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이장석 전 넥센 히어로즈 대표에 대한 영구실격에 이어 후속조처까지 나설 예정이다. 이장석 대표가 실질적인 구단 경영에까지 손을 떼게 하겠다는 것인데, 응하지 않을 경우 히어로즈의 퇴출까지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4일 KBO 사정에 정통한 야구계 관계자에 따르면 KBO 고위관계자가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이장석 전 대표를 면회하고, 구단 경영에서 물러날 것을 공식적으로 요청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달 중순 KBO 상벌위원회는 이장석 전 대표에 대해 ‘영구실격’을 의결했다. KBO 상벌위원회는 총재의 자문기관이기 때문에 심의·의결 사항에 대한 최종 결정은 총재가 한다. 정운찬 총재의 결정만 남아 있는 것이다.
KBO 상벌위에서 영구실격이 결의된 이장석 전 넥센 히어로즈 대표. 사진=MK스포츠 DB
정 총재는 지난달 23일 국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넥센 구단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잔치 중이기 때문에 넥센의 포스트시즌 최종 결과가 나온 후 발표하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일 넥센이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SK와이번스에 패하며 시즌이 끝났기 때문에, KBO는 곧 후속조치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현실적으로는 한국시리즈 이후에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법원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이장석 전 대표에게 지난달 19일 2심에서 징역 3년 6월을 선고했다. 앞서 1심에서는 징역 4년을 선고했고, 이 전 대표는 법정 구속됐다. KBO는 지난 2월 1심 판결이 나온 뒤 이 전 대표에게 일단 프로야구 관련 업무에 한해 ‘직무정지’를 결정했다. 하지만 지난 6월 히어로즈 구단이 과거 선수 트레이드 과정에서 KBO에 신고한 것과는 달리 뒷돈을 주고받은 사실이 드러나자 당시 책임자였던 이 전 대표에게 ‘무기실격’ 처분을 내리고 구단에는 제재금 5000만원을 부과했다.
영구실격 처리가 되면, 이장석 전 대표는 프로야구단을 대표하는 직무에서 영원히 자격을 잃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징계가 실효성이 있냐는 문제 제기가 잇따르고 있다. 이장석 전 대표는 일선에서 물러나긴 했지만, 넥센 히어로즈를 운영하는 ㈜서울 히어로즈의 최대주주 지위는 그대로 가지고 있다. 프로야구단도 회사이기 때문에 대주주의 의중을 배제한 경영이 이뤄질리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지난 국정감사에서도 바른미래당 김수민 의원이 정운찬 총재에게 “대주주면 언제든 구단 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질문하기도 했다. 이에 정 총재는 “개인의 사유재산은 인정해야 한다. 하지만 자격이 없는 사람이 영향을 미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어떠한 조치를 취해야 할지는 KBO에서 논의 중이다”라고 답했다.
이에 대한 답이 곧 나올 것으로 보인다. 사유재산이기 때문에 KBO가 물리력을 행사할 방법은 없다. 결국 당사자가 스스로 포기해야 된다. KBO는 곧 고위관계자가 실형을 살고 있는 이 전대표를 면회하고, 구단에서 손을 떼라고 정식으로 요청할 예정이다. 물론 이 전 대표가 받아들인다는 보장은 없다.
이에 KBO는 만약 이장석 전 대표가 버티기로 일관할 경우 히어로즈 구단 퇴출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히어로즈 구단에 대한 제명 조치를 의미한다. 회원사의 제명은 KBO 정관상 총회의 의결로 정할 수 있다(정관 제16조). 의결은 회원의 3분의 2 출석에, 3분의 2 찬성으로 할 수 있다(정관 제18조).
KBO규약 제13조에도 제명에 관한 사항이 규정돼 있다. 이사회의 심의를 거쳐 재적회원 3분의 2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제명이 되면 해당 구단 선수들의 보류권 등 계약과 관련한 권리들은 KBO가 보유하게 된다. KBO가 임시적으로 직접 구단을 운영하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