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 다 내려놓고도 예상보다 계약 더딘 이유

MK스포츠 정철우 전문기자

실제로는 느리지 않다. 다만 체감상 느리게 느껴질 뿐이다. 차분히 짚고 넘어가야 할 것들이 많기에 시간이 조금 걸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모색중인 FA 투수 양현종(33) 이야기다.

양현종은 지난 달 30일 KIA와 최종 면담을 갖고 협상 중단 및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다.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양현종이 많은 것을 내려 놓았지만 기본적으로 챙겨야 할 것들이 남아 있어 계약이 다소 지체되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양현종이 많은 것을 내려 놓았지만 기본적으로 챙겨야 할 것들이 남아 있어 계약이 다소 지체되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그러면서 많은 것을 내려 놓았다.

출발은 메이저리그 엔트리 보장이었다. 여기서 40인 로스터 보장으로 내려갔고 다시 스플릿 계약도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으로 내려 앉았다.

사실상 모든 것을 내려놓은 셈이다.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서 공정하게 경쟁할 기회만 주어진다면 많은 것을 내려놓을 수 있다고 선언했다.

이때만 해도 계약이 쉽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다. 양현종에게 관심을 갖는 구단은 분명히 있었기 때문이다. 양현종이 사실상 모든 것을 포기하게 되면서 계약도 쉽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생각 보다는 협상이 길게 이뤄지고 있다. 일주일 정도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 구체적인 답을 놓고 협상중인 구단은 없다고 밝혔다.

양현종의 에이전트인 최인국 대표는 "이번 주말까지도 이렇다 할 변동은 없다. 관심을 갖고 있는 구단들과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양현종에 대한 현지 평가가 너무 나쁜 것은 아닐까. 사실상 모든 것을 포기했음에도 계약이 빠르게 이뤄지지 않고 있기에 들 수 있는 의문이다.

답부터 말하면 "아니요"다. 조건이 가벼워진 양현종에 대해 분명 관심 있는 구단들은 있다. 협상도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다만 다 내려놓았다 해도 챙겨야 할 기본적인 것들이 남아 있기 때문에 아직 계약까지 이어지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 옳다.

양현종은 궁극적으로 메이저리그서 뛰는 것이 목표다. 마이너리그서 전전할 생각은 없다.

일단 오퍼가 들어오는 구단 중에서도 빈 곳을 노릴만한 팀인지가 중요하다. 단순히 뎁스 강화 차원에서 영입 제안을 하는 팀들을 덮썩 물 수는 없다.

팀 상황을 살펴봐야 하고 기회가 균등할 수 있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이건 대단히 중요한 대목이다.

또한 비자 문제도 확실하게 하고 넘어가야 한다. 구단이 어디까지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미국에서 제 3국을 통해 비자를 받을 수 있는지, 한국에서 받아 나가야 하는지 등도 분명히 해야 한다.

이 과정이 정확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계약을 하고도 팀에 합류하는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스프링캠프 초반부터 100%로 제 기량을 보여줘야 하는 양현종 입장에선 대단히 중요한 대목이다.

이 밖에도 통역 문제 거주지 문제 등 잡다하게 처리해야 할 일들이 많다. 계약 문턱을 낮춘다해도 기본적으로 해결해야 할 일들이 적지 않은 셈이다.

때문에 양현종의 계약이 생각보다 더디게 진행되는 느낌을 받게 되는 것이다. 여러 팀의 제안이 와도 걸림돌을 많이 제거해줄 수 있는 팀을 택하는 것이 필요하다.

마지노선은 있다. 다음주 중으로는 해결이 돼야 정상적인 캠프 합류가 가능해진다. 다음주가 고비가 될 전망이다.

양현종이 어려움 속에서도 최선의 선택을 하기 위해선 그만큼 참고 기다리는 시간도 필요하다.

butyou@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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