 지난 몇 년간 느낀 바를 교훈 삼겠다는 의지. 체질개선 및 새 감독을 영입하며 보인 팀 방향성의 근거를 만들었다. 사실 FA영입이 없더라도 김태균, 이용규, 배영수, 송광민, 최진행 등 이미 이름값 있는 베테랑 요원들이 즐비하다. 동시에 하주석, 김민우 등 투타 기대주들도 성장하고 있어 FA선수들에게 끌려 다닐 필요도 없었다. 이에 맞게 팀 노선을 강조했다는 평가. 정근우의 경우처럼 불가피한 경우 옵션 추가라는 예외적 상황도 피하지는 않았다.
FA시장서 지난 몇 년간의 요란함을 냉정함으로 바꾼 한화지만 차분하지만은 않았다. 일단 내부 FA가 많았고 노선과 반대되기에 긴장감은 팽팽했다. 그렇지만 당장 내년에도 베테랑 FA들이 쏟아질 예정인 게 한화의 현실. FA시장을 맞이하는 자세는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소득이 분명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