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을 둘러싼 또다른 논쟁 `리베이트`, 법원의 판단은?

[매경닷컴 MK스포츠 최민규 전문위원]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 구단은 메인스폰서인 넥센타이어에 리베이트를 지급했을까. 사기 및 횡령, 배임 혐의로 구속된 이장석 전 히어로즈 대표의 2심 판결을 앞두고 넥센타이어에 대한 '리베이트 지급' 여부가 새로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이장석 전 넥센 히어로즈 대표는 지난 2월 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사기, 배임 횡령 등 범죄에 대해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뒤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선고 직후 이 전 대표를 이사회에서 제명하는 한편 구단 대표로서의 모든 권한을 박탈했다. 하지만 그가 실제 구단 이사직을 사임한 날은 선고일로부터 한 달 가량 지난 2월 28일이다. 이 대표는 2월 5일 항소장을 제출하고 현재 2심을 준비하고 있다. 1심 법원의 판결에 승복할 수 없다는 의미다.
이장석 전 대표는 지난 2월 2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횡령·배임 혐의로 징역 4년으로 법정 구속됐다. 그는 항소해 2심을 준비 중이다. 사진=MK스포츠 DB
이장석 전 대표는 지난 2월 2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횡령·배임 혐의로 징역 4년으로 법정 구속됐다. 그는 항소해 2심을 준비 중이다. 사진=MK스포츠 DB
이 전 대표가 불복한 혐의 중에는 구단 메인스폰서인 넥센타이어와 관련된 내용이 있다. 검찰은 이 전 대표와 공범인 남궁종환 전 부사장이 2010년 2월부터 5월까지 허위거래, 미수금 및 미지급금 계정을 활용해 회사 자금 총 10억4000만원을 임의로 인출해 횡령했다고 기소장에 명시했다.

넥센타이어는 2010년 2월 8일 서울 방배동에서 구단과 2년 스폰서 계약을 맺었다. 스폰서 금액은 당시 밝혀지지 않았지만 매년 35억원, 2년 총액 70억원 규모였다. 2010년 2월 처음으로 7억원이 구단에 지급됐고, 이후 3~7월에 각각 5억원이, 8월에 3억원이었다.

그런데 계약 직후인 2010년 2월 10일 구단 자금 4억4000만원이 구단 홈페이지 제작 및 운영을 하던 W사에 입금된다. 명목은 홈페이지 개발 및 유지보수비였지만, W사는 당시 해당 업무를 하지 않고 있었다. 입금된 4억4000만원 중 부가가치세 4000만원을 제한 4억원은 김 모 당시 이사 계좌로 다시 입금된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자금 세탁이 이뤄졌다고 봤다. 김 전 이사는 W사로부터 4억원을 받을 때 차용증을 썼다. 그리고 3월과 4월 두 차례에 걸쳐 원금과 이자를 갚았다. 그리고 W사는 다시 김 전 이사가 허위로 작성한 세금계산서에 기재된 회사 계좌로 입금하거나, 직접 수표로 전달하는 방식으로 이 돈을 돌려줬다.

3월에는 넥센 구단 관리팀장 한 모씨가 김 전 이사에게 회사계좌에서 인출한 2억원을 지급한다. 4월과 5월에도 2억원씩 총 6억원이 입금됐다. W사로부터 자금세탁한 4억원을 더해 모두 10억원의 구단 자금이 김 전 이사에게 빠져나갔다. 검찰은 이 과정을 전 대표와 남궁 전 부사장의 지시 아래 이뤄진 횡령으로 판단했다. 반면 두 피고인은 “메인 스폰서 계약을 성사시킨 김 이사에 대한 인센티브”라고 주장했다. 개인적인 이득을 얻기 위해 자금을 빼돌린 것이 아니라는 항변이다.

넥센 구단은 창단 초기부터 스폰서 유치를 위해 영업 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지급해 왔다. 하지만 총액 70억원 계약에 10억원이 성과급이라면 상식적으로 너무 많다. 계약 금액의 14.3%에 이르는 금액이다. 한 전직 넥센 구단 직원은 “초창기 직원 급여가 너무 작았다. 2000만원대 연봉을 받은 이들도 많았다. 그래서 성과급이 생겨났지만 비율은 많아야 4%였다. 그나마 나중에는 1%대로 줄었다”고 말했다.

검찰이 확보한 구단 내부 자료에서도 인센티브 비율은 계약 금액에 따라 10%(5000만원 미만), 9%(1억원 미만), 6.5%(2억원 미만), 4.5~4.7%(5억원 이상) 등이었다. 여기에 구단은 김 전 이사에게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월급 외 500만~700만원을 지급해왔다.

1심 법원은 이같은 증거를 종합해 10억원을 임직원에 대한 인센티브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런데, 피고인들은 또다른 주장을 했다. 김 이사에게 지급한 금액이 실은 스폰서사인 넥센타이어로 되돌아갔다는 내용이다. 당시 자금 집행 책임자였던 남중종환 전 부사장은 검찰과 법정에서 10억원에 대해 “김 전 이사에 대한 성과급이 아닌 넥센타이어 측에 전달한 리베이트라고 진술했다. 관리팀장도 같은 취지의 진술을 했다.

법원은 이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남궁 전 부사장은 2016년 첫 검찰 조사에서 김 전 이사를 통해 넥센타이어에 전달한 금액이 6억원이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나중에 W사를 통해 자금세탁한 4억원이 드러나자 이를 더한 10억원으로 말을 바꿨다. 그리고 전달책 격인 김 이사가 누구에게 얼마의 리베이트를 지급했는지도 확인하지 않았다고 했다. 2010년 구단은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었고, 구단 지분을 양도하겠다는 조건으로 신규 투자 유치를 시도하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진술의 일관성과 신빙성이 떨어진다.

법원의 판단대로라면 이장석 전 대표와 남궁종환 전 부사장은 자신들의 횡령 혐의를 벗기 위해 메인스폰서사를 끌어들인 셈이 된다. 기업에서 임직원이 스폰서 계약을 체결하며 규정에 어긋난 리베이트를 수수했다면 배임 및 횡령죄 적용이 가능하다.

현재 법원의 판단은 문제의 10억원, 또는 10억4000만원은 “피고인들이 개인 또는 제3자인 타인을 위하여 회사 자금을 반출한 것”이다.

이 돈이 실제로 어떻게 쓰였는지는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김 전 이사는 10억원을 수표와 현금으로 인출한 뒤 가족 명의 계좌로 다시 입금했다. 그리고 이 계좌들에서 단기간에 걸쳐 거액을 인출했다, 김 이사는 법정에서 “현금으로 찾아 집 금고에 모아뒀다. 그리고 가족과 개인 채무를 갚는 데 사용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증빙을 하지는 못했다.

피고인들이 항소를 선택한 이상 2심에서도 "메인 스폰서사에 리베이트를 줬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가운데 넥센타이어는 올해 3월부터 구단에 대한 스폰서비 지급을 중단했다. didofidom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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