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NC 다이노스는 두산 베어스 원정시리즈를 전부 잡아냈다. 시간을 거슬러 지난 2015년 5월 이후 무려 1410일 만에 두산전 스윕.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NC로서는 값진 결과를 얻어냈다.
중심에는 양의지가 있었다. 리그 초반 이름값에 어울리는 활약을 펼치고 있는 양의지는 특히 두산과의 시리즈서 타격이면 타격, 투수리드면 투수리드까지 강한 인상을 남겼다. 왜 자신이 리그 최고포수인지를 제대로 뽐냈다.
이렇듯 양의지의 두산원정은 그 자체만으로도 화제가 됐다. 바로 그의 전 소속팀이 두산이고, 그가 그간 두산색이 강한 선수였기 때문. 두산 소속으로 KBO리그 대표포수로 성장한 양의지는 두산 관계자들에게 감사함을 잊지 않는 등 훈훈함을 안겼으나 경기에서는 냉정했다. 양의지는 마치 두산을 모조리 파악하고 있다는 듯 경기 전체를 조율하고 또 지배했다.
양의지의 활약 속 다시 한 번 주목받는 야구계 격언이 있으니 “구단들이 주전포수 이적은 신중하게 생각 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적 전 오랜 시간 두산 주전포수로 활약한 양의지이기에 그의 능력이 두산 상대 더 빛났다. 물론 단순한 우연이고 밸런스의 문제일 수 있지만 그만큼 양의지의 존재감이 크게 느껴진 시리즈였다.
야구계에서는 국가대표급 주전포수의 영향력이 드러나는 기록 이상으로 상당하다 평가한다. 그팀의 사인부터 투수들 패턴, 리듬 구단 전체 밸런스까지. 안방마님은 선수들을 바라보고 이 모든 것을 조율하기 때문이다. 모든 포수가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양의지급 최고기량의 포수는 이를 제대로 활용할 줄 아는 것이라는 설명. 그런 양의지의 이적은 큰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비슷한 사례는 또 찾아볼 수 있다. 2018시즌을 앞두고 모두를 깜짝 놀라게 만든 강민호의 삼성행 소식. 공수겸장의 국가대표 출신 포수 강민호는 롯데색이 강했지만 두 번째 FA자격을 획득했고 삼성에 새 둥지를 틀었다. 당시에도 이는 FA시장 충격적 소식으로 꼽혔는데 막상 시즌에 돌입하니 그 충격이 더했다.
삼성도 이적 2년차인 강민호(오른쪽) 효과를 누리고 있다. 반면 친정팀 롯데는 2년째 포수육성 고민에 빠져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삼성은 적어도 안방 걱정은 덜게 됐는데 반면 롯데는 마땅한 주전포수 부재 속 시즌 내내 고민했다. 롯데는 이번 비시즌에도 포수 관련 고민이 컸지만 결국 젊은 선수 육성에 집중하기로 했다. 나종덕, 나원탁, 안중열, 김준태 등 후보들이 기회를 받고 있다. 안중열, 나종덕, 김준태 모두 이따금씩 좋은 활약을 펼친다. 하지만 여전히 롯데 안방은 강민호 공백이 크다. 시간이 더 필요한데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장담할 수도 없다.
나아가 강민호는 타격에서도 롯데만 만나면 펄펄 날아 롯데를 더욱 아프게 했다. 강민호는 이적 후 첫 시즌인 지난해 9개 구단 중 롯데 상대 두 번째로 좋은 타율 0.333을 기록했다. 홈런은 가장 많은 6개를 쳤다. 19점 최다타점도 기록했다. 얼마 치르지 않은 올 시즌 역시 롯데와 지난 3경기에서 타율 0.385 3홈런 5타점으로 압도적 활약을 펼쳤다. 롯데만 만나면 더 무서운 선수가 됐다.
양의지와 강민호 뿐만 아니라 과거부터 비슷한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그만큼 핵심포수의 이적은 대상팀 뿐 아니라 기존 소속팀, 그리고 리그 전반에 적지 않은 소용돌이를 몰아친다. 아직 시즌 초반이기에 결과를 예단할 수는 없지만 두 선수의 성적과 향후 FA시장에 미칠 영향 등은 리그 재미있는 볼거리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