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차우찬(31)에게 제대로 된 시즌 시작은 5월 중순 이후부터였을까. 그만큼 최근의 차우찬은 팬들이 알던 LG 트윈스 에이스 및 국내를 대표하는 투수의 그 모습이 분명했다.
이닝이터 등 차우찬을 수식하는 표현은 많지만 꾸준하게 그리고 묵묵하게 제몫을 해주는 투수라는 인식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벌써 10여년 가까이 그 내구성과 힘을 증명하고 있다. 삼성에서 지난 시즌을 앞두고 LG로 둥지를 옮겼지만 거의 부침을 겪지 않은 채 정상급 기량으로 팀에 보탬이 됐다. 10승과 3점대 평균자책점. 성공적인 LG맨으로서 첫 시즌이었다.
차우찬(사진)이 올 시즌 5월 이후 완전한 자신의 페이스를 찾아 팀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하지만, 올 시즌 이례적으로 시즌 출발이 더뎠다. 스프링캠프 막판부터 팔꿈치 통증을 겪으며 페이스를 끌어올리지 못했다. 그로인해 캠프 연습경기, 시범경기에 나서지 못하며 실전감각이 변수로 자리매김하는 듯 했다. 이미 삼성 시절부터 차우찬을 잘 아는(?) 류중일 감독 역시 LG에 부임한 뒤에도 초반 걱정을 숨기지 못했다.
차우찬도 “캠프 때 아파서 준비를 많이 못하지 않았나. 운동을 많이 하지 못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초반 어려움의 원인이 됐다고. 다만 차우찬은 어느새 씩씩하게 버티고 이겨내며 서서히 감을 찾았다. 로테이션도 빠지지 않고 제 페이스를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5월 중순 경부터 진가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차우찬은 “캠프 때 하지 못했던 운동. 그 시간을 다 채우고 나니 공이 정상적으로 돌아온 것 같다”며 5월 이후 반등의 원인을 꼽았다. “(당시는) 컨디션도 떨어져 있었지만...지금은 좋은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다”며 밝은 표정을 지었다. 쉽지 않았던 시즌 초반, 그러나 차우찬의 현재 느낌은 스스로도 아주 좋다고.
차우찬(사진)은 올 시즌 개인목표보다 꾸준함과 팀 성적에 더 집중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사진=김재현 기자
차우찬은 시즌 초반부터 “5월말”시점을 자신의 컨디션이 올라오는 시점으로 꼽기도 했다. 혹시나와 역시나가 공존하며 흘러간 시간. 5월 중순이 되자 마치 짜여 진 것처럼 상승세를 탔고 이후 완전한 자신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차우찬은 “(감독님이) 저를 잘 아시고하니깐 기다려주신 것 같다”며 감사함을 빼놓지 않았다. 베테랑투수로서 자신했던 스스로의 구위와 몸상태. 사령탑 믿음 속 제대로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이다.
국내를 대표하는 좌완투수로서 이미 검증된 차우찬이 오는 8월 열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국가대표에 포함 된 것은 당연한 수순으로도 보일 정도다. 다만 차우찬은 겸손함을 거듭 보이며 책임감을 더 느끼게 됐다고. “(아시안게임서) 당연히 결과를 내야하지 않겠나. 무조건 금메달을 따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것에 대한 기대감 반, 걱정 반이 있기는 하다”고 비장한 각오를 다시 내비치기도 했다. 차우찬은 김현수, 오지환, 임찬규, 정찬헌 등 많은 팀 동료와 함께 금메달 도전에 나선다.
“에이, 더 적응할 게 뭐 있나요”라며 이제 LG맨으로서 적응을 다 마친지 오래라는 차우찬은 “제가 선수들을 이끌거나 하는 것은 없다. 다들 프로이지 않나. 각자 생각이 있고 해오던 게 있다. 제가 해야 하는 것은 야구장서 결과를 보여주는 것”고 거듭 강조하며 “개인적인 목표는 정말 없다. 오직 로테이션 거르지 않고 또 팀 성적만 잘 나왔으면 좋겠다”고 이번 시즌 임하는 포부를 전했다. 탈삼진, 승수 등 개인기록보다 꾸준함과 팀만 바라보겠다고 거듭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