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바람 부는 한화의 ‘숙청’…연봉 협상은 ‘강추위’ 예고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미래 가치에 중점을 둔 쇄신 작업에 돌입한 한화이글스가 칼바람을 예고했다. 연봉도 대폭 삭감할 분위기다.

6년 만에 최하위로 시즌을 마감한 한화는 대대적인 개편에 나섰다. 코치 9명과 재계약을 포기했으며 선수들이 줄줄이 떠났다. 주장 이용규를 비롯해 송광민 안영명 윤규진 최진행 양성우 김문호 등이 방출 통보를 받았다.

현역 은퇴를 선언한 김태균의 퇴장이 아름답게 포장된 것과 대조적이다. 그러나 김태균도 이글스의 미래와 후배의 성장을 위해 물러났다.
정우람은 한화이글스의 최고 연봉 선수다. 그는 옵션 없는 FA 계약(4년 계약금 10억 원·총 연봉 29억 원)으로 연봉을 보장받는다. 사진=김재현 기자
정우람은 한화이글스의 최고 연봉 선수다. 그는 옵션 없는 FA 계약(4년 계약금 10억 원·총 연봉 29억 원)으로 연봉을 보장받는다. 사진=김재현 기자
새 판 짜기다. 구단도 새로운 세대로의 단계적 전환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칼을 뽑은 정민철 단장은 “젊고 역동적인 팀 컬러 모색, 새로운 강팀으로의 도약 실현을 위한 쇄신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독수리의 추락은 한 시즌의 문제가 아니다. 2년간 한화는 104승에 그쳤다. 승률이 0.365다. 3위에 올랐던 2018년을 제외하고 한화는 중하위권을 전전했다.

‘이글스 정신’과 ‘순혈주의’가 통한 건 아주 잠깐이었다. 장기적인 발전을 위한 극약 처방이 필요했다. 이에 ‘온정주의’를 지웠다.

자리를 온전히 보전하는 것조차 다행일 한화 선수들이다. 연봉 협상에서 훈풍을 기대하는 건 무리일지 모른다.

물론 모두가 칼바람을 맞는 건 아니다. 지난해 9위를 기록한 한화는 몇몇 선수에게 큰 선물을 줬다.

정은원(5500만 원→1억2000만 원)은 118.2% 인상으로 억대 연봉자가 됐다. 최재훈(1억2500만 원→2억 원) 오선진(7500만 원→1억500만 원) 박상원(9000만 원→1억1000만 원)도 연봉이 크게 올랐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연봉이 삭감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2월에 발표한 선수단 등록 현황 자료를 살펴보면, 한화의 올해 연봉은 60억4700만 원으로 kt위즈(52억2100만 원) 다음으로 규모가 작았다. 2019년(68억3400만 원)보다 18.1%가 깎였다.

삭감률은 SK와이번스(-20.2%) 다음으로 높았다. 단, SK는 고액 연봉자였던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여파가 있다.

한화는 올해 강재민 윤대경 김진영 등 젊은 투수의 성장이 눈에 띄었다. 그렇다고 ‘저연봉’ 선수들이었다. 인상 금액이 아주 크지 않을 터다. 딱히 두드러진 성과를 거둔 선수도 없다. 투수·타자 시상 부문 기록에서 톱10에 오른 한화 선수는 0명이다.

한화의 연봉 상위 6명 중 남은 선수는 정우람(6억 원)과 이성열(5억 원)뿐이다. 김태균(5억 원) 이용규(4억 원) 안영명(3억5000만 원) 송광민(2억5000만 원)은 모두 한화 유니폼을 벗었다.

올겨울에 프리에이전트(FA) 영입으로 연봉 규모가 다시 커질 수도 있으나 영입 성공 여부는 지켜볼 일이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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