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성숙’ ‘더 열정적’ 정은원이 그리는 3번째 시즌 [애리조나人]

매경닷컴 MK스포츠(美 메사) 안준철 기자

“아직 많이 부족하죠. 배워야 할 점이 많습니다.”

정은원(20·한화 이글스)은 프로 데뷔 후 3번째 스프링캠프를 치르고 있다. 지난 3년 동안 무서운 속도로 성장해 독수리군단의 차세대 간판스타로 떠오른 정은원이지만 겸손했다.

한화는 올해 미국 애리조나에 스프링캠프를 차렸다. 피오리아에서 훈련을 마친 뒤 지난 18일(한국시간)부터 메사로 옮겨 담금질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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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원은 미국이 처음이다. 한화는 2012년 이후 계속 일본 오키나와에서 스프링캠프에서 시즌 준비를 했다. 정은원은 “오는데 오래 걸리긴 했지만, 날씨가 정말 좋다”며 “감독님, 코치님들이 여기서 훈련을 한 1999년 우승을 했다고 말씀을 많이 하신다. 정말 뜻깊은 곳이다. 저도 팀의 일원으로서 그런 느낌이 와닿는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2018년 인천고를 졸업하고 신인 2차 3라운드 전체 24번으로 한화에 입단한 정은원은 그해 98경기에 출전해서 타율 0.249 4홈런 73타점을 기록하며 대선배 정근우(38)를 밀어내고 주전 2루수 자리를 꿰찼다. 또 11년 만에 팀의 가을야구 진출에도 힘을 보탰다.

2년차였던 지난해는 한 층 더 성장했다. 거의 전경기(144경기)나 마찬가지인 14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2 8홈런 57타점을 기록했다. 다만 신인 때와 비교했을 때 출전시간이 늘어나긴 했지만, 실책이 5개에서 13개로 증가했다. 팀도 9위로 추락했다.

신인 때 만난 정은원과 2년 차때 만난 정은원, 그리고 3년 차를 준비하는 정은원은 조금씩 변화가 있었다. 정은원 자신도 “경기 많이 나가면서 여유도 생겼고 마음가짐 등 많은 걸 느낀 한해였다. 기술적인 부분도 정말 많이 배웠지만, 심리적인 부분에서 배운 것이 큰 한 해였던 것 같다”며 2년 차 시즌을 돌아봤다.

특히 지난 시즌 함께 키스톤 콤비를 이루는 유격수 하주석(26)의 부상으로 정은원의 수비 부담이 가중된 것도 사실이다. 올해는 하주석이 복귀한다는 게 또 달라진 변화다. 정은원은 “이번 시즌 기대되는 부분이다. (하)주석이 형이랑 작년에 같이 못 해 아쉬움을 느꼈는데 올해 다시 할 수 있게 됐다. 둘 다 안 아프고 한 시즌을 보내면 잘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신인 때와 2년 차 시즌은 정은원이 생각하기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정은원은 “극과 극으로 달랐다. 정말 좋았을 때 팀과 정말 안 좋았을 때 팀을 둘 다 겪어봤다”며 “올해도 재작년처럼 잘할 수 있는 시즌이 될 수도 있고, 작년처럼 못할 수도 있다.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이)용규 선배님도 돌아오시고 주석이형도 왔다. 또 다른 팀에서 훌륭한 선배님들도 오셔서. 기대되는 마음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로는 지난 시즌 초반 좋았던 기세를 끝까지 이어가지 못한 부분이 아쉬웠다. 정은원은 “초반에 잘하다가 유지하지 못한 것은 아쉽긴 하지만,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1번타자로 나섰을 때 정은원은 성적이 좋지 못했다. 정은원은 이용규(35)가 빠지면서 가1번으로 426타수에서 107안타를 때려 타율 0.251을 기록했다. 반면 2번으로는 87타수 30안타로 타율 0.345였다. 정은원은 “작년에는 팀 사정상 제가 1번 타자라는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됐는데, 다른 팀 1번 타자와 비교했을 때 정말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또 스스로 평가할 때도 프로야구 1번 타자로는 부족하지 않냐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 그래도 감독님이 중요한 위치로 경기를 내보내 주시면서 책임감을 느끼고 한 시즌을 보냈는데, 좀 더 성장해야 그때 완벽한 1번 타자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덤덤히 말했다.

그래도 정은원이라는 이름을 각인시킨 한 해가 2년차 시즌이었다. 한화를 대표하는 인기 선수 중 하나로 확실히 자리잡았다. 정은원은 “저뿐만 아니라 모든 선배님과 선수들이 팬분들의 많은 성원을 받는다. 물론 조금의 차이는 있겠지만 모두 팬분들의 사랑을 받는 게 맞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팬들의 성원에 ‘아, 내가 야구선수구나’라는 생각도 들긴 하지만. 다른 지역에 있을 때 의도치 않게 알아봐 주셨을 때 그럴 때는 ‘내가 인기가 있나?’라고 실감이 많이 가는 것 같다”며 쑥스럽게 웃었다.

정은원이 그리는 자신의 3년차 시즌은 간단했다. 더 발전하는 정은원이다. “작년보다 좋은 시즌을 보내야 하는 게 중요하다. 지난 2년이란 시간을 1군에서 보냈기 때문에 보낸 만큼, 야구장에서만큼은 좀 더 성숙하고 열정적인 플레이를 해야 한다. 그게 팬분들께 보답하는 길이다”라고 강조했다.

캠프 준비는 잘 되가고 있다. 시즌 목표는 따로 없다. 정은원은 “아직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할 단계는 아닌 거 같다”면서도 “우선 작년보다 모든 부분 한 단계씩 올라가야 한다”고 다짐했다. 신인 시절부터 의젓했던 정은원이지고, 자신의 실력을 한정 짓고 싶지 않았다. 프로야구 선수로 더욱 기대를 모으는 정은원의 3년 차 준비는 그렇게 치열하게 진행 중이었다.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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