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타점왕 출신으로 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에서 뛰고 있는 제리 샌즈(34)가 삭발 투혼을 보였다.
머리카락을 모두 밀고 심기 일전한 끝에 투런 홈런의 기쁨을 얻을 수 있었다.
샌즈는 최근 머리카락을 모두 깎아 버렸다. 공식적으로는 "별 다른 이유는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슬럼프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는 말 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슬럼프 탈출을 위해 삭발을 한 샌즈가 4일 히로시마전서 투런포를 쏘아 올린 뒤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사진=한신 SNS
샌즈는 한국에서 뛸 때도 팀이 크게 부진에 빠졌을 때 삭발을 하고 나타나 관심을 끌었던 적이 있다. 당시에도 "별 다른 이유는 없다"고 했었지만 새로운 각오를 다지려는 의지는 전해졌었다.
샌즈는 올 시즌 좋은 출발을 보였다. 3월을 타율 0.467로 출발했고 5월에도 타율 0.324를 기록했다. 홈런도 3개-4개-5개로 점차 늘어나는 행보를 보였다.
그러나 6월 들어 슬럼프에 빠졌다. 타율이 0.247로 떨어졌다.
무엇 보다 장타력이 감소한 것이 뼈아팠다. 샌즈는 6월 한 달간 홈런 1개를 치는데 그쳤다. 월간 홈런 최소 기록이었다.
홈런이 나오지 않다보니 장타율도 함께 빠졌다. 6월 장타율은 0.358까지 떨어졌다. 중심 타자 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음을 알 수 있다.
결국 스타팅 멤버에서 제외되는 아픔을 겪었다. KBO MVP 출신 멜 로하스 주니어가 1군으로 다시 승격되며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샌즈에겐 반전의 계기가 필요했다. 삭발로 의지를 다졌다.
기회는 빠르게 찾아왔다.
첫 경기 스타팅 멤버 결장 때는 대타로 나서 2루수 플라이에 그쳤다.
하지만 두 번째 제외였던 3일 히로시마전서는 모처럼 시원한 장타가 터졌다. 샌즈는 이날 경기서 2-0으로 불안한 리드를 하고 있던 8회초 무사 2루서 대타로 등장해 중월 2루타를 치며 달아나는 타점을 올렸다. 팀에 자신이 왜 필요한지를 알린 귀한 한 방이었다.
그리고 돌아 온 보답은 선발 복귀였다.
샌즈는 4일 마쓰다 스타디움에서 열린 히로시마와 경기에 3번 타자 좌익수로 다시 선발 출장했다. 두 경기서 1안타에 그친 로하스가 다시 벤치로 물러났다.
샌즈는 복귀를 스스로 자축하는 투런 홈런을 때려냈다.
첫 타석에선 평범한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 났지만 두 번째 타석에선 투런 홈런을 터트렸다.
한신이 1-0으로 앞선 3회 2사 1루서 히로시마 에이스 모리시타에게 좌월 투런포를 뽑아냈다. 볼 카운트 2-2에서 몸쪽 체인지업을 걷어올려 128m짜리 대형 홈런을 만들어냈다.
자신의 시즌 14호포. 6월 1개의 홈런에 그쳤던 아쉬움을 씻어낼 수 있는 속 시원한 한 방 이었다.
샌즈는 세 번째 타석에선 볼넷으로 출루했다.
네 번째 타석에서는 다시 안타를 때려냈다. 3-4로 뒤진 7회 1사 후 타석에 들어서 좌전 안타를 쳤다. 볼 카운트 1-1에서 히로시마 바뀐 투수 프랑스와의 바깥쪽 슬라이더를 받아 쳐 좌익수 앞으로 보냈다.
마지막 타석에서도 볼넷을 얻으며 찬스를 만들었다. 3-4로 뒤진 9회초 1사 후 타석에 들어서 히로시마 마무리 구리바야시로부터 볼넷을 얻어 출루했다. 이어 대주자 우에다로 교체됐다. 샌즈는 할 것을 다 한 경기였다. 자신이 왜 팀에 필요한지를 온 몸으로 보여줬다.
5타석 3타수2안타2볼넷을 기록하며 4출루 경기를 했고 시즌 타율도 0.278에서 0.280으로 끌어 올렸다.
이날 활약으로 샌즈의 자리를 흔드는 일은 당분간 없을 것으로 보인다. 슬럼프 탈출의 계기를 마련한 만큼 앞으로 좀 더 좋은 활약도 기대된다.