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주전 3루수는 한동희다. 2018년 롯데에 입단한지 3년만에 주전 자리를 꿰찼다.
극적인 반전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한동희는 지난 시즌에도 출발이 좋지 못했다. 5월 월간 타율이 0.250에 그쳤다. 6월에는 더 나빴다. 월간 타율 0.190을 기록했다.
한동희는 지난해 내용 있는 슬럼프를 겪으며 주전 3루수를 꿰찰 수 있었다. 사진=MK스포츠 DB
그럼에도 한동희는 꾸준하게 기회를 부여받았다.
그러자 점차 기량이 향상되기 시작했다. 이후 매달 2할9푼대 타율을 기록했고 홈런도 제법 터져나오며 주전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시즌 최종 성적은 타율 0.278 17홈런 67타점. WAR 2.47을 찍었다.
한동희의 시즌 초반 기용 여부를 놓고 왈가 왈부 만들이 많았다. 하지만 허문회 롯데 감독은 뚝심있게 한동희를 밀어붙였고 결국 성공을 거두게 된다.
물론 이제 한 시즌을 잘했을 뿐이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멀게 남아 있는 한동희다.
하지만 지난 시즌을 기점으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은 것 만은 분명해 보인다. 슬럼프를 겪는 기간이 있을 수는 있어도 자리를 쉽게 내줄 것 같지는 않다. 안 좋은 페이스에서 살아남는 법을 배웠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초반 한동희가 헤맬 때 허문회 감독은 한동희의 무엇을 믿고 꾸준히 기용을 했던 것일까.
한동희는 이전 두 시즌에서 실망만 안겨줬던 선수다. 뾰족한 대안이 없는 것은 사실이었지만 한동희 이상의 성적을 당장 내줄 선수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허 감독은 한동희를 밀어붙였고 결국 성공을 거뒀다.
허 감독은 슬럼프 때 한동희의 플레이를 유심히 살폈다고 했다. 결과는 좋지 못했지만 과정에서 좋은 플레이들이 많이 나왔고 그 과정을 보고 믿음이 생겼다는 것이었다.
허 감독은 "한동희가 시즌 초반 어려움을 겪기는 했지만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슬럼프에 빠진 선수를 판단하는 나만의 기준이 있다. 한동희는 그 기준을 통과한 선수였다. 안타가 되지는 않았지만 몇 차례 잘 맞은 타구들이 야수 정면으로 가는 불운을 겪기도 했다. 더욱 중요한 건 수비가 흔들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타격 슬럼프에 빠지면 수비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선수들이 많다. 하지만 한동희는 수비에서 흔들림이 없었다. 대단한 수비력은 아니었지만 수비에서 집중력이 좋았다. 방망이가 안 맞는다고 쉽게 흔들릴 선수가 아니라는 믿음이 생겼다. 타격에는 원래 소질이 있는 선수였다. 기회를 주면 살아 올라올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그리고 결국 한동희가 해냈다"고 말했다.
한동희의 주전 성장기는 다른 롯데 선수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감독이 선수의 어떤 면을 중점적으로 살피는지에 대한 힌트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고 기가 죽거나 컨디션이 떨어지지 않고 집중력을 잃지 않으면 언젠가는 기회가 올 수 있다. 또 결과가 조금 좋지 못하더라도 파이팅을 내며 덤벼드는 유형의 선수를 선호한다고 할 수 있다.
허 감독은 야구가 잘 안될 때 그 선수를 더욱 유심히 살피는 유형의 감독이다. 슬럼프를 어떻게 벗어나는지를 보고 기회를 줄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허 감독은 "프로 선수라면 누구나 컨디션이 좋을 땐 좋은 결과를 낼 줄 안다고 할 수 있다. 관건은 컨디션이 안 좋을 때다. 그럴 때 어떻게 이겨내는가를 유심히 살핀다. 슬럼프는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그 슬럼프를 누가 짧게 끊어내느냐가 중요하다. 같은 슬럼프라도 내용이 다를 수 있다. 가능성 있는 슬럼프를 겪는 선수들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고 털어 놓았다.
한동희는 슬럼프를 겪는 기간 동안에도 흔들림 없이 자기 야구를 했다. 롯데 3루 자리를 꿰차며 최고 유망주 다운 힘을 보여줬다.
허문회 감독은 제2, 제3의 한동희를 기다리고 있다. 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선 내용 있는 슬럼프를 겪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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