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데이비드 뷰캐넌(32)의 21일 피칭은 에이스란 무엇인지를 증명하는 그 자체였다.
21일 대구에서 열린 SSG랜더스와의 홈경기에 선발로 등판한 뷰캐넌은 6이닝 동안 103개의 공을 던져 7안타 4볼넷 3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이날 삼성이 대승을 거두며 시즌 3승째를 거뒀다.
하지만 뷰캐넌의 구위가 특출났던 것은 아니다. 이날 빠른 공이 보이지 않았다. 투구 분석표상 직구는 최고구속이 149km 정도였다. 평균 구속이 140km 초중반이었다.
삼성 라이온즈 에이스 데이비드 뷰캐넌. 사진=MK스포츠 DB
타자를 압도하는 공은 아니지만, 구속이 나오지 않음에도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 등 세 구종이 굉장히 날카로웠다.
1회초도 선두타자부터 연속 볼넷도 그렇고, 초반 제구력이 좋지 않아서 위기를 자초하는 장면이 많았던 뷰캐넌이다. 하지만 위기 상황에서 체인지업, 슬라이더의 제구력이 완벽하게 되면서 스스로 극복했다. 역시 장점은 직구와 변화구 던질 때 팔스로윙이 거의 차이가 없었다는 것이다.
사실 뷰캐넌은 직전 등판에서 완봉승을 거두는 등 상승세였지만, 이날 전반적인 컨디션은 좋아보이지 않았다. 선발투수가 매번 100% 컨디션 속에 등판할 수는 없다. 컨디션이 좋지 않아도 티를 내지 않고 던지는 게 에이스의 덕목이다.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투수는 제구력에 집중해야 한다. 뷰캐넌은 이를 잘 알고 있었다. 에이스이고, 경험이 많아서인지 위기 상황에서 완벽한 제구력으로 SSG타자들을 막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무엇보다 마운드에서 표정 변화가 없었다.
컨디션이 좋지 않아도, 마운드에서 티를 내면 안된다. 그런 면에서 SSG 투수들과 대비됐다. SSG 선발 이건욱은 고전했다. 마운드 위에서도 표정이 좋지 못했다. 공 던지는 순간의 임팩트는 지난해보다 빨라졌고, 제구력만 뒷받침됐으면 더 좋은 공을 던질 수 있었을텐데 아쉬운 부분이었다. 또 선발투수라면 3~4개의 구종을 갖춰야 하는데, 이날은 거의 직구와 슬라이더로 승부했다. 불펜투수라면 예리한 구종 1~2개로도 통하겠지만, 선발은 다양한 구종이 있어야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다. 단순한 피칭이 7실점이라는 화근의 씨앗이 되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SSG 마지막 투수로 올라온 강지광에 대해서만 한마디 하겠다. 1이닝을 던졌지만, 전혀 제구가 되지 않는 모습이었다. 볼넷을 4개나 주면서 자멸했다. 스트라이크존 근처로 공이 가지도 않았다. 특히 공 10개 정도가 연속으로 하이볼로 갔다. 보통 하이볼 2개 정도를 던지면 낮게 던지기 마련인데, 계속 볼넷이 나오고 자신감이 떨어지면서 멘탈이 흔들리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든다.
투수라면 볼넷도 주고 안타를 맞을 수 있다. 에이스이건, 필승조이건, 패전투수이건 다 똑같다. 마운드에서 자신 있는 표정으로 배짱 있게 던지는 게 중요하다. 앞으로는 자신 있는 표정으로 던지길 기대해본다. (전 한화 이글스 투수코치)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