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훈은 30일 끝난 시범 경기서 6경기에 출장해 11타석 9타수 6안타 타율 0.667, 출루율 0.727, 장타율 1.222의 빼어난 성적을 올렸다.
KIA가 시범 경기서 얻은 최고의 수확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정훈이 시범 경기 맹타를 앞세워 KIA 안방 경쟁에 불을 붙이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이런 활약에 힘입어 개막 엔트리 합류도 확정적이다. 윌리엄스 감독은 "개막전에는(선발 엔트리 등록을 미룰 수 있어) 야수 엔트리에 여유가 있다. 포수도 많이 포함될 수 있다. 이정훈은 개막 엔트리에 합류할 것이다. 오늘 당장 개막한다면 벤치에서 대기하는 첫 번째 좌타자 옵션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극찬했다.
이정훈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깜짝 스타가 아니다. 이미 오래 전부터 그의 재능을 알아 본 지도자가 있었다.
박흥식 전 KIA 2군 감독이 주인공이다.
박 전 감독은 KIA 감독 대행 시절 이정훈을 높이 평가하며 중용하려 했었다.
이정훈은 2017년 드래프트서 KIA에 10라운드 지명을 받은 선수다. 지명 순위에서 알 수 있듯이 입단 당시엔 아주 큰 기대를 모았던 선수는 아니었다. 휘문고와 경희대를 거친 대졸 포수다.
이정훈을 직접 겪어도 보고 상대도 해 본 박흥식 감독대행의 평가는 매우 좋았다.
박 대행은 "이정훈이 상무에서 야구가 많이 늘었다. 포수로서 체격(183㎝88㎏)이 좋다. 포수는 일단 몸이 커야 유리하다. 현재 우리 팀에 있는 포수 자원 중 가장 좋은 체격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공격력이 쏠쏠하다. 우리 팀엔 공격력과 수비력을 동시에 갖춘 포수 자원이 부족하다. 이정훈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대행의 기대는 이정훈에 대한 기용 방식에서도 알 수 있다. 이정훈이 제대하면 별다른 적응기 없이 곧바로 1군 경기에 투입한다는 계획을 실천에 옮겼다. 한 경기라도 더 1군 경험을 쌓게 해주고픈 마음에서 나온 계획이었다.
박 대행은 "제대 전 경기를 치르지 못하고 온 경찰청 선수와는 케이스가 다르다. 직전까지 게임을 뛰다 제대했다. 경기 감각에 문제가 없을 것이다. 가급적 빨리 1군에서 뛸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이다. 장차 KIA의 주전 포수가 될 재목인 만큼 잘 키워 써야 한다"고 밝혔었다.
박 대행은 이정훈이 빠르게 KIA의 새 안방 주인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고 있다. 자신이 직접 겪으며 그 가능성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박 대행은 "어떤 지도자가 감독이 되더라도 이정훈이 갖고 있는 재능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포수 포지션이 상대적으로 약하지만 이정훈이 기대대로 성장한다면 고민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분명 좋은 재능을 갖고 있는 선수"라고 설명했었다.
그리고 2년의 시간이 흘렀다. 이정훈은 잠시 잊혀지는 듯 했으나 이번 시범 경기 맹타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윌리멍스 감독의 눈도 사로잡았을 정도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
중요한 건 그가 잠시 반짝하는 스타가 될 위험성이 적다는 데 있다. 이미 그의 능력을 알아보고 키우려 했던 지도자가 있었다.
박 전 감독의 말처럼 어떤 감독에게도 눈에 띌 수 있는 기량이 있는 선수임을 증명해 보였다.
KIA는 최근 몇년간 공.수를 모두 갖춘 포수 자원이 없어 늘 약점을 보여왔다. 하지만 이정훈의 등장으로 새로운 꿈을 꿀 수 있게 됐다. 일찌감치 그의 재능을 알아 본 박흥식 전 감독의 눈이 틀리지 않았다면 올 시즌 만만찮은 경쟁력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 된다.
KIA 팬이라면 앞으로 이정훈의 이름을 반드시 기억해 둬야 할런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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